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긱 이코노미 일자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합의된 개념이 없어 긱 이코노미 일자리의 수를 정확하게 밝혀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츨처= Gig-economy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지난 2016년에 가장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 중 하나가 “우버(Uber) 운전자나 다른 독립 계약자 같은 ‘대체 일자리’라고 불리는 노동자의 비중이 지난 10년 동안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었다.

이른 바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명한 두 경제학자가시도한 이 연구에 따르면, 전통적인 고용 관계가 이제 끝나가고 있으며, 수요에 따라(on demand) 노동력을 제공하는 이른 바 ‘마이크로 일자리’(micro-tasks)로 대체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 연구의 저자인 프린스턴 대학교(Princeton University)의 앨런 크루거와 하버드 대학교의 래리 캣츠가 그들의 결론을 철회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된 그들의 새로운 연구는, 우버 형태의 일자리가 미국 노동 시장의 지형을 얼마나 바꾸었는지를 이해하는 데 새로운 과제를 제시했다.  

크루거와 캣츠 교수의 2016년 논문은 미국의 싱크탱크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와 함께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노동 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이 2005년 발표한 임시 고용 노동자에 관한 연구를 재확인하려고 시도한 것이었다. 당시 노동 통계국의 주무 부서인 노동부는 자체적으로 새로운 조사를 실시할 예산이 없었다.

크루거와 캣츠 교수는 2016년 연구에서 전체 근로자의 15.8%가, 임시 구호회사에서부터 자영업에 이르기까지 어떤 종류의 형태로든 ‘대체 일자리’ 근무 상황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2005년의 10.7%에 비하면 크게 증가한 것이었다.

그러나 승차공유 앱과 기타 온 디맨드 서비스가 노동 시장을 얼마나 많이 바꾸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미 의회는 노동 통계국의 2005년 조사를 업데이트 하기 위한 예산을 승인했고, 새 정부가 다시 조사에 나섰다. 그런데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2017년 대체 근로자 비율이 10.1%로 오히려 2005년의 10.7%보다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크루거와 캣츠 교수는 어떻게 그런 오류를 범했을까?

그들이 종합적으로 재평가한 결과, 오류는 사소해 보이지만 매우 중요한, 조사 설계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들어, 노동 통계국의 조사 표본은 랜드의 조사보다 훨씬 컸지만, 랜드의 조사와 마찬가지로 온라인보다는 전화로 수행됐다. 또, 노동 통계국은 설문 조사 응답자가 가구의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 응답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에, 응답자들이 그들의 형제, 자녀 또는 배우자가 보유한 모든 부업의 범위를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러한 모든 차이를 조정한 후, 크루거와 캣츠 교수는 긱 이코노미 일자리가 그들이 이전에 보고했던 5% 포인트 이상이 아니라 2005년 이후 1 또는 2% 포인트 증가했다고 결론지었다.

‘긱 일자리’에 대한 모호한 정의

그러나 두 교수의 연구 재평가는 그것이 다가 아니다. 크루거와 캣츠 교수는 그들의 연구를 재평가하면서 ‘긱 고용’의 다양한 측정 방법을 검토했다.

긱 이코노미 일자리의 수를 정확하게 밝혀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긱 이코노미 일자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합의된 개념도 없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JP모건 체이스는 그들의 고객 데이터를 사용해, 어느 특정 달 동안 온라인 플랫폼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해 현재 4.5%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JP모건은 이 방법으로, 개인의 주 수입원이라고 볼 수 없는 일자리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사실 그것이 노동 통계국 조사가 당초 살펴본 방법이다.

또 다른 조사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2017 가구 경제 및 의사결정(2017 Survey of Household Economics and Decisionmaking) 조사에서는 성인의 31%가 육아, 청소 등과 같이 장부에 기장되지 않는 오프라인 활동을 포함해 긱 일자리 형태의 업무 활동에 종사했다고 밝혔다.

한편 메릴랜드 대학교 경제학자들과 인구조사국이 함께 시행한 조사에서는 미 국세청(IRS)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자영업 택시 운전자의 수가 현저하게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그러나 우리가 ‘긱 일자리’라고 부르는 다른 종류의 직업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통적인 일자리와 독립 계약 근로와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세청의 기록이 가구 직접 조사보다 더 정확할 수 있다. 설문 조사에 응답하는 사람들에게는 전통적 일자리든 독립 계약 근로든 모두 같은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한 가지는 분명하다. 승객을 운송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서 어떤 것을 주문할 수 있는 방식의 일자리 혁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있어서 아직 극적인 변화라고 인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록 현 시점에서 ‘긱 이코노미’가 우버 현상에 불과하다 해도, 그 변화는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그것이 이 분야의 연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메릴랜드 대학교의 연구 저자들은 "승객을 운송하는 분야에서 이와 같은 극적인 변화는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종종 오랜 기간 동안의 변화를 수반합니다. 경제 측정의 중요한 목표는 향후 몇 년에 걸쳐 발생하는 일자리의 본질적 변화를 포착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