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0.11% 하락했다. 출처=한국감정원.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거래량 급감과 전세시장이 안정화로 서울과 수도권 지역 아파트의 매매가 하락이 탄력을 받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큰 하락폭이 뒤따라오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이 25일 발표한 ‘1월 3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하락했고, 전세가격 역시 0.09% 낮아졌다. 수도권과 서울의 하락폭이 확대된 가운데, 지난해 급등세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과 광역시·8개도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근래까지 약보합세를 보인 세종시가 –0.05%로 전환되기도 했다.

공표된 지역 176곳의 시군구 가운데 지난 1월 2주와 비교해 매매가가 상승한 지역은 15곳에서 18곳으로 늘어났다. 반면 하락 지역 역시 129곳에서 138곳으로 늘었고, 보합지역이 32곳에서 20곳으로 줄면서 하락·상승 양방으로 분화하는 모습이다.

수도권 전체는 –0.07%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서울지역은 지난 조사시점 –0.09%에서 –0.11%로 하락폭이 늘면서 연속 11주 하락세를 보였다. 감정원은 대출규제의 효과가 지속되고 있고, 금리인상과 거래량 감소, 전세시장 안정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강북지역 14개구는 지난 조사시점과 같은 –0.07% 내렸다. 이 가운데 종로구는 거래 급감하며 하락으로 전환했고, 마포·성동·용산구 등의 매물누적, 서대문과 은평구의 신규입주 등이 서울 전체 하락을 견인했다.

강남지역 11개구 역시 단지별로 계단식 하락 추세가 지속되면서 –0.10%에서 –0.13%로 더욱 벌어졌다. 금천구는 –0.03%로 하락 전환했고, 강남구와 서초구, 영등포구는 각각 –0.25%, -0.16%, -0.13%로 소수점 첫째자리의 하락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강남지역 주택을 약 15억원으로 가정했을 때에도 하락률은 약 300만원에 지나지 않으면서, 아직 체감할만한 하락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인천지역은 저평가된 역세권 단지가 상승한 부평구와 개발 기대감이 있는 계양구가 각각 0.04% 상승했다. 그러나 연수구와 중구, 서구는 신규공급이 증가하면서 각각 –0.12%, -0.10%, -0.08%의 하락률을 보였다. 특히 검단신도시가 속한 인천 서구는 지난 시점 –0.01%에 불과한 하락률이 –0.08%로 크게 늘어난 것에서 알 수 있듯, 계양신도시 개발계획의 직격탄을 맞은 듯 수요자들이 느끼는 매력이 급감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인천 전체는 –0.04%로 낙폭을 키웠다.

경기도는 지난 시점과 같은 –0.05%를 유지했다. 저평가된 다산신도시 진건지구 주변이 상승하면서 구리는 0.06%로 상승했다. 그러나 성남시 분당구는 거래부진과 호가 하락이 나오면서 –0.23%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월 셋째 주 들어 -0.07%를 기록했다. 출처=한국감정원

0.04% 상승한 대전은 둔산동 투자수요가 몰린 서구(0.09%), 도안신도시의 기대감 섞인 유성구(0.08%) 등이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대전 동구는 계절적 비수기에 따라 –0.10% 하락했다고 감정원은 분석했다.

8개도는 –0.13%로 더욱 내려앉았다. 다만 주거환경 개선의 기대감이 섞인 나주시 등의 영향으로 전라남도는 0.04% 오른 반면, 조선·해운업의 풍파를 맞은 데다 신규공급물량의 영향을 받은 통영, 김해, 거제 등은 경상남도의 하락률을 –0.21%로 이끌었다. 특히 경남지역은 보합을 보인 창원시 성산구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하락했다.

세종시는 지난 조사시점 보합을 보였지만 1월 셋재 주 –0.05%로 하락 전환했다. 매수심리 위축에 의해 거래가 드물어졌고, 조치원읍 노후 아파트들은 행복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호가 떨어지면서 이를 중심으로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전국은 강원도 –0.15%, 충북 –0.14%의 하락률을 보였다.

▲ 서울지역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0.14%로 낮춰지면서 매매가에도 영향을 주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출처=한국감정원.

전세 하락도 가속화

전세시장은 전국 –0.09%로 더욱 낮아졌다. 수도권은 0.11%로 하락폭을 유지했지만 서울(-0.14%)과 지방(-0.07%)는 확대됐다. 공표지역 176곳의 시군구 가운데 21곳은 1월 2주보다 전세가격이 상승했고, 122곳은 하락했다.

서울은 매매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것을 우려한 시장 참여자들이 전세로 전환하거나 개학 등 계절적 요인을 이유로 수요가 증가했다. 그러나 수요 증가량보다 임대주택 또는 신규 입주물량이 쌓이면서 공급이 더욱 증가해 13주 연속으로 하락했다. 특히 신규단지 입주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은 서대문(-0.15%), 마포(-0.11%) 등으로, 보합을 보인 노원구를 제외한 강북지역 13개구에서 하락세가 지속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남 11개구는 –0.21% 하락했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대규모 신규 단지가 입주를 대기하고 있고, 매물 누적과 호가 하락 등을 이유로 강동(-0.54%), 강남(-0.33%), 송파(-0.31%) 등이 전세가를 내렸다.

인천지역은 연수구(-0.35%)와 중구(-0.27%), 서구(-0.08%) 등 대다수 지역에서 신규 입주물량이 쌓이면서 하락세가 지속됐다. 그러나 이주하려는 수요자와 출퇴근 수요자 등의 영향으로 일부 단지가 상승하면서 인천 전체는 지난주 대비 하락폭이 축소된 –0.10%의 변동률을 보였다.

-0.10% 변동한 경기도 가운데 하남시의 경우 접해있는 서울시 강동구의 전세가가 하락하면서 유입수요가 감소됐고, 또한 미사지구의 신규 입주물량이 증가해 –0.73%로 크게 내려앉았다. 광명시는 입주가 이어지고 있는 일직동의 신규단지, 노후단지 수요가 감소한 철산동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커지면서 –0.29%를 기록했다.

▲ 1월 셋째 주 전세시장의 변동요인은 인구 감소와 입주물량 증가 등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한국감정원.

지방은 세종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전세가가 낮춰지면서 –0.07% 하락했다. 5대 광역시 가운데 전세가가 0.04% 오른 광주는 직주근접수요와 정비사업 이주수요 등으로 서구(+0.07%)와 북구(+0.05%)의 상승폭 확대됐고, 광산구(+0.03%)는 매물 부족한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반면 울산은 지역기반 산업이 침체하고 신규 입주물량이 누적되면서 –0.27% 하락했다.

8개도 역시 –0.11%로 지난 1월 2주의 –0.08%에서 내림세가 가속화됐다. 경남지역은 김해, 거제, 진수 등 신규 입주물량이 있는 곳의 수급불균형이 지속되면서 하락했다. 반면 소형평형 수요가 늘어난 전라남도 광양시(+0.09%), 주거환경이 양호한 연향지구가 끌어올린 순천시(+0.02%)가 상승하면서 전남의 전세가는 0.02% 올랐다.

세종시는 1월 2주 0.31%에서 0.56%로 점점 상승폭이 커지는 모양새다. 정부부처의 추가 이전 이슈가 지속되고 있고, 정부청사와 이웃한 도담동과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폭 유지해 온 고운동을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감정원은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