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라트남의 재판일은 2011년 3월 8일로 결정됐다. 이제 재판 전쟁이 시작됐다. FBI는 라자라트남을 체포한 지 1주일이 지나 갤리언의 트레이더들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2009년 11월, FBI는 펀드매니저인 마이클 카딜로의 집을 찾아갔다. 카딜로는 라자라트남의 체포 소식을 들었을 때 눈물을 터뜨렸던 사람이었지만, 그는 정부 측에 협조하기로 약속했다.

또한 애덤 스미스 역시 정부 측에 협조하기로 동의했다. 스미스는 갤리언 펀드에서 라자라트남의 심복이었다. 스미스는 몰랐지만 라자라트남이 체포됐을 때 그는 이미 정부의 감시망에 올라 있었다. FBI가 라자라트남의 핸드폰을 도청하고 있었을 때인 2009년에 그가 라자라트남에게 내부정보를 건네주는 것이 녹음됐다.

2010년 12월, 스미스는 연방 검사에게 많은 불법 거래 사실을 실토했고, 최근 라자라트남의 동생인 렌간이 요청한 미팅에 대해서도 고백했다(라자라트남이 체포된 후 렌간은 라자라트남의 사무실에 와서 상당히 많은 노트와 서류를 가지고 갔는데, 그러한 그의 행동에 대해 모른 채 해달라고 스미스에게 부탁했다). 그는 라자라트남 재판에서 자신의 보스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뉴욕 남부지검이 2009년 12월 15일, 라자라트남을 기소했을 때 문제가 된 혐의 종목들은 폴리컴, 힐튼호텔, 아카미 테크놀로지를 포함해서 10개 정도였다. 연방 검사들은 재판이 시작되기 전까지 도청 테이프를 계속해서 듣고 있었다. 공휴일도, 신년 휴일도 반납했다. 불필요한 부분들을 걸러 내고 또 걸러 냈다. 최종적으로 약 1000개 중에서 다시 400개를 추려냈다.

연방 검사들은 추가적인 증거 확보를 위해 라자라트남의 골드만삭스 주식거래에 집중했다. 도청 테이프와 라자라트남의 통화 기록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검사들은 2012년 1월 21일, 법정에서 골드만삭스의 CEO인 로이드 블랭크페인의 증언을 들었고, 라자라트남에게 문제의 내부정보를 건네준 라자트 굽타(골드만삭스의 이사)가 그 이사회에 참여한 사실을 확인했다. 라자라트남의 골드만 주식거래는 그의 머리를 강타할 수 있는 강력한 증거였다. 법무부가 최종적으로 라자라트남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거래했다고 주장한 사례는 총 19건이었다.

2011년 3월 9일 수요일 오후, 따뜻한 햇볕은 법정의 유리창을 통해 배심원들이 앉아 있는 좌석 앞에 세워져 있는 짙은 브라운 색의 파티션까지 밀고 들어왔다. 배심원석에는 9명의 여성과 3명의 남성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한 세대에서 볼까 말까 할 정도의 초대형 내부자거래 스캔들의 심판관으로 앉아 있었다.

미국 대 라자라트남 사건의 공판이 열린 첫날, 스트리터 검사는 피고인이 어떻게 내일의 기업 정보를 오늘 알아냈고 거래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뉴욕 남부지검에서 10년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 검사였고, 이미 여러 큰 건들을 처리한 경험이 있었다. 라자라트남은 피고인석 중앙에 앉아 있었고, 그의 변호사들 12명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이에 비해 정부 측 검사들은 숫자나 경험에 있어서 엄청나게 열세였다. 그렇지만 스트리터 검사는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했다. 그것이 정의였다.

재판이 시작되면서 쿠마르의 증언은 강력한 인상을 주었다. 그는 당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고 불안증과 신경쇠약 때문에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법정에서 분명하고도 명쾌하게 라자라트남과 있었던 모든 일에 대해 증언했다. 그는 라자라트남에게 비밀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230만달러를 받았다고 말했고, AMD가 ATI를 인수한다는 정보를 제공한 것에 대해 자세하게 증언했다.

고엘 역시 2007년 4월 인텔의 수익과 관련한 다수의 불법 정보를 라자라트남에게 제공했고, 2008년에는 클리어와이어에 대한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 정보를 제공했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라자라트남이 고엘에게 대가로 준 선물, 그리고 고엘의 증권 계좌로 내부정보를 이용해 거래를 해서 이익을 남겨 준 사실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이외에도 라자라트남에게 비밀 정보를 제공했던 여러 상장법인들의 임원들도 증언했다. 정부 측 증인들의 증언은 강력했다.

