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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저자인터뷰] “평범한 취준생에서 뉴욕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비결은 ‘콜드콜’”<콜드콜> 저자 이계준 클라리온 파트너스 아시아 대표 인터뷰

[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평범한 건축학도였던 청년이 있다. 어릴 적부터 세계적인 건축가를 꿈꾸던 그는 그러나 중소형 건설사의 병역특례로 취업할 수밖에 없었다. 그 자리 역시 130여개의 건설사에 일일이 문을 두드리며 힘들게 얻어낸 귀한 자리였다. 그는 자기가 꿈꾸는 이상과 현실이 무척 다르다는 것에 절망하거나 자조하지 않고, 끊임없이 더 높은 곳으로 향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목표로 삼은 것은 어떻게든 이루기 위해 조언을 구하고, 관련자들을 찾고 전화를 했다. 그로부터 약 20년 뒤, 청년은 현재 이른바 ‘뉴요커’가 되어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부동산 투자운용회사인 클라리온 파트너스의 아시아 지역 대표가 됐다. 연봉은 과거보다 100배 이상 상승했다. 이계준 클라리온 파트너스의 파트너이자 아시아 대표(42)가 거둔 놀라운 성공의 비밀에 대한 현실적인 답을 찾아, 1월 마지막 주 출장차 한국을 방문한 그에게 정중하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흔쾌히 <이코노믹리뷰>를 반겨주는 그의 눈빛은 여느 20대 청년처럼 맑게 빛나고 있었다.

 

기회가 없는 상황, 돌파구는 하나뿐

   
▲ 이계준 클라리온 파트너스 아시아 대표.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 대표는 자기가 성공할 수 있는 비결로 ‘콜드콜’을 꼽으면서, 연줄이 없는 대다수의 청년들이 시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콜드콜은 본래 세일즈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사전 약속 없이 모르는 이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와 상품에 대해 무작정 소개하는 것이다. 즉 가장 보편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면서도, 가장 실패 확률도 높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최근 <콜드콜>이라는 책을 썼다. 이 책에는 내가 그동안 콜드콜을 통해 한 단계씩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실패와 성공을 겪었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밝혔다.

그의 인생에서 콜드콜은 크게 네 번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콜드콜은 대학 졸업 후 병역 특례를 위해 약 130곳의 건설사에 일일이 연락하고 이력서를 보낸 것이다. 이때 그는 콜드콜이라는 단어조차 몰랐다. 기회가 없는 상황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썼던 것이다. 그의 전화를 차갑게 거절하고 대답조차 없는 경우가 많았지만, 결국 그는 병역 특례로 취업에 성공했다.

이 대표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은 두 번째 콜드콜이다. 그는 “건설회사에 다니다가, 부동산 투자 자문 회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로 이직했다. 회사의 큰 기업 고객이었던 화이자의 사옥 매입 건을 맡게 됐는데, 이는 사실 많은 이들이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포기했던 프로젝트였다. 나는 콜드콜을 통해 이 건을 성공시킴으로써 많은 자신감을 얻었고, 능력을 입증해 보임으로써 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면서 당시의 경험을 소중하게 여긴다.

그는 당시 화이자 사옥 매수 대리인으로서 건물의 매도인을 만나려 했지만 부동산 브로커들에게 속아 만날 수 없었고,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뒤 직접 건물주들을 찾아다녔다. 말 그대로 ‘건물들의 문을 일일이 두드렸던’ 1년의 시간 끝에 그는 멋지게 성공해냈다.

 

콜드콜의 성공 방법은 바로 ‘콜드콜’

   
▲ 이계준 클라리온 파트너스 아시아 대표. 출처=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다만 그는 대책 없이 무작정 전화하고 매달리는 것이 방법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대표는 콜드콜의 방법에 대해 “목표를 정확하게 정한 뒤에,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즉 콜드콜의 시장과 대상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 사전 리서치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콜드콜을 할 때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정도는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절의 두려움을 안고 있으니 서로 비슷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에 더해 그는 콜드콜의 성공 확률을 더욱 높이는 것도, 결국 콜드콜을 통하는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짚는다. 그 예로 그는 자기의 세 번째 콜드콜을 들었는데, “2009년, 미국 콜롬비아대 MBA를 시작하면서 바로 콜드콜을 시작했다. 내가 입사하고 싶은 회사의 중역을 찾아가 내가 갖고 있던 아이디어를 설명한 것이다. 한국의 투자기관들이 미국 부동산에 투자할 것이라는 내 의견을 듣고 그는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데이터가 있으면 좋겠다고 조언해줬다”라며 콜드콜 시에 얻은 피드백을 통해 더욱 업그레이드할 수 있음을 드러내 보였다. 처음부터 완벽한 상태에서 콜드콜을 시작할 수는 없고, 시도해보는 과정에서 반드시 경험과 조언들을 얻게 되니 결국 처음 콜드콜을 시작할 때보다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 역시도 미국에서의 첫 번째 콜드콜이 바로 일자리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3년 동안 꾸준히 그와 연락을 주고받았고 결국 그를 통해 현재의 직장을 만날 수 있었다.

현재 그는 5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미국의 부동산 투자운용회사 클라리온 파트너스의 파트너이자 아시아 지역 대표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의 투자자들이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한 자문을 제공하는 그는, 지금도 150여곳의 투자 기관들을 방문하며 네 번째 콜드콜을 하는 중이다. 자기의 책 제목을 직접 지었다는 이 대표는 책을 쓴 계기도 콜드콜 문화가 확산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욕에 있는 학생들이나, 내 동문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는다. 그들에게는 콜드콜 문화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고 있어서 편하게 내게 이메일을 하는데, 한국에 있는 수많은 후배들도 이처럼 용기 있게 도전했으면 좋겠다”라며 약 20년 전의 자기와 같은 입장에 있는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양질전화(量質轉化, 일정한 양의 증가 혹은 감소는 질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는 철학 개념)를 설명했다.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던 아주 중요한 이유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만큼의 시도를 했기 때문”이라면서, 콜드콜의 양이 일정 정도로 쌓이면 자기가 생각하지도 못한 기회가 온다는 믿음을 가질 것을 충고했다. 

최혜빈 기자  |  choi0309@econovill.com  |  승인 2019.02.02  17: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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