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대웅제약을 제소했다고 밝혔다. 출처=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수년 동안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과 ‘나보타’의 보툴리눔 균주와 관련, 다툼을 이어오고 있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미국에서 맞붙었다. 대웅제약 나보타는 오는 2일께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메디톡스‧앨러간, US ITC에 대웅제약‧에볼루스 제소

메디톡스는 1일 미국 파트너사 앨러간과 메디톡스 전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하여 대웅제약에 제공하였다는 내용으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 ITC)에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지난 31일 제소했다고 밝혔다.

US ITC는 해외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개발한 제품이 미국에 수입돼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는 것을 조사하고, 실질적인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하는 기관이다.

▲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제품 모습. 출처=메디톡스

보툴리눔 균주는 미용 성형 시술용 의약품인 ‘보톡스’로 유명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원료다. 보툴리눔 균으로 만들어지는 신경독소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주성분이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을,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보유하고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앨러간과 에볼루스는 각각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메디톡신의 보툴리눔 균주를 도용해 만든 제품이라고 수년 동안 주장했다.

두 기업은 미국에서 이미 한 차례 소송을 진행했다. 미국 법원은 당시 “이 문제는 미국에서 다툴 것이 아니므로 한국에서 별도의 소송을 진행하라”고 판단했다. 이는 국내에서 별도의 소송이 이뤄지고 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지금이라도 공개토론 등을 통해 나보타 개발 과정에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서 명백히 밝히고, 한국 바이오 산업 발전에 기여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나보타 미국시장 진출 문제 없어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US ITC에 제기한 것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은 앨러간과 메디톡스가 지난 31일 US ITC에 제소한 내용에 대해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 Jeuveau)’의 FDA 허가를 예상해 미국 진출을 방해하기 위한 전형적인 시장진입 방어전략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 대웅제약의 나보타 제품. 출처=대웅제

대웅제약 측은 “이번 제소는 미국에서 통상적으로 위협이 되는 경쟁사 진입을 막기 위해 진행하는 발목잡기 전략의 일환으로, 내용상으로도 그동안 메디톡스가 근거 없이 제기했던 주장과 전혀 차이가 없다”면서 “FDA 허가는 물론, 나보타의 미국시장 사업화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메디톡스와 앨러간이 제기한 문제는 나보타의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큰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동일한 취지로 반독점법 소송에 휘말렸던 앨러간이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의사와 소비자들의 선택을 제한하기 위한 또 다른 시도의 일환일 뿐”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는 이번 소송에 적극 대응할 것이며, 예정대로 올해 봄 나보타의 미국 시장에서 나보타를 성공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