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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의 미래전망] 트럼프 대통령의 셧다운 합의와 집권 후반기 전망
이성민 미래전략가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9.01.30  11:24:24
   

펠로시에 완패한 트럼프 대통령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싸고 치킨게임 양상으로 맞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수장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2019년 1월 25일, 일단 맞불 대치를 풀었다. 이로 인해 정지 상태였던 연방정부 활동이 다시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양측은 앞으로 3주 이내, 늦어도 2월 15일까지 연방정부를 운영할 임시 예산안을 상·하원에서 즉시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이 3주짜리 예산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57억 달러의 장벽 건설비용은 없다. 대신 양측은 이 기간에 논의를 거쳐 추후 예산안에 반영여부를 결론짓기로 하고 셧다운 사태를 일단 마무리 짓기로 한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줄곧 ‘선(先) 업무개시, 후(後) 국경 논의’를 주장해왔다. 1월 20일, 펠로시 의장은 “80만 미국인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를 다시 열어 공무원들이 급여를 받게 한 후에 국경을 어떻게 방어할 수 있을지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따라서 현재 상황은 팰로시 의장의 의견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한 것이다.

2019년 1월 3일 개원한 미국 하원에서, 116대 의장으로 당선된 팰로시 의장. 의장 당선이 처음이 아니다. 12년 전인 2007년, 이미 여성 최초로 하원의장에 당선돼, 2011년까지 4년간 역임했다. 그래서 8년 만의 의장직 복귀에 대해, 포부가 대단하다.

셧다운 합의에 대해서,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팰로시 의장에게 항복한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합의 전날까지만 해도 양측 모두 한치의 양보가 없는 강 대 강 대결이었던 터라, 미국 언론은 조심스럽게 팰로시 의장의 항복을 전망했었다. 그렇지만 실제 상황은 정반대. 역대 최장 연방정부 셧다운 기록에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들고 말았다. 갈수록 악화되는 민심 앞에 결국 트럼프 대통령도 어쩔 수 없었다.

 

2015년 10월, 미국 공화당의 40대 기수

2015년 10월 29일, 당시 45세였던 공화당의 폴 라이언 의원이 미국 하원의 새로운 의장으로 당선되었다. 라이언 의장은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의장이었다. 라이언 의장보다 어린 나이에 의장이 된 사람은 1839년 30살에 당선된 로버트 헌터 의장이었다.

1970년생인 라이언 전 의장은 1998년 28살의 나이로 미국 하원에 당선되었다. 그리고 이듬해 1999년 1월 3일 의원 임기를 시작해서, 2019년 1월 3일까지 만 20년을 봉직했다. 상원의원 선거에 나선 마크 뉴만의 위스콘신 주 제1 선거구가 지역구였다.

2016년 1월 3일, 하원의장 임기를 시작했을 때, 미국 언론은 라이언 의원의 행보를 주목했다. 라이언 의장이 차기 미국 대선, 혹은 차차기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생각할만한 조건이었다.

우선 위스콘신 주에 뿌리를 가지고 있는 라이언 의장은 20년 하원의원 경력에, 114대와 115대 하원의장을 역임한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2012년, 미트 롬니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대선을 치르면서, 공화당 당료는 물론, 지지자들에게 차세대 지도자라는 확실한 인식을 심어왔었다. 실제로 라이언 의장에게서는 고리타분하고, 보수적인 공화당 느낌보다는 세련되고, 진보적인 정치색채가 느껴지고 있었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 라이언 의장은 민주당 출신 오바마 대통령과 여러 면에서 대척적인 위치에 있었다. 흑백이라는 인종적 차이부터, 아이비리그 출신 엘리트와 마이애미 대학교 출신 서민, 혜성처럼 출현한 정치 신데렐라와 정치 여정 전체를 민의를 대변하는 하원에서 보낸 풀뿌리 정치인이라는 사실까지, 두 사람은 많이 달랐다. 오바마 신드롬을 제거하고,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쾌거를 이뤄낸 데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한 라이언 의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로즈가드에서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을 일시 해제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라이언 의장의 정계 은퇴

2018년 12월 20일, 정계은퇴를 선언한 공화당 1인자 라이언 의장이 워싱턴 의회도서관에서 고별사에서 했다. 라이언 의장의 정계은퇴는 이미 2018년 상반기에 발표된 일이어서, 크게 새로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유력한 차차기 미국 대통령 후보였던 라이언 의장이 전도유망한 정치인생을 스스로 접고 하야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

30분 간 이어진 고별연설에서, 라이언 의장은 “사람들의 공포와 분노를 확대재생산하는 기술에 의해 분열이 증폭되고 있다.”며 “정치적 분열에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언 의장은 “분노가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면서 “그것은 정치로부터 의미를 빼앗고, 좋은 사람들이 공공 서비스를 추구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라이언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지만, 정계은퇴 고별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와 분열의 정치에 대한 일갈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이었다.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면에서 갈등했다. 이민 자체를 반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과 달리, 라이언 의장은 이민문제가 국경안보뿐만 아니라 미국 내 불법 체류자들을 지원하는 쪽으로도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대외 정책과 관련해서도, “미국은 엄포를 놓기보다는 일관성 있고 원칙에 입각한 행동으로 선도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복지 프로그램 개혁과 연방정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정치 중심이 서민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정치적 입장을 가진 하원의원 10선 경력의 라이언 의장은 결국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사실 감내하지 못했다는 말은 옳지 않다. 라이언 의장의 은퇴 발언은 2018년 4월에 처음 나왔으므로, 집권 100일도 채 안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초기에 나온 것이었다. 내정은 물론, 국제관계에서도 좌충우돌을 시작하던 트럼프 대통령과 이것을 방관하는 공화당 주류 사이에서 갈등하다, 라이언 의장은 정계 은퇴를 선택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전망

2019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를 맞게 되었다. 2017년 1월부터 시작된 2년간의 재임기간을 전반기로 말한다면, 지금부터 2년은 후반기라고 할 수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 항복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를 전망할 수 있는 좌표이다.

팰로시 의장과 타협안 도출 하루 전까지만 해도, 트펌프 대통령이 연방정부 셧다운에 관해 양보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상황은 예상과 달랐다. 항복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타협안 수용으로 협상은 전격 타결되었다.

이번 셧다운은 15개 정부 부처 중 국토안보부 등 9개 부처와 10여개 기관, 국립공원 등이 영향을 받는 ‘부분 셧다운’이었다. 즉 전체 공무원 210만 명 가운데 3분의 1 정도 수준인 80만 명 정도만 영향을 받는 적은 규모의 셧다운이었다. 나머지는 이미 2018년 9월의 2019년 회계연도 예산 통과를 통해서, 셧다운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정도의 갈등도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많이 약해져 있다. 팰로시 의장이 노련한 정치인이어서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가 통화지 않는 외골수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더 이상 미국 국민들에게 심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11월에 치러질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를 의식하고 있다.

2019년 11월 선거에서, 주지사와 상원의원에 이어, 하원까지 석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치적 자살한 라이언 의장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최악의 국면을 맞았다. 팰로시 의장의 부담을 느끼는 트럼프 대통령은 라이언 의장이 그리울 수 있다. 두 사람 중 누군가 성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후반기는 일방성 전횡성이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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