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OTT의 강자 넷플릭스는 18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우리의 경쟁자는 구글 유트브와 게임 포트나이트“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스트리밍과 구독, 그리고 게임이 보여주는 미묘한 상관관계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구글 유튜브와 포트나이트를 경쟁상대로 지목한 것은 ‘시간 그 자체’에 집중한 행보를 보이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올해 말 출시되는 디즈니 플러스와 강해지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두고 ‘우리의 경쟁상대가 아니다’는 우월한 시각을 보여줌과 동시에, 업 자체와 싸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구독 비즈니스가 게임과 만나고 있다. 출처=갈무리

이러한 접근방식은 중국 알리바바의 전략과 비슷하다. 알리바바는 신유통이라는 화두를 꺼내며 “우리는 이커머스 기업이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징둥 등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업 자체와의 싸움을 염두에 둔다면, 넷플릭스의 발언은 곧 ‘우리의 경쟁자는 시간’으로 정의할 여지도 있다. 소비자가 스트리밍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과 게임을 하는 것 모두 같은 연장선에 있으며 넷플릭스는 이 모두를 장악하는 쪽으로 전략을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트나이트를 언급한 대목이 특히 눈길을 끈다. 넷플릭스의 전략은 그 자체로 거대한 로드맵의 단면을 보여주지만 내밀한 평가를 내리자면 ‘시간의 최대 경쟁자’로 게임을 지목했고, 이는 역설적으로 ‘소비자가 게임하는 시간’을 가장 우려한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당연히 게임 그 자체가 넷플릭스의 라이벌이라는 뜻이 된다.

실제로 게임 산업은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미국 비디오 게임 업계의 수익은 433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18% 증가했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전년 대비 각각 15%, 18%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영화와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규모를 상회한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게임의 존재감이 커지는 가운데 넷플릭스는 물론 많은 사업자들이 대응에 나섰다. 단순한 게이밍 사용자 환경에서 벗어나 스트리밍에 기반을 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을 연결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창출하려는 시도가 눈길을 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 11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자체 클라우드를 활용해 비디오 게임을 영상 서비스 식으로 서비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대목이 단적인 사례다.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던 사업자가 게임에 착안, 클라우드를 활용한 전략에 나서는 단면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가 해당 시장에서 순항하는 가운데, 콘텐츠 기반의 플레이어가 보여줄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구독형 사용자 경험도 눈길을 끈다. 맥루머스 등 일부 외신은 최근 애플이 구독형 게임 서비스를 출시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애플은 잡지계의 넷플릭스라는 텍스처를 인수한 상태에서 떨어지는 아이폰 매출을 만회할 방안으로 콘텐츠 사업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넷플릭스처럼 동영상 콘텐츠 전략을 구독형 비즈니스로 풀어가는 한편, 게임을 적극 차용해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을 연결하는 방안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