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한화그룹 화학부문 회사들은 어려운 대내외적 환경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한화토탈, 여천NCC, 한화케미칼 등 한화그룹 화학부문 회사는 작년에 발표한 투자 계획을 올해도 차질 없이 진행해 석유화학사업에서 경쟁력을 지속해서 유지하기로 했다.

▲ 한화 화학부문 회사 최근 투자 진행 현황. 자료=한화토탈

한화토탈, 폴리프로필렌 강자 예약

한화토탈은 작년 12월에 충청남도 대산공장에 총 5300억원을 투자해 설비 증설을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했다. 연간 폴리프로필렌 40만톤, 에틸렌 15만톤, 프로필렌 4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증설된다. 완공은 2020년 말이 목표다.

고부가 중심의 폴리프로필렌(PP) 설비 증설이 완료되면 한화토탈의 폴리프로필렌 연간 생산능력은 112만톤으로 증가해 국내 선두가 될 전망이다. 폴리프로필렌은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프로필렌을 원료로 생산되는 합성수지다. 전기전자소재, 자동차 내외장재, 필름 및 포장재, 식품용기 등 생활 속에 다양하게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소재다.

또 한화토탈은 대산공장 NCC(납사크래커·납사 분해시설) 가스 크래커 증설을 통해 에틸렌 15만톤, 프로필렌 4만톤을 추가로 증산할 계획이다. 한화토탈은 2017년 4월과 12월에도 9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에틸렌 31만톤, 프로필렌 13만톤, 폴리에틸렌(PE) 40만톤 증설을 결정했다. 2018년의 증설 발표까지 합치면 2020년까지 대산공장에 총 1조 43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가 진행되는 것이다.

근래에 발표된 모든 증설이 끝나면 한화토탈의 석유화학 기초원료 연간 생산량은 2018년 기준 에틸렌 109만톤, 프로필렌 93만톤 수준에서 2020년에는 에틸렌 155만톤, 프로필렌110만톤 규모로 늘어나게 된다.

한화토탈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는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 때문이다.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면서, 기초원료를 활용해 합성수지 생산도 함께 늘려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하면 변동성이 심한 석유화학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한화토탈의 설명이다.

한화토탈은 이번 증설로 석유화학 기초원료 생산시설과 그 원료를 활용하는 합성수지 생산시설 확대를 동시에 추진함으로써 경제적인 증설 공사는 물론 완료 후 대산공장 전체의 생산 밸런스와 밸류체인을 최적화해 공장 생산 및 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이같은 증설 계획은 북미지역 석유화학 회사의 공세와 중국의 증설 등으로 점점 치열해지는 세계 석유화학 시장 변화에 선제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면서 “석유화학 회사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꾸준한 증설과 같은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 한화토탈 대산공장 전경. 출처=한화토탈

한화케미칼, VCM·PVC 증설에 3000억원 투자

한화케미칼은 작년 3월 VCM 및 PVC 증설에 1700억원, 석유수첨수지 공장 신설에 1300억원을 투자해 총 3000억원을 전라남도 여수공장 설비 증설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VCM은 PVC의 원료다. PVC는 바닥재, 창호, 파이프, 차량 내장재 제작에 사용되는 소재다. 석유수첨수지는 DCPD 수첨수지로 무색, 무취, 무미의 열가소성 수지로 열과 안정성이 뛰어난 특성을 갖고 있다. 고열 접착제 등에 사용돼 의료용품 등을 제작하는 데 사용된다.

증설이 완료되면 여수 공장에서는 VCM은 연간 15만톤, PVC는 연간 13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석유수첨수지 공장은 올해 완공이 목표인데, 완공되면 연간 5만톤 생산이 가능해진다.

한편 한화케미칼은 공정개선 등으로 중국 닝보 PVC 공장에서도 생산능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중국 닝보 공장에서도 꾸준한 공정개선등을 통해 PVC생산능력을 연간 2~3만톤 늘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PVC원재료인 VCM생산능력도 30만톤 수준에서 40만톤 수준으로 확대해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화케미칼의 닝보 PVC 공장의 공정개선과 여수 PVC공장의 증설이 완료되면 올해 한화케미칼의 총 PVC 생산능력은 118만톤이 돼 PVC분야에서 세계 9~10위권 업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천NCC도 7400억원 투자

여천NCC는 작년 8월 제2NCC 증설에 6000억원을 투자하고, 신규 부타디엔(BD)공장 건설에 14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NCC 증설은 2020년 완료를 목표료 진행되는데, 완공되면 여천NCC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2018년 기준 195만톤에서 2020년 228만 5000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BD공장도 2020년 완공이 목표인데 공장이 완공되면 여천NCC의 BD생산규모는 2018년 기준 연 24만톤에서 37만톤으로 증가하게 된다. 여천 NCC에서 생산된 기초원료는 주로 관계사인 대림산업과 한화케미칼에 공급된다.

이같은 한화그룹 화학부문 회사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감에 따라 한화그룹이 작년 8월 발표했던 화학부문 5조원 투자 계획도 현재까지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