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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김윤정 기자] 심석희 메모가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혐의를 입증하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심석희 성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조 전 코치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심석희 선수가 기록해놓은 메모가 2천 페이지의 방대한 수사기록에 주요 부분 차지하면서 그의 피해 심경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재범은 성폭행 혐의를 둘러싸고 전면 부인하고 있어 수사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심석희 선수는 일관된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사건 당시의 상황과 심경을 담은 메모를 경찰에 제출하면서 상황을 반전시켰다.

성폭행 사건을 둘러싸고 증거확보가 어려운 사건에서 최근 '일관된 주장'에 대한 상반된 판결이 나올 정도로 피해자의 일관되고 정확한 진술은 재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서울고법 형사12부(홍동기 부장판사)는 1일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피해자 김지은 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면서 판결이 뒤바뀐 결과였다.

1심 재판부는 김지은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의 진술이 주요 부분에 있어 일관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씨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감정을 진술해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사소한 부분에서 다소 일관성이 없거나 최초 진술이 다소 불명확하게 바뀌었다 해도 그 진정성을 함부로 배척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해 성폭력을 인정하고 법정구속했던 2심 재판부는 6일 미성년자인 여중생을 성폭핸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두 사건의 쟁점을 같았지만 같은 재판부가 정반대의 결정을 내렸다.

서울고법 형사12부(홍동기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강간 등 치상)로 구속기소 된 이모(60)씨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법원은 안희정 전 지사 사건과 달리 이번 사건은 피해자의 진술이 번복되는 등 신빙성이 없다고 봤다.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일부 정황은 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형사법 원칙에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