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미디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구글 유튜브에 50대 이상이 대거 몰리고 있다. 앱분석 업체 와이즈앱은 22일 지난해 기준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50대 이상의 유튜브 사용시간과 사용자 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1월 50대 이상의 유튜브 사용시간은 49억분에 불과했으나 8월 64억분, 12월에는 87억분으로 크게 늘어났다.

50대 이상이 유튜브에 매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정치적 콘텐츠의 범람과 관련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현재 유튜브는 정치 콘텐츠의 천국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홍카콜라>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알릴레오>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자리를 잡고 있다. 전통적인 지상파 방송의 시장 장악력이 낮아지며 미디어 다양성이 50대 이상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정치 콘텐츠의 범람은 곧 중장년층의 유튜브 행을 유도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 유튜브에 50대 이상이 몰리고 있다. 출처=와이즈앱

흥미로운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먼저 중장년층의 유튜브 유입이 먼저냐, 정치 콘텐츠의 범람이 먼저냐의 질문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전자에 무게를 둔다. 대통령 탄핵 정국이 벌어지며 기성 미디어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고, 주로 보수층인 중장년층이 그 대안으로 유튜브로 몰리며 정치 콘텐츠를 소비하자 공급량도 크게 늘어났다는 평가다.

유시민 이사장의 <알릴레오>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으나 보수층의 유튜브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위력을 발휘하는 이유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팟캐스트라는 음성 인터페이스가 진보 진영의 놀이터였다면, 동영상 중심의 유튜브는 반대의 현상이 펼쳐지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정치적 지형의 변화와 주로 자극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특수성, 여기에 유튜브 특유의 직관적인 영상 문법이 시장에 안착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저연령과 중장년층을 아우르는 핵심 사용자 경험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된다.

이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 등이 범람하는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규제의 방향성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는 가운데, 유튜브가 '만인을 향한 마이크'가 되어가는 장면도 중요하다.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도 유튜브를 통해 이뤄졌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유명인들의 복귀 무대로 어김없이 유튜브가 간택되는 분위기다. 결국 정치적 지형의 변화와 오픈 플랫폼의 특성, 여기에 중장년층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유튜브를 우투브로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