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매출 1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한미약품이 전통 제약사의 저력을 보여줬다. 2018년 한 해, ‘자체 개발한 제품들’로 매출 1조160억원을 기록한 것은 물론, 국내 제약기업 최고 수준의 금액을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며 한국 제약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한미약품은 29일 연결회계 기준으로 2018년 누적 매출 1조160억원과 영업이익 836억원, 순이익 342억원을 달성하고, R&D 부문에는 매출 대비 19%인 1929억원을 투자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연결 기준 전년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9165억원, 837억원, 705억원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약품의 매출은 수입산 외국약을 도입해 판매한 비중이 미미한 반면, 한미약품 기술로 자체 개발한 제품들 위주로 달성한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별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 공시 기준으로 국내 경쟁 제약사들의 ‘상품 매출(외국약 도입 판매 매출)’ 비중은 45~75%까지 이른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국내 매출의 93.3%를 자체 개발 제품을 통해 달성했다. 외국산 의약품 수입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인 상품매출 비중은 3.8%에 불과했다. 나머지 2.9%는 국내 타 제약사 제품 도입 판매 비중이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매출 상위 10개 품목은 아모잘탄 474억원, 로수젯 489억원, 낙소졸 118억원, 에소메졸 264억원 등 한미 제제기술로 만든 개량신약, 복합신약들이다.

▲ 최근 10년 동안 한미약품 매출과 연구개발(R&D) 투자 현황(단위 억원). 출처=한미약품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제품을 통해 얻은 수익을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R&D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출과 R&D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10년 동안 매출 대비 평균 15%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누적 금액은 1조원 이상이다.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매출 1조원이라는 숫자 보다 어떤 방식으로 매출을 달성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면서 “단순히 회사의 외형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내실 성장이 R&D 투자로 이어져 한미만의 기술력을 축적하고, 이 축적된 기술이 다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우 사장은 또 “외국산 제품의 국내 의약품 시장 잠식이 매년 점점 커지는 추세”라면서 “제약강국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 토종 제약기업들의 역할과 책임이 더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한미약품의 중국 현지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의 실적도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북경한미약품은 작년 2282억원의 매출과 430억원의 영업이익, 37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6%, 영업이익은 30.0%, 순이익은 26.6% 성장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