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연구원들이 서울 양재 연구소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한국유나이티드제약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자체 개발한 개량신약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성장하고 있다. 주력 개량신약은 항혈전제 ‘실로스탄 방출제어(CR)정’과 위장관 운동기능 개선제 ‘가스티인 CR정’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두 현금창출원에 기반을 두고 2017년 매출액 197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잠정 매출액은 2080억원으로 2000억원을 넘어선 뒤 올해 매출액 2223억원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돼 주목된다.

개량신약 특화 전략으로 성장 동력 확보

유나이티드제약은 국내 중견제약사 중 CR, 제형변경 기술 등을 활용한 개량신약 개발 특화에 나서 차별화에 성공했다. 개량신약은 오리지널 신약과 성분‧약효가 유사하지만 약효를 잘 낼 수 있게 성질을 변경하거나 복용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제형으로 개량한 약을 의미한다. 이는 오리지널 신약에 비해 개발 기간이 짧고,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복제약(제네릭)에 비해 수익성이 높고, 독점기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주력 제품은 한국오츠카제약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항혈전제 ‘프레탈(성분명 실로스타졸)’의 개량신약 ‘실로스탄 CR정’과 대웅제약의 오리지널 위장관 운동기능 개선제 ‘가스모틴(성분명 모사프리드)’의 개량신약 ‘가스티인 CR정’이다.

실로스탄 CR정은 유나이티드제약이 2006년부터 6년 동안 약 20억원의 개발비용을 투자해 기존 의약품의 1일 2회 용법용량을 1일 1회 1정 복용으로 개선한 개량신약이다. 업계에 따르면 실로스타졸 항혈전제 시장은 글로벌 약 7700억원, 한국 5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 유나이티드제약이 개발한 개량신약 주요 품목. 출처=유나이티드제약

기존 의약품의 1일 3회 용법용량을 하루 1회로 개선한 가스티인 CR정은 복약 순응도를 높였다. 가스티인 CR정의 주성분인 모사프리드 시트르산염(Mosapride Citrate)은 위장관 운동 촉진제 중 안전한 약물로 평가받아 널리 사용된다.

이는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이 적고 선택적으로 세로토닌 5-HT4 수용체에 작용해 부작용 발생 위험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시장은 약 800억원 규모로, 기능성 소화제 전체 시장 규모 약 22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CR정은 이중제어방출 의약품 플랫폼 기술로 약물 방출이 중단되는 기존 제형과 달리 24시간 동안 지속해서 약물을 방출함에 따라 1일 1회 복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또 속방 제형의 갑작스러운 약물 방출에 따른 두통 등의 부작용도 최소화했다.

4분기 영업실적 완전 회복 기대…올해, 개량신약 비중 확대

유나이티드제약의 영업구조는 대부분 전문의약품(ETC) 사업이다.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개량신약으로 경쟁력을 확보, 영업실적이 지속해서 개선 중이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유나이티드제약의 4분기 매출은 546억원, 영업이익은 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 품목인 실로스탄 CR정과 가스티인 CR의 매출은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두 의약품의 4분기 매출은 각각 85억원, 40억원으로 분석됐다. 연간 매출은 각각 320억원, 150억원으로 추정됐다.

업계에 따르면 유나이티드제약은 2018년을 기점으로 매출액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태기 애널리스트는 “개량신약 비중은 2018년 35%, 올해 40% 내외로 전망된다”면서 “올해에도 실로스탄 CR이 10%내외 성장하고 가스티인이 2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 한국유나이티드 개량신약 매출 추이와 전망. 출처=신한금융투자

연구개발(R&D) 성공에 집중된 제약업 특성상 파이프라인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중견제약사는 상위제약사나 바이오벤처에 비해 기대감이 낮을 수 있다. 임동락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나이티드 제약은 파이프라인 모멘텀은 약하지만 실적에 기반한 기초체력과 가치의 매력은 충분하다”면서 “시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라 수급 등이 불안정해 변동성이 확대된 상태. 유나이티드 제약처럼 차별화 성공으로 실적 안정성을 확보한 중견제약사는 상황에 따라 상위 기업과 갭 축소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개량신약 속속 출시…올해에는 항암 제네릭으로 미국 진출할 듯

유나이티드제약은 2018년에만 금연치료제 등 개량신약 4종을 출시했다. 올해에도 고지혈증치료제 등 2~3개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하반기에 출시된 진해거담제 ‘레보틱스 CR’이 연간 40억원을 기록하는 의약품으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2월에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은 항혈전제 ‘유니그릴 CR(성분명 사포그릴레이트)’는 2018년 6월에 출시돼 연간 50억원 매출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5월 출시된 ‘클라빅신듀오캡슐 75mg(클리피도그렐+아스피린)’이 연간 50억원으로 성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또 2018년 4분기에 염변경 개량신약 금연치료제을 출시했다. 2019년 1분기에는 뇌혈관개선제 ‘글리세틸’을 시럽형으로 제형 변경한 ‘글리세틸 시럽’, 2019년 하반기에는 주성분의 용량은 축소했지만 효과는 동일한 고지혈증치료제 등의 개량신약을 시장에 선보일 전망이다.

▲ 유나이티드제약 개량신약 매출비중과 매출원가율 추이. 출처=골든브릿지투자증권

유나이티드제약은 약가인하, 제네릭 과열 경쟁 등으로 포화상태에 이른 한국 내수시장에서의 사업 확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필리핀, 베트남 등 다양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진출 시 현지화를 원칙으로, 제네릭 수출과 기술이전 등으로 사업 모델을 다각화했다”고 설명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또 제네릭 기술력을 바탕으로 항암제 제네릭의약품 미국수출을 추진 중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2018년 10월 미국계 제약사 아보메드(ArborMed Pharmaceuticals)와 항암제 2종(2품목 4용량)의 미국 허가와 유통 판매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2030년 10월까지다.

아보메드는 외부 연구소나 기업으로부터 받은 신약 후보물질과 품목을 임상시험, 기술이전, 상업화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개발중심업체(NRDO, No Research Development Only)다. 향후 유나이티드제약으로부터 공급 받은 항암제를 미국 FDA로부터 ‘제네릭 의약품목허가 신청(Abbreviated New Drug Application, ANDA)’과 판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나이티드제약이 수출한 항암제 제네릭의약품은 발매 후 연간 약 140억원 규모의 매출이 예상된다. 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30여 품목의 항암제를 전 세계 40여개국에 수출 중이다”고 설명했다.

항암제 전문 제조 공장인 유나이티드제약 세종 2공장은 올해 초 선진의약품품질관리(cGMP) 승인을 목표로 첨단 설비를 갖춘 신규 항암제 전용 공장 완공할 예정이다. 강덕영 유나이티드제약 대표는 당시 “첨단 생산 시스템을 활용해 미국 항암제 시장에서 안정적 기반을 구축한 후 EU-GMP, JGMP 등 선진 품질관리 인증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