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CJ프레시웨이가 연초 공모채 시장의 흥행 바톤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 수요가 풍부한 가운데 마이너스(-) 현금흐름과 과도한 재무부담은 걸림돌이다. 특히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CJ프레시웨이는 물론 자회사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으로 부채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유산스의 원활한 회전, 대체조달 능력 등을 감안하면 유동성 대응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CAPEX 확대, 자회사 지분 확보 등으로 수익성이 소폭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투자자들이 성장 혹은 재무부담 중 어느 쪽에 배팅할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A0, 안정적)는 오는 22일 7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트랜치(tranch)는 3년물 단일물이며 희망금리밴드는 –20bp~+20bp로 제시됐다.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발행도 열어뒀다. 주관업무는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CJ프레시웨이가 공모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은 2년만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전액 차환에 쓰인다. 지난해에는 만기채권 상환을 위해 보유한 현금을 사용했다. 같은 해 기존 신종자본증권 상환 목적으로 사모(영구채 260억원) 시장을 찾았다.

한편, 자회사인 에프앤디인프라도 5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조달한 자금은 CJ프레시웨이가 보유했던 물류센터 부지를 확보(860억원)하는 데 사용됐다. 이후 CJ프레시웨이와 임대계약을 체결했다.

CJ프레시웨이의 연결기준 신종자본증권(에프앤디인프라 발행)은 자본으로 분류돼 있다. 부지 임대 거래는 별도기준 금융리스부채로 계상돼 있다.

▲ CJ프레시웨이 주요 재무지표 [출처:한국기업평가]

급격히 늘어나는 부채규모를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CJ프레시웨이의 EBITDA 창출 규모는 지난 2014년 419억원에서 2017년 743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1607억원에서 3183억원으로 증가했다. 사업기반 확충 과정에서 운전자본 증가, IT투자, 물류센터 증설 등에 따른 자본적지출(CAPEX), 자회사 인수·설립 과정에서 자금소요가 지속된 탓이다. 신종자본증권의 부채성격을 감안하면 재무부담은 더욱 커진다.

나이스신용평가는 CJ프레시웨이의 신용등급 하향 기준으로 부채비율 300%이상, 조정순차입금/EBITDA 7.5배 초과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CJ프레시웨이의 부채비율은 301.4%, 조정순차입금/EBITDA 5.4배로 하향 트리거를 일부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력사업인 식자재 등의 낮은 수익성, 운전자본 투자 부담으로 영업현금흐름 개선은 다소 어려울 전망이다. 작년 3분기말 기준 CJ프레시웨이의 잉여현금흐름(FCF)는 703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자회사 지분매입과 투자 이후 프레시원 사업 등이 지난 2017년 흑자전환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 3426억원이다. 이중 단기성 차입금은 2848억원으로 83.1%를 차지하고 있다. 단기 상환부담은 높은 편이다.

다만, 식재료 수입관련 유산스는 원활한 회전 사용이 이뤄지고 있다. 보유현금성자산은 240억원, 미사용여신한도, 토지·건물 등을 통한 대체자금조달능력 등을 감안하면 유동성 대응능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IB관계자는 “투자 및 지분확대 등으로 재무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속된 투자 이후 CJ프레시웨이의 실적이 소폭 안정됐다는 점은 긍정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초 채권시장 전반 수요가 풍부한 상황인 만큼 우려보다는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