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메신저'와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 자사의 3개 메시지 서비스를 통합할 경우 이용자 25억명의 세계 최대 메시지망이 탄생한다. 출처= TechCrunch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페이스북은 자사의 메시지 플랫폼 메신저(Messenger)와 왓츠앱(WahtsApp), 인스타그램(Instagram)의 메시지 서비스를 2020년까지 통합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통합의 방향은, 세 가지 메신저 서비스를 일단 독립된(standalone) 앱으로 남겨두면서 사용자들이 이들 앱 사이에서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메신저 사용자가 왓츠앱 사용자를 불러낼 수 있고 왓츠앱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쪽지를 보낼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매달 총 25억 명의 사람들이 페이스북, 왓츠앱,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이 중 20억 명의 사람들은 이 앱 들 중 하나를 최소한 매일 사용한다. 따라서 페이스북이 세 개의 메시지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할 경우 사용자가 최대 25억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메신저 망이 탄생하게 된다.

◇"메시지 통합, 사용자는 알아채지 못할 것"

통합이 가능한 것은, 페이스북이 자체 개발한 메신저와 2012년 인수한 인스타그램, 2014년 사들인 왓츠앱의  메시지 서비스가 서로 다른 애플리케이션이면서도 그 이면의 인프라가 거의 같기 때문이다.

통합으로 인한 사용자의 불편도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Forrester)의 수석 애널리스트 제시카 류는 "세 앱이 통합한다 해도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만이 약간 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통합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고, 그에 대해 두 번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인스타그램에서 페이스북 친구 추천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이번 앱 통합에서 전면 암호화(end-to-end encryption)를 더욱 강화해 외부 사람이 메시지에 접근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할 방침이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우리는 메시지 서비스 제품의 더 많은 부분을 전면 암호화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친구와 가족에게 더 쉽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며 "물론 어떻게 효율적으로 통합할 것인지 오랜 협의와 토론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시지앱 통합, 페북에는 호재..."경영분쟁-반(反)독점시비 우려"

페이스북의 메시지 통합 정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리서치 회사인 이마케터(eMarketer)의 데브라 윌리엄슨 수석 애널리스트는 3개 앱이 통합되면 서로 데이터가 공유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럴 경우 페이스북은 앱 제품군 전체에 걸친 사용자들의 활동을 더 쉽게 추적할 수 있게 되어 표적 광고가 더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왓츠앱 이용자의 활동 정보가 그 사람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메신저에서 하는 활동과도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3개 앱 통합이 페이스북 내부 경영권 분쟁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마케터의 데브라 윌리엄슨 수석 애널리스트는 "메시지 앱 통합은 페이스북이 사용자들에 대해 더 많은 통제권을 행사하기를 원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내부적으로 더 큰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에 인수된 후에도, 비교적 독립적인 존재였다. 왓츠앱은 페이스북이 2014년 190억 달러(21조 2500억원)에 인수했는데 왓츠앱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였던 얀 쿰은 2018년 5월 회사를 떠났다. 쿰은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과 암호화 문제에서 페이스북과 의견을 달리한 뒤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이 2012년 10억 달러(1조 1000억원)에 인수했는데, 인스타그램 공동창업자 케빈 시스트롬과 마이크 크리거는 사진공유 앱의 방향을 놓고 마크 저커버그와 충돌한 것으로 알려지며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을 떠났다.

이번 통합이 반(反) 독점 이슈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은 이미 페이스북의 모바일 메신저 독점에 대해 경고한 상태다. 프랑스 당국도 이미 2017년 페이스북과 왓츠앱 간 이용자 데이터 공유를 중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프랑스 정보보호 기구인 정보자유국가위원회(CNIL)는 왓츠앱과 페이스북 간 이용자 데이터 공유 조항을 약관에 추가한 것을 두고 프랑스 사생활보호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