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삼성SDI가 작년 호실적을 올렸다. 삼성SDI는 작년 매출액 9조 1583억원, 영업이익 715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직년 연도인 2017년보다 각각 44.3%, 511.6%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에서 성장세가 특히 눈에 띈다. 4분기 실적도 매출액 2조 4786억원, 영업이익 248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3.7%, 109.7% 증가했다.

▲ 출처=삼성SDI

전지부문이 매출 이끌어

삼성SDI의 작년 호실적에는 전지부문의 매출 확대가 큰 기여를 했다. 전지부문은 6조 9459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2017년보다 60.6% 증가한 수치다. 전자재료 부문의 매출도 2조 2041억원으로 9.4% 증가했다. 전자재료 부문서도 매출이 늘었지만 전지부문의 매출 성장세가 더 가팔랐다.

전지부문은 전기차용 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를 포함한 중대형전지와, 소형전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키움증권의 추정에 따르면 중대형전지는 2조 8372억원, 소형전지는 4조 1088억원의 매출액을 지난해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증가 비율은 중대형전지가 90.4%의 증가세를 보여 소형전지의 46.4%를 앞질렀다.

영업이익에서는 소형전지가 5284억원으로 추정됐고, 중대형전지는 1238억원의 적자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자재료부문서는 310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4분기 중대형전지는 전기차용 신규제품 판매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 갔고, 소형전지는 원형전지의 전동공구 시장 확대와 폴리머전지의 신규 스마트폰 진입으로 매출 성장이 지속됐다”면서 “전자재료사업도 반도체 소재와 디스플레이 소재의 공급 다변화로 매출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삼성SDI의 영업이익은 2487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 호실적으로 본다”면서 “소형전지는 전동공구와 ESS 중심으로 원형이 호조를 지속해 수익성 향상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중대형전지에서 자동차전지는 3세대 배터리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ESS는 국내 화재 영향으로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매출에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소형전지와 전자재료의 견조한 매출 증가와 믹스 효과로 전체 수익성은 호조를 유지했다”면서 “ESS매출이 예상대비 낮았지만 전기차용 전지 매출 증가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된 BMW i3. 출처=삼성SDI

올해 성장도 전지부문이 이끈다

업계는 삼성SDI가 올해도 견조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커지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성장을 이끄는 중심에 있고, 소형전지의 사용처도 점차 늘어난다는 배경에서다. 또 ESS도 다소 주춤했지만 곧 시장에서 수요를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적자를 보인 중대형전지 영업이익도 곧 개선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초기 수주한 계약이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과거 배터리 소재가격도 상승했던 점이 삼성SDI 중대형전지 부문의 영업적자를 가져온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현재 매출액이 급격하게 늘고 있고, 배터리 소재가격도 하락안정화 추세에 접어든 만큼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생산은 확대 추세라서 전기차 성장은 명확하다”면서 “자동ESS 환경 구축을 반영하면 중대형전지의 매출은 올해 3조 2000억원에서 내년 3조 8000억원으로 증가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소형전지에서는 올해 원형전지가 e바이크, 무선청소기, 전동공구 내 고용량 비중 확대로 견조한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강호 연구원은 “폴리머전지는 5G·폴더블폰 시장 개화로 용량 증가 등 전체적인 평균판매단가 상승이 예상된다”면서 “전자재료 부문서도 반도체와 OLED 시장의 성장 추세로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I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전지 시장은 약 79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작년 대비 5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ESS시장도 17GWh 규모로 작년 대비 40%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소형전지 시장도 작년보다 17% 성장한 연간 94억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삼성SDI 관계자는 “올해도 리튬이온전지의 수요 확대를 발판으로 성장을 이어 나갈 것”이라면서 “전자재료부문서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신규 제품을 확대해 실적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