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김진후 기자] 부동산 시장에 변화가 감지된다. 기존 중개사들의 독무대인 부동산 중개시장에 기술력과 편의성을 탑재한 신규 진입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껏 중개사들의 정보독점시장이 이어진 가운데, 업계 신규 진입자들에 의해 중개 시장이 다각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월 31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동산 어플리케이션(앱)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직방’의 영업수익은 2015년 120억9000만원에서 2016년 275억5000만원으로 약 128% 증가했다. 같은 해 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기며 흑자전환했다. 2017년 매출액은 345억6000만원 영업이익 7억원을 기록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직방은 2015년 10월에 부동산 모바일 앱 최초로 10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으며, 2017년 2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해 관련 업종에서 최다 이용자를 확보했다.
이는 프롭테크 산업의 확대로 해석할 수 있다. 프롭테크란 부동산(Property)과 정보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기술을 통해 자산의 가치를 높여주는 기술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1세대 프롭테크 기업인 네이버 부동산 확인매물 시스템, 부동산114의 등장 이래 2세대 직방·다방, 3세대 큐픽스·스페이스워크 등이 차차 진입하면서 하나의 산업군으로 묶이는 양상이다.

▲ 직방 매출액과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 출처=전자공시시스템

대표적 프롭테크기업인 직방은 O2O서비스를 활용해 시장에 숨어있던 데이터를 오픈하고, 스마트 디바이스에 노출했다. 직방의 투명한 정보 전달이 수요자와 공급자, 중개인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직방 관계자는 서비스 개시 전후로 정보를 접하는 방식, 정보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에 있어 획기적인 절감이 있었다고 말한다. 관계자는 “서비스 개시 전엔 매수인들이 집을 구하기 위해 직접 조사차 현장을 방문하고, 다수의 공인중개사들을 거쳐 정보를 구해야 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있었다”면서 “직방 역시 서비스 구축 초기는 직접 해당 매물을 방문해 사진을 찍고 정보를 취득해 제공하는 모델이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신용카드사들 또한 부동산 시장에 뛰어드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주 수익원 감소가 예상되자 수익 다각화에 분주한 모습이다. 배경을 두고 부동산시장이 얼마 남지 않은 현금결제 기반시장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사들이 신규 결제 시장을 개척해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들은 부동산 사업을 진행하고 있거나, 신사업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국민·롯데·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제휴를 맺고 임대료 납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카드는 부동산 등기변동과 실거래가 조회, 알림 서비스와 법률소송을 지원하는 ‘부동산케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자신의 거주지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주소를 등록해두면 등기변동이 발생할 때마다 관련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받아 볼 수 있는 중개업무 서비스로 이용료는 월 900원이다. 하나카드는 올해 안에 대출진단 등 컨설팅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KB국민카드는 임대료 납부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부동산 시장 분석, 부동산 임대관리 등 부동산 관련 신사업 추진을 위한 컨설팅을 의뢰, 검토 중에 있다. KB국민카드는 거대한 부동산 시장에 카드사가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신한카드는 코오롱하우스비전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입주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집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해 주거 특성에 맞는 집을 추천한다. 글로벌 종합부동산서비스 회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와 상업용 부동산 분석과 컨설팅사업 관련 사업협력을 위한 MOU를 맺고 협업을 진행 중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진출하지 않았던 결제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은 수익성 부분이나, 회원 확대 등에 긍정적”이라면서 “부동산 시장에 좋은 기회가 있다면 카드사들은 당연히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드사들이 내놓은 부동산 사업의 대부분은 정보를 한 곳에 모아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다. 기존 부동산 시장의 숙박업소 운영자, 공인중개사, 금융업 종사자들이 영위해온 사업을 한 곳으로 모아 공개하는 방식이다. 기존 서비스 위에 ‘편의성’을 추가해, 리뉴얼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 신용카드사별 부동산 사업. 출처=각 사

부동산 거래시장은 근래까지 중개사들의 독 무대였다. 대부분의 거래가 부동산이라는 현물과 대출을 통한 임대료 납부 등 현금의 교환으로 이뤄지는 부동산 시장에서 대면 서비스가 중추로 군림해 온 것이다.

아파트와 토지, 오피스텔과 빌딩, 상업용 점포 등 부동산의 종류도 다양하다. 또한 매매와 임대차 계약에 따라 적용받는 법규도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사정에 어두운 일반인에게 부동산 중개사무소는 유일하다시피 한 정보 창구로 기능해왔다.

국가공인자격증이라는 신뢰성에 근거한 중개사들의 업무 역시 일정 수 수료를 대가로 중개 물건의 등기이전 등 권리 변경을 대행하는 것 외에도 해당 권역의 정보를 독점하고 거래에 활용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프롭테크의 발전으로 이러한 중개사들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모바일 환경의 도래로 기존의 폐쇄적이고 은폐된 정보들이 한 데 모이면서 공공에 개방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해당 서비스를 사용하면 단순한 실거래가격 조회에서 그치지 않고 해당 매물의 위치, 입지, 실내 환경 등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다양하고 구체화된 정보 조회가 가능하다. 관련 산업이 성장하면서 부동산 중개 등의 수익 창출 시장도 다각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