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병철, 홍민희, 천유진 연세암병원 교수팀이 비소세포폐암치료제 '타그리소' 대비 우월한 '레이저티닙'의 효과를 입증했다. 출처=연세암병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유한양행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도입하고,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 바이오테크에 마일스톤포함 약 12억5000만달러 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이 임상에서 경쟁약물 대비 우월한 효과를 입증했다.

연세암병원은 29일 폐암센터 조병철‧홍민희‧천유진 종양내과 교수팀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폐암 환자가 겪는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실마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 중에서 EGFR 돌연변이 환자의 비중은 서양인에서 약 10~15%지만, 동양인은 35~50%에 이른다. EGFR 돌연변이 폐암은 초기에는 1, 2세대 EGFR 돌연변이 억제제인 ‘이레사’, ‘타세바’ 또는 ‘지오트립’을 사용해 효과를 보지만 대개 1~2년 이내에 내성이 나타나면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다.

내성은 EGFR의 20번 엑손(exon)에 발생하는 T790M이라는 돌연변이가 발생해 나타난다. 그동안 EGFR T790M 돌연변이 억제를 위한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으나, 임상에 성공해 시판된 약은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유일했다.

조병철 교수팀은 제3세대 EGFR 돌연변이 억제제인 레이저티닙을 △단백질효소 △세포주 △환자유래세포주 △종양과 환자유래 이종이식마우스 모델 등의 다양한 전임상 플랫폼을 통해 효과와 이상반응을 연구했다.

연구결과, 세포주 모델에서 레이저티닙은 T790M 돌연변이 세포주의 성장을 선택적으로 매우 강력하게 억제했다. 마우스 모델 연구에서는 동등한 생물학적 농도에서 레이저티닙은 타그리소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암세포 사멸을 유도했다.

조병철 교수팀 관계자는 “특히, 이러한 효과가 뇌혈관 장벽을 지나 뇌전이 마우스 모델에 있어서도 타그리소 보다 우월한 효과를 보였다”면서 “마우스 모델의 모낭 억제 연구에서도 타그리소 보다 모낭의 EGFR 억제를 적게 해, 기존 EGFR 돌연변이 억제제의 부작용인 피부 부작용이 더 적을 것임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제19회 세계폐암학회에서 발표된 레이저티닙 임상 1상 연구에서는 레이저티닙 240mg에서 객관적 반응률은 86%로, 경쟁 약인 타그리소(70%)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조병철 교수는 “레이저티닙을 통해, 기존 EGFR 돌연변이 억제제에 대한 내성으로 치료의 선택폭이 좁았던 환자들에게 또 하나의 옵션이 생겼다고 할 수 있으며, 뇌전이 환자에는 큰 희망을 주었다”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번 학술지를 통해 발표된 전임상 데이터와 1/2상 연구 결과를 통해서, 3상 임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미국종양학회 가이드라인, 미국암네트워크 가이드라인, 유럽임상종양학회 가이드라인에 당당히 레이저티닙이 1차 치료제로 등재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기윤 GK 에셋 회장의 기부를 통한 ‘유한-연세 폐암중개의학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유한양행 연구소와 이성숙 해운대백병원 종양내과 교수의 공동 연구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저명한 암 연구 국제 학술지 Clinical Cancer Research(IF 10.199)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