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미국이 이번 주 예정된 중국과의 예비 협상을 취소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출처= CNBC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중국과의 무역 협상 데드라인은 3월 1일이다. 협상시한을 한 달여 앞두고 여전히 긴장감이 팽배하다.

뉴욕증시 등 자본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협상 재개를 호재로 인식하며 급락세를 마감하고 연이어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 12월 24일이후 줄곧 상승세를 이어온 뉴욕증시가 쉬고 가려는 듯 지난 밤 뉴욕증시는 미중 무역협상의 근거없는(?) 소식에 또 한번 요동을 쳤다.

미국 당국자가 언론 보도내용에 직접 부인하며 진화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시장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로 협상을 주시하고 있다.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은 여전히 구체적인 합의안 도출과는 거리가 멀다. 구조적 문제 개선에는 여전히 의견차이가 크다. 지난 밤의 자본시장 요동은 앞으로의 행로가 얼마나 험할 것인가를 보여준다. 마감시한 한달을 남기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 지금부터가 본론이다.   

커들러 위원장 '예비협상 취소' 직접 부인했지만 

협상 시한을 한 달 여 앞두고 미국이 이번 주 예정된 중국과의 예비 협상을 취소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이를 즉시 부인하며 시장충격 진화에 나섰다.

이달 말 워싱턴에서 가질 예정인 장관급 회담에 앞서 이번 주 예비 회담(planning meeting)을 갖자는 중국측의 제안을 미국이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커들로 위원장은 CNBC와의 회견에서 “취소한 적 없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그는 "다른 중간 회의가 예정되어 있지 않았다. 상황은 변한 게 없다. 우리는 협상을 향해 가고 있다”며 이달 말 고위급 회담이 "매우, 매우 중요하며, 결정적인 회담"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류허 부총리는 오는 30, 31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S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양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합의한 시한인 90일 이내에 합의를 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린제이 월터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달 말 류허 부총리와의 고위급 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양측이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측의 회담 제의를 미국이 거부했다는 소식에 폭락했던 주식 시장은 커들로 위원장이 이를 부인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CNBC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서 2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이달 말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고위급 회담에 앞서 중국 정부의 제2차 차관급 회담 개최 제안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 세계 경제성장 둔화 전망이 잇따라 발표되고 미국의 중국측 회담 제안거절 소식에 22일 다우지수는 3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출처=SIX   그래프= WSJ

미국 언론들은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

미 무역대표부와 재무부는 이에 대한 언급을 피했지만, 미국이 예비 회담을 거부했다는 것은 미국과 중국이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의견 차이가 아직 크다는 신호라고 CNN은 전했다. FT도 "중국이 외국 합작회사를 통한 강제 기술 이전과 중국 경제의 광범위한 구조 개혁(지적 재산권) 문제 등 두 가지 핵심 사항에서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해 예비 회담이 취소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두 경제 대국 사이 긴장 고조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상이 실패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2000억 달러의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10%에서 25%로)할 수 있으며 나머지 2450억 달러에 대한 추가 관세도 부과될 수 있다고 위협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중국과의 협상이 잘 되고 있다며 낙관론을 표명했지만, 중국이 양보를 하기 전에는 중국에 대한 어떠한 관세 완화 조치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은 "제재 조치(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은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며 "협상이 타결되면 제재를 하지(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1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중국 경제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중국이 합의하도록 미국이 (관세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긴장과 새로운 정책으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경제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은 더 이상 장난치지 않고 협상에 합의하는 것이 합당하다!"

▲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긴장과 새로운 정책으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경제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은 더 이상 장난치지 말고 협상에 합의하는 것이 합당하다!"    출처=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폼페이오 "낙관적이지만 어떤 예상도 자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이달 말 중국과의 회담에 대해 낙관적이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어떠한 예상도 자제했다.

그는 “무역 불균형과 더불어, 미국 기업들이 자신들의 영업 비밀과 지적 재산이 도용될 위험 없이 중국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을 포함해, 세계 양대 경제 대국 간에 아직도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있다”며 "그런 모든 문제들이 건설적으로 협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도 지난 주 폭스 뉴스(Fox News)와의 인터뷰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세부 사항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품과 관세율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기술과 관련된 현안들이 다뤄지지 않았고, 구조적 현안들도 여전히 답보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측 협상 관계자들은 무역에 관한한은, 중국이 미국의 농산물, 에너지, 공산품, 기타 서비스를 과연 얼마나(substantial amount) 구매할 것인지가 관건이며, 미 무역대표부(USTR)가 발표한 것처럼, 중국과의 모든 무역 협정은 "지속적인 검증과 효과적인 이행"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