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의 제자로 인도서 31년간 수행한 스님이 있습니다.

바로 청전 스님으로 현지서는 산타 스님으로 불렸다네요.

그는 틈틈이 히말라야 기슭 라다크를 찾았는데,

거기는 1년의 절반 이상 눈이 꽁꽁 얼어 교통이 두절되는 오지였답니다.

여름에야 길이 뚫리는데 그때 산타처럼 선물을 잔뜩 꾸려 라다크 곳곳을 돌았다고 합니다.

한 번에 한 달 이상씩 해발 삼, 사천 미터 이상의 고개를 넘는 길 였습니다.

그때 그의 짐에는 무엇이 들렸을까 궁금해집니다.

가장 먼저 지인들의 편지나 세상 소식이 담긴 책자일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세상과 초월한 건지, 거기도 열린 세상인건지,

그가 전달한 건 소박한 생필품이었습니다.

돋보기 안경, 신발, 시계, 손톱깎이, 영양제 등.

6개월 이상 기다려 받는 것치고는 예상외인가요?

일면 이해가 되었습니다.

삶이라는 게, 일이년이 아니라 계속 이어진다는 관점에서 말이죠.

 

1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설 명절의 계절입니다.

아무래도 우리를 있게 한 조상들, 어른들에 대한 생각과

계속 함께 할 거라 생각해온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납니다.

나는 충분히 좋은 후손이었는가?

나는 가족 구성원으로 제대로 역할을 해왔는가?

지나고 보면 조상들과는 거의 작별 인사를 한 일이 없는 것을 보면

어른들과는 평소에 좋은 추억을 쌓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일 텐데,

또 가족들과도 계속 함께 할 수는 없을 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당장 건강 때문에 설 추도 예배에 합류 못하는 시골의 어머니 모습도 생각되어지고,

결혼했지만 지난해까지는 함께 했던 딸 내외가 못 오는 빈자리도 돌아보게 됩니다.

늘 함께 했던 사촌 식구 아이들의 목소리도 들리는 듯 합니다.

이 명절의 계절에 만나고 싶은 마음은 무얼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소박해집니다.

좋은 추억을 남기려 할 수 있는 한, 더 함께 하리라.

나와 아버지, 아내, 아들 이렇게 넷의 단촐한 설 추도 예배의 사회를 보며

함께 한 가족들에게 그런 마음을 전하려 합니다.

거기에 더해 내 다짐도 해보려 합니다.

최근 읽은 책에서 지은이에 대한 헌사를 보았습니다.

‘000는 시간이 갈수록 삶이 더 멋있어 지는 사람이다’

나의 삶도 그렇게 시간이 가면서 아름답게 성숙되어 가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지금 이후가 아니라

바로 지금부터 그런 삶, 더 멋있어 지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