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매출 61조3417억원, 영업이익 2조7033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내려갔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2조4685억원 대비 9.5% 증가했다.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가다. 특히 휴대폰의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32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 LG 롤러블 OLED TV가 보인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익...4분기는 주춤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다소 저조하다. 매출 15조7723억 원, 영업이익 757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 전분기 대비 2.2% 증가하는데 그쳤다.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는 탄탄하다. LG 시그니처(LG SIGNATURE), 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높여온 가전 사업의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매출 4조3279억원, 영업이익 10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의 환율 약세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한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 선전하며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영업이익도 프리미엄과 원가 절감에 힘입어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HE사업본부는 매출액 4조5572억 원, 영업이익 2091억원을 기록헀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2.8% 올랐으나 전년 동기 대비 6.4% 줄었다.

LG전자의 지난해 가전사업은 총 3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고인 8.6%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으나, 지난해 4분기는 다소 스텝이 꼬이는 분위기다. 다만 전반적인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대세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V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조3988억원, 영업손실 274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프로젝트가 양산에 돌입하고 ZKW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매출이 올라가고 있으나 영업이익은 발생하지 않았다. 신성장 동력이기 때문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평가다. B2B 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5978억원, 영업이익 149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북미 태양광 판매가 줄며 전년 동기 대비 10.6% 줄었고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라 다소 하락했다.

MC사업본부는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해 4분기 매출 1조7082억원, 영업손실 3223억원을 기록하며 휘청이고 있다. 분기 별 적자폭이 최근 줄어들고 있었으나, 다시 3000억원대로 커진 대목이 우려스럽다. 스마트폰 매출이 줄고, 전략 스마트폰 판매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영업손실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 LG전자 스마트폰의 필리핀 시장 철수설까지 제기될 정도로, MC사업본부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플랫폼화 및 모듈화 전략, 원가절감 등을 통한 사업구조 개선은 지속되고 있다. 제품 포트폴리오는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시장에서도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사후지원을 통해 믿고 오래 쓸 수 있는 스마트폰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LG G8 씽큐 티저 이미지가 보인다. 출처=LG전자

올해 LG전자는?
국내 생활가전 시장은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 창출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LG전자는 "보호 무역주의와 환율의 영향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생활가전 시장은 건조기와 스타일러 등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TV시장은 전년 수준의 시장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OLED TV, OLED HD TV 등 프리미엄 TV의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HE사업본부는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를 강화해 매출과 수익을 동시에 강화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계속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수요 감소와 판매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MC사업본부는 북미, 한국 등 주요 사업자 시장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계획이다.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완성도 높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적기에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고 스마트폰 사업의 새로운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며 플랫폼화 및 모듈화 전략에 기반한 원가 효율화를 통해 손익 개선도 지속 추진한다는 각오다.

VC사업본부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시장의 보호무역 강화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일부 완성차 업체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자동차 부품 시장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며 어려운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외환경 변화에 예의주시하며 사업 내실화 및 원가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태양광 패널 시장은 글로벌 수요 회복이 예상된다. 이 지점에서 B2B 존재감을 키운다는 각오다. B2B사업본부는 성장사업인 OLED 및 LED 사이니지 등 프리미엄 수요에 대응하고 태양광 사업에서 시장 다변화를 통해 매출과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