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최태원 SK회장이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다보스 포럼에서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K그룹은 24일 보스턴 컨설팅 그룹과 함께 ’기업가치에 대한 새로운 접근(Shedding light on the hidden value of business)’을 주제로 한 세션을 개최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업이 해야 할 역할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25일 밝혔다. 다보스 포럼에서 SK가 직접 세션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최태원 SK회장(왼쪽에서 2번째)이 다보스 포럼에서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출처=SK

이날 세션에는 최 회장과 한스 파울 뷔르크너(Hans-Paul Burkner) 보스턴 컨설팅 그룹 회장 외에 조 캐저(Joe Kaeser) 지멘스 회장, 조지 세라핌(George Serafeim)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 및 캐빈 루(Kevin Lu) 파트너스 그룹 아시아 대표 등이 패널로 나섰고, 글로벌 기업인과 투자 전문가, 교수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6년 전 이 자리에서 사회적 가치 추구 개념을 소개한 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한 뒤 그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SPC를 4년간 190여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했는데 지원금(150억원) 보다 더 많은 경제적, 사회적 성과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측정과 보상 시스템을 도입하니 사회적 기업들이 추구해야 할 목표를 더 정확히 인식했고 몰입도를 높여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면서 “이런 효과에 주목해 SK계열사들도 기존 재무성과에 더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더블 보텀 라인(DBL)을 도입했고, 사회적 가치 측정값을 핵심성과지표에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조 연설자로 나선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조지 세라핌 교수는 “SK가 선보인 사회적 가치 추구활동은 기존의 일회성 사회공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선순환 효과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모델”이라고 평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13년 다보스 포럼에서도 사회적 가치 추구의 성과와 가능성을 제시했다. 당시 최 회장은 ‘임팩트 투자‘ 세션의 패널로 초청받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다양한 방법론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SK에너지가 소유한 주유소를 공유 인프라로 개방하고 SK텔레콤이 기술혁신으로 양질의 통화음질을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한 로밍 서비스를 사례로 언급한 뒤 “기업이 가진 유무형 자산을 이해관계자와 공유하거나 혁신적인 기술로 부가가치를 키우는 시도가 더 많아져야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면서 “SK와 함께 많은 기업들이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2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된 다보스 포럼에는 최 회장 외에 최재원 SK수석부회장, 김준 커뮤니케이션위원장(SK이노베이션 사장), 이형희 사회공헌위원장, 조정우 바이오팜 대표 등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이 기간 중 ICT와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분야 글로벌 기업 및 금융계 대표들을 만나 새로운 성장동력원을 모색하는 한편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에 동참하고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최 회장은 ‘중국 경제인의 밤’과 ‘일본의 밤’에 참석해 민간 경제 외교를 벌였고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주관한 리셉션에도 참석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