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한때 국내 스마트폰 브랜드의 최고로 여겨졌던 스카이 브랜드가 돌아온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샤오미 등에게 공한증(恐韓症)을 선사하겠다는 야심찬 선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박종일 착한텔레콤 사장의 이야기다.

▲ 박종일 대표가 스카이로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스카이 브랜드… “이유가 있다”

스카이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스카이는 기사회생한 팬택의 손에서 IM-100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냉혹한 시장의 원리에 부딪쳐 끝내 무너진 바 있다. 그러나 스카이의 가능성을 확인한 착한텔레콤이 팬택과 손을 잡고 또 한 번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설 전망이다. 스카이의 부활은 휴대폰 유통으로 벤처기업 인증을 획득한 착한텔레콤이 주도한다. 팬택과 포괄적인 협력 계약을 통해 스카이 브랜드를 가져오는 한편 스카이서비스센터 인수 및 기존 팬택 인력의 승계도 진행한다.

박종일 착한텔레콤 대표는 KTF 무선 네트워크 엔지니어를 거쳐 2011년 대우증권에 입사, 빅데이터와 관련된 주가예측 업무를 맡았다. 당시는 스마트폰의 출시로 모바일 생태계가 꿈틀하던 시기다. 박 대표는 높은 연봉을 약속한 회사를 과감하게 퇴사해 착한텔레콤을 설립했다.

초반에는 어려웠다. 10개월 후 5명의 공동 창업자가 모두 떠나고 박 대표는 음성화된 스마트폰 리베이트 시장을 양지로 끌어오기 위해 비교 사이트를 운영하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역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요금할인 25% 등이 활성화되며 단말기 자급제가 탄력을 받았고, 박 대표는 중고폰 유통 시장에 뛰어들었다.

박 대표는 “통신사와 제조사의 분리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봤고, 단말기를 제조하거나 중고폰을 유통하는 쪽이 사업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면서 “고민을 거듭한 후 당장 단말기를 제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 중고폰 유통으로 비즈니스를 선회한 이유”라고 말했다.

사업은 성공적으로 전개됐다. 신뢰가 발판이 되어 착한텔레콤의 사명처럼 ‘착한 비즈니스’가 시장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비약적인 매출 상승과 더불어 조직의 규모도 커졌다. 이제 국내 중고폰 유통 플랫폼에서 상당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박 대표는 중고폰 유통 전략이 탄력을 받은 지금이 새로운 도전에 나설 때로 봤다. 바로 스카이 브랜드의 부활이다. 박 대표는 “착한텔레콤은 스카이 브랜드를 살려 올해 상반기 중 스카이 스마트폰 1종과 폴더폰 1종을 출시할 계획”이라면서 “스마트폰 모바일AP는 퀄컴 스냅드래곤, 운영체제는 구글 안드로이드다. 팬택 연구소 출신의 개발진과 협업해 공동 개발 및 인증 과정을 거쳐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품질을 확보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제품 생산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해외에서 양산되며, 이를 위해 착한텔레콤은 연구인력을 해외 현지 공장으로 파견하여 생산 공정을 점검했다”면서 “스카이 브랜드의 품질을 유지하고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스카이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 대표는 “커넥팅이라는 브랜드로 자체 사물인터넷 기기를 제작해 판매했고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어려웠다”면서 “고민을 하던 중 지난해 팬택의 스카이 재고폰 1000개를 받아 시범적으로 유통했는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직 스카이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과 충성도가 여전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브랜드가 중요해지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스카이의 가치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박 대표는 “스카이 재고폰을 유통하는 상황에서 어떤 고객은 상품을 구매한 후 박스도 열지 않고 소장하는 것을 봤다”면서 “누군가에게는 스카이 브랜드를 소유하는 것 자체가 가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스카이의 브랜드 파워가 여전하지만 이 부분만 믿고 사업을 전개하기는 대내외적인 조건이 너무 나쁘다. 당장 글로벌은 물론 국내 스마트폰 시장도 역성장을 시작했고, 무엇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공세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스마트폰 시장의 업황악화를 두고는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상황이 나쁘다고 볼 수 없다”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가 줄어들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주요는 늘어나고 있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카이의 브랜드 가치에 가성비로 무장한 중저가 스마트폰의 수요가 더해지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박 대표는 “단순히 저렴한 스마트폰, 폴더폰을 판매하려는 것이 아니다”면서 “성능도 좋고 가격은 낮은 가성비에 스카이의 브랜드 가치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저가 스마트폰, 폴더폰 시장을 겨냥했다면 중국 제조사들이 경쟁자가 된다. 박 대표는 “화웨이와 샤오미가 우리의 경쟁자”라면서 “최근 국내 시장에 중국 제조사들이 총판을 통한 시장 진입을 서두르는 상황에서 이들에 맞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글로벌 전략과 사업 목표를 제시하지 않아 눈길을 끈다. 박 대표는 “우리는 글로벌 시장, 동남아시아 시장을 노리지 않고 철저히 국내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 것”이라면서 “무리하게 매출 목표를 정하면 거기에 맞춰 조직이 무거워진다. 제조사의 통신사 단말기 밀어내기 등 악재를 보라. 우리는 실리를 추구할 것이며, 목표를 정하지 않는 것이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 지점에서 ‘스카이 특유의 브랜드 가치와 가성비만으로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가능하다. 박 대표는 파트너십과 유통 AS망을 추가 무기로 언급했다. 박 대표는 “중고폰 유통을 하며 파트너들과 쌓아온 신뢰가 강하고, 사설 수리점을 포함해 연말까지 총 100개 이상의 서비스 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국내 시장에 들어온 중국 제조사들이 절대 할 수 없는 상대적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외 IoT(사물인터넷) 및 모바일 주변기기도 출시된다. 이미 국내외 하드웨어 제조사 및 스타트업과의 협력이 진행됐으며 주요 제품은 스카이서비스센터를 활용한 전시 및 애프터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당장 스카이의 첫 무선 이어폰인 스카이 핏 프로가 고객들과 만난다.

▲ 박종일 대표가 스카이로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스카이는 우리의 자산이자 자신감

박 대표는 “스카이라는 브랜드는 한국 모바일 산업에 있어서 중요한 자산이자 역사다. 최근 통신유통 환경의 변화 및 단말기 자급제 시장의 확대는 스카이 휴대폰 복귀에 좋은 환경이라 판단되어 팬택과의 협력을 추진하게 되었다”며 “또한 한국의 모바일 환경이 5G 시대로 확대되는 만큼 더욱 다양한 휴대폰과 IoT 디바이스를 국내 이용자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마지막으로 “다소 추상적이지만, 국내 모바일 유통에서 뭔가 재미있고 건전한 경쟁이 벌어질 수 있도록 만드는 ‘메기’가 되고 싶다”면서 “우리가 손해를 보더라도, 꼭 선순환 구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