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내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는 보통예금에 대해 0.01%의 이자를 지급한다.    출처= BankInfoSecurity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는 10여 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그동안 수 많은 예금자들이 이를 기다려왔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인상하면 은행 예금자들은 자신이 은행에 보유하고 있는 돈에 대해 더 많은 이자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왜일까. 워싱턴포스트(WP)가 그 이유를 들여다 봤다.

연준이 금리를 2.25%~2.5% 범위로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여전히 예금자들에게 거의 이자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미국내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는 보통예금에 대해 0.01%의 이자를 지불하고 있다. 이는 은행에 1000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연간 10센트의 이자만을 지급한다는 뜻이다. 금융정보사이트 뱅크레이트닷컴(bankrate.com)에 따르면, 또다른 대형 은행인 웰스파고도 0.01%의 예금이자율 지급하고 있고, 미국 은행들의 전체 평균 예금 이자율은 0.03%에 불과하다.

연준은 30일 끝난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미국 경제의 건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공식적인 표현으로 연방기금 금리(Federal Funds Rate)라고 하는, 연준이 정하는 금리는 은행들이 서로에게 부과하는 이자율이다. 은행들이 다른 한 쪽인 고객에게 돌아서면, 그들은 원하는 대로 이자율을 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들은 예금을 유치하고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기 원할 때, 예금자들에게 지불하는 이자율을 높인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대형 은행들은 현재 예금이 넘쳐나고 있어 고객들에게 높은 금리를 지불할 필요가 거의 없다고 말한다.

뱅크레이트의 그레그 맥브라이드 선임 재무분석가는 “예금자들은 그들의 돈을 어디에 맡겨야 할지에 대해 여러 가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많은 은행들, 특히 대형 은행들은 그들의 지출에 대해 매우 인색하게 굽니다. 좀 더 좋은 금리를 제시하는 은행으로 돈을 옮기는 것만으로도 이자 수입을 10배나 늘릴 수 있습니다.”

맥브라이드는 예금자들에게 더 높은 금리를 얻기 위해 온라인 은행이나 소형 은행들을 찾아볼 것을 권고한다. 이런 은행들은 대개 훨씬 더 높은 이자를 제시하지만, 그들도 연방예금보험공사 (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에 가입되어 있어, 은행에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25만 달러(2억 8000만원)까지는 안전하다.

예를 들어 온라인 은행 바이오 뱅크(Vio Bank)는 2.39%의 예금 이자를 지급하고 있고, 또 다른 온라인 은행인 스테이트 팜 뱅크(State Farm Bank)도 2.25%의 예금이자를 지급한다.

예금자들은 또, 1년(또는 그 이상 기간) 동안 인출하지 않겠다는 약속 하에 높은 고정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증서인 CD에 돈을 넣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대형 은행들은 CD에도 평균 0.89%의 이자만을 지급하고 있다.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그것이 연준의 금리와 1년짜리 CD 금리 간에 스프레드가 가장 크게 벌어진 이유인데, 이는 예금자들이 더 좋은 금리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 않을 경우 얼마나 큰 피해를 입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다.

사실 과거에는, 예금자들은 연준의 기준 금리에 거의 가까운 수준의 이자를 은행으로부터 받을 수 있었다. 은행들은 (대출에 사용할 수 있는) 예금을 가능한 더 많이 유치하기에 갈급했고, 은행들 간에 서로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려는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거래 은행을 거의 바꾸지 않기 때문에 요즘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대형 은행들은 고객을 빼앗길 걱정을 거의 하지 않고 있으며, 대출할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독립적 분석회사인 CFRA의 케네스 레온 글로벌리서치 디렉터는 "은행들이 CD 이자를 높일 만큼 은행들간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최저 금리가 이어진 상황에서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같은 대부분의 대형 은행의 예금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는 것이다(웰스파고만이 예외인데, 이는 이 은행이 가짜 계좌를 만드는 등 여러 스캔들을 겪었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말로는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을 찾아 다니고 싶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뱅크레이트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평균 16년 동안 같은 은행을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설팅 회사 액센추어(Accenture)는 금리가 최저 수준을 구가했던 지난 2015년에서 2016년 사이에 거래 은행을 바꾸려고 시도한 사람들이 전 북미 지역을 통틀어 11%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만 젊은 밀레니얼들은 이보다 좀 더 높은 19%를 보였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래 은행을 바꾸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은행 업계를 대변하는 미국은행협회(American Bankers Association, ABA)의 제임스 체센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은행들이 이자율을 높이는 대신, 고객들이 은행 일을 보는 것을 더 안전하고 쉽게 만들기 위해 그들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함으로써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고객들이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객들은 단지 예금 이자 이상의 것을 원합니다. 그들은 편리함, 안전, 지불 보장 등을 중시하지요.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모든 금리는 대체로 동반 상승하지만, 종종 국내 시장의 경쟁 상황에 따라 속도는 아주 다를 수 있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최근의 셧다운(정부 일부 폐쇄)은,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이 그날 벌어 그날 쓰는 삶을 살면서 충분한 저축을 하지 못했는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현재 미국의 공식 저축률은 6%다. 미국인들이 버는 100달러당 6달러만 저축한다는 의미다.

저축률은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감소해 왔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중산층의 임금이 몇 년 동안 정체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한다. 금융 위기 이후 사람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저축률이 깜짝 반등했지만, 지금은 다시 하락하고 있다.

뱅크레이트의 맥브라이드는, 저축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가진 것만이라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돈을 관리하는데 서툴지요. 최상의 금리를 찾지 않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이자 수익을 잃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