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화웨이가 고난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미국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이 시작되며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은 기소당했고 미국 연방수사국은 지난달 미국 화웨이 연구소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5G와 단말기로 이어지는 강력한 인프라를 구축한 화웨이는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까?

현재 화웨이는 미중 무역전쟁 최대 희생자로 불리고 있다. 미국 정부가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화웨이의 자회사 스카이콤과 화웨이 디바이스 USA를 전격 기소한 상태에서 최근에는 반도체 기술 탈취 혐의라는 심각한 논란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FBI는 화웨이가 미국 아칸 반도체의 인공 다이아몬드 박막기술을 훔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4G LTE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며 5G 시대에도 기술 패권을 장악하려 했으나, 중국의 기술굴기를 우려한 미국 정부의 견제에 당하고 있다는 주장이 정설이다. 다만 이러한 견제의 논리인 소위 백도어에 대해서는 이견이 갈린다. 이론적으로 보면 모든 통신장비에는 일반적인 의미의 백도어가 100% 존재한다.

이 대목에서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일종의 밀월관계를 맺고 백도어를 계획적으로 운영하고 있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화웨이는 사실무근이라는 주장이지만,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소유주가 사실상 중국 정부라는 의혹을 바탕으로 백도어의 실체가 명확하다는 비판이다.

다만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화웨이 때리기가 도를 넘었다는 말도 나온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알려진 프리즘 프로젝트 실체가 알려진 상태에서 미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화웨이 때리기에 매진한다는 주장도 나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논란은 정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전제로, 일종의 정치적 해석이 필요하다는 논리로도 이어진다.

화웨이는 통신 네트워크 시장에서 '안전함과 투명함'을 강조하고 있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화웨이는 독립적인 민간 기업체이다. 우리는 30년동안 170여 개국과 30억명의 인구에게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했고, 그동안 사이버 보안 문제가 일어난 일은 없었다"면서 "사이버보안 및 개인 정보와 관련해 애플의 사례를 본받고 있다. 고객들의 이익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기보다는 차라리 회사 문을 닫는게 낫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화웨이는 사이버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연구개발에 2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화웨이

화웨이는 통신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나 미국을 비롯해 서구, 최근에는 북유럽 국가에사도 어려움에 처하고 있다.

그러나 5G 네트워크 장비 시장을 포기할 수 없으며 인력감축 등 필요한 조치를 총동원해 활로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24일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등 단말기 시장도 빠르게 개척한다는 각오다.

화웨이 사태는 미중 무역전쟁의 향배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탈 전망이다. 다만 백도어 논란이 심해질수록 화웨이는 물론 화웨이와 협력하고 있는 파트너들의 어려움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화웨이 논란이 일종의 국제정치학의 무대에서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소위 백도어 논란 등 다양한 문제들은 의외로 정치적 타결에 따라 쉽게 해결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