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HMR)이 설 식탁까지 넘보고 있다. 하나하나 장을 보고 손수 만드는 것보다 간편한 제수용 HMR로 준비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출처= 각 사

[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가정간편식(HMR)이 설 식탁까지 넘보고 있다. 하나하나 장을 보고 손수 만드는 것보다 간편한 제수용 HMR로 준비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설 상차림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가격의 효율성과 편의성이 간편식 인기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31일 이마트에 따르면, 설을 앞두고 지난 17일에서 28일 판매된 피코크 제수 음식 매출 조사 결과 지난해 설 기간 보다 2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상 장보기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명절 전 일주일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을 평상시 가정간편식 매출과 비교해도 약 15% 높게 나타났다.

총매출액과 종류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14년 피코크 제수용 HMR상품 수는 6가지에 불과했다. 매출도 1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종류가 40가지로 늘었고 매출도 11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설에도 상품 수는 47가지로 확대됐고 매출도 12억5000만원까지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에 이마트는 올해도 제수용 HMR 수를 50종으로 확대했다.

▲ 이마트 피코크가 차례상 장보기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명절 전 일주일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을 평상시 가정간편식 매출과 비교해도 약 15% 높게 나타났다. 출처= 이마트

CJ제일제당도 간편식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올해 설에 ‘비비고 한식반찬’ 매출이 지난해 설 시즌보다 10% 성장한 1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 통용되는 명절 성수기(명절 당일 D-30일) 기준으로 비비고 한식반찬은 최근 3년 설 명절 기간 동안 연평균 30% 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비비고 한식반찬은 ‘비비고 남도떡갈비’, ‘비비고 언양식 바싹불고기’ 등 총 5종이다. 혼자 명절을 보내는 ‘혼명족’이나 1~2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간편식도 인기다. CJ의 ‘백설 감자전’과 ‘백설 김치전’도 부침 요리에 칠요한 원물 가루와 손질된 원재료가 용기 하나에 모두 들어 있는 편의형 제품이다.

김숙진 CJ제일제당 냉동HMR팀장은 "냉동식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변화와 더불어 1인가구 증가 등으로 인한 간소화된 차례 문화 확대가 맞물리면서 '비비고 한식반찬'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명절 성수기 매출을 확대해 올해 '비비고 한식반찬'의 연간 매출을 지난해 대비 10% 이상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 CJ제일제당도 간편식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올해 설에 ‘비비고 한식반찬’ 매출이 지난해 설 시즌보다 10% 성장한 1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출처= CJ제일제당

클릭 한 번으로 차례상을 통째로 배달해 주는 제품들도 인기다.

한국야쿠르트 간편식 브랜드인 '잇츠온'은 '명절 한상차림' 세트를 판매 중이다. 서울식 소불고기전골(4~5인분) 버섯부추잡채(4~5인분) 소고기뭇국(3~4인분) 신선란(10구) 꽃돌김(1통) 등 설 식탁에 오르는 메뉴로 구성됐다. 제품을 받는 즉시 간단히 요리할 수 있다. 가격은 8만4400원이다.

▲ 한국야쿠르트 간편식 브랜드인 '잇츠온'은 '명절 한상차림'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출처= 한국야쿠르트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신선 가정간편식 온라인몰 더반찬은 25만원짜리 '프리미엄 차례상'을 선보여 완판 기록을 세웠다. 수제 모듬전, 갈비찜, 잡채, 소고기뭇국, 명절나물 등 총 24종의 제수 음식들이 4~5인 기준으로 풍성하게 구성됐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명절 제수용품 구매비용인 24만8926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직접 장을 보고 요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명절한정 '시그니처 세트'는 싱글족 세트 2만5400원부터 대가족 세트 7만3100원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수제 모듬전, LA갈비, 갈비찜, 잡채 등 명절 대표음식들을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기획세트다.

동원 더반찬 관계자는 "프리미엄 차례상은 첫 선을 보인 지난해 추석 완판을 기록했으며 구매 고객 중 95%가 재구매 의사를 밝힐 정도로 만족도가 높아 이번 설 시즌에는 준비 물량을 2배 이상 늘렸다"고 설명했다.

▲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신선 가정간편식 온라인몰 더반찬은 25만원짜리 '프리미엄 차례상'을 선보여 완판 기록을 세웠다. 출처= 동원홈푸드

백화점과 호텔업계도 설 상차림 세트 판매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내달 4일까지 서울 압구정 본점 등 전국 15개 점포 식품관에서 HMR '원테이블'의 인기 상품으로 구성한 '원테이블 설 선물세트' 2종을 판매한다. '원테이블 설 선물세트'는 명인명촌 화식한우 소불고기·양구펀치볼 시래기밥·한우육개장 등 인기 상품 10종으로 구성된 '원테이블 가정식사 세트(8만3900원)'와 봉우리떡갈비·모짜렐라김치 서울만두 등 신제품을 포함해 7종으로 구성된 '원테이블 명절간식 세트(8만8800원)'다.

롯데백화점은 전·나물·국 등으로 이뤄진 간편한 상차림을 명절 기간에 판매한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라운드키친7 상차림세트 1호’로 전 세트(8종·각 200g) 나물 세트(5종·각 300g) 소갈비찜(1kg) 소고기뭇국(1kg) 나박김치(1kg) 등 명절 대표 음식으로 구성됐으며, 25만9000원에 판매한다. 2~3인 세트인 ‘라운드키친7 상차림세트 2호’는 16만9000원에 제공한다.

이외에도 ‘소갈비찜(1.0kg)’을 9만9000원에, 완자전·깻잎전·표고버섯전 등 8가지 전으로 구성된 ‘전세트(800g)’를 5만9000원에, 고사리·도라지·시금치·콩나물·무나물 등으로 구성된 ‘나물세트(750g)’를 4만5000원에 제공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조사한 올해 대형 마트의 4인 기준 설 상차림 비용인 27만6542원보다 싸고 전통 시장(22만5242원)과도 3만원 정도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면서 “직접 차례 음식을 요리할 때 투입되는 재료비, 시간 등을 고려해봤을 때 오히려 전통시장보다 싸다”고 설명했다.

▲ 롯데백화점은 전·나물·국 등으로 이뤄진 간편한 상차림을 명절 기간에 판매한다. 출처= 롯데백화점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업계 최초로 명절 한상차림을 마련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명절 음식 케이터링' 서비스인 '명절 투 고'를 선보인 것이다. 가격은 18만원이다. 명절 투 고는 오미산적, 깻잎전, 새우 튀김 등 총 11가지 메뉴로 구성돼있으며 성인 10명이 즐기기 좋은 양이다. 

▲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업계 최초로 명절 한상차림을 마련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명절 음식 케이터링' 서비스인 '명절 투 고'를 선보인 것이다.  출처=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간편식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은 가격의 효율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부 제수음식과 반찬의 단품위주인 간편식 설음식이 올해는 한상차림, 차례상세트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합리적인 각겨과 유통업계의 배송서비스 강화까지 명절음식을 준비하는 고객들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줘 앞으로도 관련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