그러나 라자라트남의 변호사인 다우드는 격렬하게 저항했다. 그는 정부가 제시한 증거들은 잘못된 것들이며, 정부는 믿을 수 없는 증인들이 하는 말을 근거로 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재판이 진행 중인 4월 17일, 연방 검사인 리드 브로드스키는 아내의 출산 때문에 병원의 분만실에서 대기하면서 변론서를 쓰고 있었다. 브롱스 공립학교의 교장인 그녀는 건강한 딸을 출산했는데, 그녀는 옆에 있는 남편을 보고 “당신 여기서 뭐하고 있어? 지금 여기 있으면 안 되잖아?”라고 말했다. 오후 5시, 브로드스키는 병원을 떠나 검찰청으로 복귀했다. 4일 후, 그는 법정에서 정부를 대신해서 마지막 구두변론을 위해 그의 보스인 바라라와 함께 청중들로 가득 찬 법정의 중앙에 서 있었다.

브로드스키는 배심원들에게 “라자라트남은 법의 비용으로 주식시장을 지배했습니다. 불확실한 세계에서 그는 확실한 것을 알고 있었는데, 그것은 내일의 뉴스를 오늘 알고 있는 내부자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라고 그를 비난했다. 브로드스키는 배심원들 앞으로 걸어가서 이 사건에서 이슈가 됐던 내부자거래 행위들을 차트를 이용하며 설명했다. 그리고 다시 검사의 주장을 뒷받침해 주는 도청 테이프의 중요한 부분을 틀었다. 라자라트남의 변호사인 다우드는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를 듣는 것 같았다.

이제 모든 진술을 끝났고 판사는 배심에게 평결을 부탁했다. 2011년 5월 11일 수요일 아침, 배심원들은 17B 법정 뒤에 있는 작은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10시 20분, 배심의 대표는 홀웰 판사에게 배심의 평결을 전달했다. 두 달의 재판으로 많이 지쳐 보이는 배심원들이 법정에 들어왔고 5명의 법정 경찰들이 그들 뒤에 섰다. 홀웰 판사는 배심의 대표에게 배심원들이 만장일치의 결론에 도달했냐고 물었다.

“예, 판사님. 그렇습니다”라고 대표가 말했다.

그러자 홀웰 판사는 그 옆에 배석한 도널드 판사에게 평결을 읽으라고 말했다.

“Guilty(유죄).” 도날드 판사는 첫 번째 죄목에 대해서 말했다.

두 번째 죄목에 대해서도 “길티”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나머지 12개의 죄목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길티”라고 말했다. 그는 매 죄목마다 큰 소리로 똑같은 단어인 “길티”를 반복했다. 배심은 라자라트남의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를 평결했다.

2011년 10월 13일, 헤지펀드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개성을 가진 사람 중 하나인 라자라트남에 대한 형량이 선고되는 날이었다. 지난 5월, 배심의 유죄 평결을 있은 지 5개월 정도 지난 시점이었다. 60명이 넘는 사람들이 펄스트리트 500번지에 위치한 연방 지방법원 17층에 있는 홀웰 판사의 법정을 가득 메웠다. 홀웰 판사는 라자라트남에게 최후 진술의 기회를 부여했지만 그는 최후진술을 거부했다.

홀웰 판사는 라자라트남의 범죄행위는 고질적인 것이며 미국의 비즈니스 문화 속에서 뿌리 뽑아야 할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정의는 그에게 장기간의 징역형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홀웰 판사는 라자라트남에게 징역 11년형을 선고했다. 내부자거래의 역사에서 가장 긴 감옥형이었다. 라자라트남은 지난 2개월에 걸친 재판 과정에서도 그랬듯이 그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스리랑카 출신으로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갤리언의 신화를 구가하며 한 시대를 질주했던, 헤지펀드의 왕 라지 라자라트남의 화려하고 빛났던 영광은 그렇게 무너졌다. 갤리언의 명성과 놀라운 수익률은 그의 탁월한 투자 능력 덕분이 아니라 불법적인 내부정보 때문인 것으로 만천하에 드러났다. 법과 역사는 헤지펀드의 왕에게 죽음을 선고했다. 한때 월가의 무적함대였던 갤리언 호는 그렇게 침몰했고 역사의 뒤안길로 영원히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