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삼성자동차 밴 '마스터'. 사진=르노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지난해부터 하반기부터 국내 시장에 밴 트럭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용도에 따라 변형이 가능한 밴이 상용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기존 화물용으로 인식됐던 밴 형태 차들이 다양한 사양으로 무장,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 짐을 실어나르는 운송용부터 항공기 일등석을 방불케 하는 프리미엄 승용 밴까지, 다양한 모델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밴은 크게 화물과 승용으로 나뉜다. 유럽에서는 주로 물건을 실어 나르는 화물용 밴이 많다. 용도에 따라 배달차, 구급차, 소방차 등 특장차 형태로 컨버전(Conversion)된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르노삼성자동차의 ‘마스터’가 대표적인 유럽형 밴이다. 마스터는 유럽에서 개인 사업용이나 중소형 비즈니스용으로 인기가 많다.

국내에 출시된 마스터는 S(스탠다드)와 L(라지) 등 2가지 버전으로 구성됐다. 마스터 S와 마스터 L은 각각 길이 5050㎜·5550㎜, 높이 2305㎜·2485㎜의 외관 크기로 높이와 길이에서 차이가 있다. 너비는 2020㎜로 같다. 길이와 높낮이를 선택해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경쟁 모델격인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는 길이 5150㎜, 너비 1920, 높이 1925㎜, 축간거리 3200㎜다. 크기가 마스터 L보다 전체적으로 작다.

화물용에 가까운 밴인 만큼 높은 적재용량이 특징이다. 마스터는 상용차의 핵심인 적재 중량과 용적이 S 모델 1300㎏/8㎥(세제곱미터), L 모델 1350㎏/10.8㎥다. 마스터 S와 L의 적재함 높이는 1750㎜와 1940㎜, 길이는 2505㎜와 3015㎜, 폭은 1705㎜로 같다. 마스터의 가격은 2900만~3100만원으로 상당히 저렴하다. 연비는 각각 리터당 10.8㎞, 10.5㎞다. 연비를 아껴주는 ECO 모드와 오토 스탑&스타트 기능도 추가돼 있다.

▲ 현대자동차 밴 '쏠라티 무빙 호텔'. 사진=현대자동차

이와 다르게 승용 밴은 이른바 ‘고급차’로 분류된다. 밴을 소비자 선호에 맞게 조립하는 바디빌더사가 좌석을 개조하고 편의사양을 대거 추가한 리무진 형태로 밴을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밴들은 ‘프리미엄 대형 밴’으로 불린다. 프리미엄 승용 밴은 한국이나 동남아 등 소형 화물차가 시장을 장악한 곳에서 주로 팔린다.

프리미엄 밴은 연예인들 사이에서 달리는 호텔과 같다. 빡빡한 스케줄 사이사이에 휴식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일부 스타급 연예인들은 기획사를 옮길 때 프리미엄 밴 서비스를 계약조건에 내걸기도 한다. 연예인 사이에서 프리미엄 밴은 성공의 잣대로 여겨진다. 일부 대기업도 국외 클라이언트를 대행할 때 프리미엄 밴을 사용하기도 한다. 프리미엄 밴은 통상 9인승이기 때문이다. 버스전용차로를 달릴 수 있어 시간을 맞춰 일정을 소화할 때 유리하다.

현대차 쏠라티는 대표적인 연예인 차다. 현대차는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커스터마이징 차량 ‘쏠라티 무빙 호텔’을 판매했다. SM 소속 가수와 배우가 차 안에서 업무를 보고 휴식할 수 있도록 11인승 리무진을 개조한 차다.

후방 탑승 좌석은 165도로 눕혀져 차 안에서도 마치 침대에 누운 것처럼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좌석을 90도로 회전시켜 책상에 앉은 것처럼 대본, 악보 등을 볼 수도 있다. 탑승 공간 앞부분에는 메이크업 도구, 탈착이 가능한 거울, 컬러 밸런스 조절이 가능한 메이크업 전문 조명이 설치됐다. 이를 통해 차 안에서도 완벽하게 헤어 및 메이크업을 준비할 수 있다.

탑승 공간 뒷부분에는 의상 및 신발을 보관할 수 있는 옷장과 스타일링을 마무리할 수 있는 준비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아티스트는 이동차량 안에서도 편안하게 다음 스케줄을 맞출 수 있다.

최근에 출시된 다임러트럭코리아의 ‘스프린터’가 대표적인 프리미엄 밴이다. 국내 출시된 모델은 뉴 스프린터 투어러 319와 519 CDI 등 2종이다. 519 CDI는 차체 길이에 따라 롱과 엑스트라 롱 등 두 가지 바디 스타일로 구성됐다. 엔진은 V6 디젤 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최고 출력은 190마력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밴 '스프린터'. 사진=다임러트럭AG

스프린터의 핵심은 다양한 편의·안전 사양이다. 전동식 사이드미러와 시트, 키리스 스타트 주행 인증 시스템,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시스템, 승객석 루프형 에어컨, USB 충전 장치와 스마트폰 거치대, 전동 슬라이드 도어 등으로 편의성을 키웠다. 이외에 강풍에 차량이 밀리는 현상을 막아주는 측풍 어시스트, 보행자 사고를 예방하는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차선이탈 방지 어시스트 등 안전사양도 갖췄다.

특징은 유통 구조다. 다임러트럭코리아가 차체와 바디로 구성된 스프린터 기본 차량을 수입한 뒤 국내 바디빌더에 판매하는 식이다. 바디빌더는 소비자가 원하는 형태로 컨버전한다. 국내에서는 벤츠의 밴 파트너인 와이즈오토와 바디빌더들이 스프린터 기본 차량을 리무진, 의전 차량, 모바일 오피스, 캠핑카 등으로 컨버전할 전망이다. 가격은 프리미엄인 만큼 조금 비싸다. 바디빌더사인 와이즈오토가 11인승 스프린터를 8000만~1억1000만원 정도에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