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특정 장르 개발에 집중하며 해당 장르에서 두각을 보이는 게임사들이 관심을 모은다. 각 게임사들은 여러 장르의 게임 개발에 힘쓰는 것보다는 한 가지 장르의 게임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엔씨소프트, 국내 MMORPG의 대명사

▲ 리니지 이미지. 출처=엔씨소프트

국내 주류 게임 장르인 MMORPG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단연 엔씨소프트다. 일각에서 수익 모델에 대한 비판이 나오긴 하지만 회사의 MMORPG 개발력만큼은 업계 내에서도 모두 인정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엔씨의 게임을 장기간 즐기는 마니아들은 여전히 많다.

엔씨는 1998년 출시된 PC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시작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기 시작했다. 당시 넥슨의 바람의나라, 어둠의전설 등과 함께 1세대 PC온라인 게임 시대를 열었다. 현재는 두 게임사 모두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 게임사가 됐지만 운영 노선은 조금 다르다. 넥슨은 다양한 장르와 IP, 다수의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엔씨는 퍼블리셔 역할보다는 개발사로서 자사 IP를 이용한 게임 중 특히 MMORPG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리니지는 출시 후 대박을 터트렸고 엔씨는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길드워 시리즈 등 굵직한 MMORPG 후속작을 내놓으며 회사 규모를 키웠다. 사실상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모든 MMORPG가 흥행했다. 해당 게임들은 현재까지도 분기 매출 수백억을 꾸준히 기록하며 엔씨의 매출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리니지를 시작으로 개성이 다른 MMORPG 장르 게임을 여럿 성공시킨 셈이다. 

다른 장르의 게임을 일체 개발·서비스하지 않은 건 아니다. 캐주얼 PC 댄스 게임 러브비트,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에서 개발한 모바일 야구 게임 프로야구H2, 모바일 퍼즐 게임 아라미 퍼즈벤처, 수집형 RPG 모바일게임 리니지 레드나이츠 등을 서비스하고 최근 스푼즈 IP를 이용한 모바일게임 12번가 이야기를 개발하고 있긴 하지만 회사의 주력은 MMORPG 개발·서비스다. 올해 출시 예정작인 모바일 게임 5종을 보면 그 방향성이 분명해진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기존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세 가지 PC 온라인게임 IP를 이용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2M, 아이온2, 블레이드앤소울2, 블레이드앤소울M, 블레이드앤소울S를 내놓을 계획이다. 가장 먼저 나올 예정인 게임은 상반기 출시 예정인 리니지2M이다. 엔씨는 “어떠한 경험의 단절 없이 모든 플레이어가 세상의 일부가 되는 리얼리스틱 월드를 경험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리니지2M_대표이미지

PC에선 리니지의 리마스터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최근 리마스터 적용 1차 테스트는 마쳤으며 다음달 20일까지 2차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후 유저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정식 리마스터를 업데이트하겠다는 방침이다. 

‘모바일 캐주얼 게임’ 외길 걷는 선데이토즈

▲ 애니팡2 출시 5주년 이미지. 출처=선데이토즈

몇 년 전부터 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가벼운 캐주얼 게임이 주류던 초기 스마트폰 시장 시절에서 좀더 무거운 게임으로 분류되는 RPG 장르 게임들이 득세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앱마켓 매출액 순위 상위권은 대부분 RPG 차지다. 기업들도 MMORPG 개발·서비스에 힘을 많이 쏟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에도 선데이토즈는 초심을 이어가며 캐주얼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7월 애니팡이 성공한 후 회사는 꾸준히 캐주얼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했다. 2013년 2월엔 애니팡 사천성을 이어서 내놓았고 2014년 1월 애니팡2를, 7월엔 아쿠아스토리를 출시했다. 애니팡 IP를 이용한 게임에도 도전했다. 2015년 9월 상하이 애니팡, 12월 애니팡 맞고, 2016년7월 애니팡 포커, 11월 애니팡 터치, 2017년1월 애니팡 섯다 등이 그 예다.

기존 게임의 업데이트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애니팡2는 지난 14일 서비스 5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있고 매일 30만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즐기고 있다.

그러나 선데이토즈가 실적이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건 아니다. 캐주얼 게임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요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선데이토즈는 캐주얼 게임 개발·서비스를 이어가며 다른 방법으로 활로를 찾고 있는 모양새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스에 HTML5 기반의 게임 여러 종을 출시하며 새로운 플랫폼으로 진입했고 글로벌 유명 IP를 이용한 게임을 만들며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17년10월에는 스누피를 이용한 틀린그림찾기 게임을 출시했고 지난해 1월엔 위베어 베어스 IP를 이용한 위베어 베어스 더퍼즐을 선보였다. 광고를 보면 게임 내 아이템을 얻는 형식을 일부 지역에 적용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시도하고 있다. 

▲ 위베어 베어스 더퍼즐 이미지. 출처=선데이토즈

최근엔 캐주얼 모바일 게임의 ‘대작화’를 선언했다. 글로벌 미디어 회사 터너가 운영하는 애니메이션 채널 카툰네트워크의 유명 IP 4종을 활용해 가벼운 캐주얼 게임이 아닌 ‘대작’ 캐주얼 게임을 개발한다는 게 골자다. 해당 게임은 SNG 기반의 캐주얼 게임이며 2020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이어 ‘미소녀 게임’ 서비스 흥행시킨 X.D 글로벌

▲ 소녀전선 이미지. 출처=소녀전선 공식홈페이지

중국 게임사 중에 국내에서 가장 눈에 띄고 있는 게임사는 X.D 글로벌이다. 지난해 지스타에서도 B2C 부스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X.D 글로벌은 미소녀 게임을 여럿 출시했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인기가 상당하다. X.D 글로벌은 지난 2017년6월 전략 육성 게임 소녀전선 서비스를 시작으로 미소녀 게임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았다. 

게임 장르 특성상 일러스트와 캐릭터 디자인 등이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이용자들의 합격점을 받았다. 유저들은 지갑을 아끼지 않고 열어 매출액 순위권에도 올랐다. 소규모 개발사가 개발한 게임인 걸 감안하면 상당히 성공한 게임인 셈이다. 통상 매출액을 많이 내는 모바일 게임의 경우 과금 유도에 대한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데도 일각에서 이 게임은 과금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호평이 나오기도 했다. 

X.D글로벌은 기세를 몰아 같은해 10월에 미소녀 3D 액션 모바일 게임 붕괴3rd를 연이어 출시했고 지난해 3월엔 미소녀 모바일 게임 벽람항로를 출시했다. 두 게임 모두 꾸준히 순항하고 있으며 X.D글로벌이 출시하는 미소녀 게임은 별도의 마케팅 없이도 마니아층이 찾는 게임이 됐다. 

X.D글로벌은 자사가 가지고 있는 특색을 최대한 활용한 게임을 계속 내놓고 있다. 지난해 9월엔 비대칭 서바이벌 대전 게임 제5인격을 선보였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장르에 집중하는 게임사들의 저력이 대단하다”면서 “그런 과정을 통해 게임사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