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유료 모바일 게임의 존재감이 갈수록 줄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유료 모바일 게임일지라도 부분 무료 게임의 압도적인 매출액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하는 탓이다. 게임의 주류 과금 모델은 부분 유료화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국내 구글플레이 스토어의 유료 게임 순위에 따르면 상위 TOP 10에서 1위와 2위를 기록한 모장의 마인크래프트와 반지하 게임즈의 서울 2033: 후원자가 각각 이날 기준 매출 순위 133위와 321위를 기록했고 3위부터는 매출액 순위권 집계 범위 밖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료 게임이란 패키지 게임을 말한다. 게임을 무료로 즐기되 자유롭게 게임 내 아이템을 유료로 구매할 수 있는 부분 유료 게임과 달리 처음부터 게임 자체를 구매하는 형식이다. 유료 게임 내에도 추가로 돈을 내고 구매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는 경우도 있다. 통상 패키지 판매 모델은 콘솔 게임에서 두드러지지만 모바일에서도 일부 게임사는 패키지 판매 형태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 1월20일 기준 구글플레이 상위권 유료 게임 매출 순위. 출처=모바일인덱스

시장의 주목도는 미미하다. 수익 모델과 플랫폼의 특성상 많은 매출을 내기 힘든 탓이다. 잘 알지 못하는 모바일 게임에 선뜻 지갑을 여는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다. 대작 콘솔·PC 패키지 게임은 과거부터 내려온 걸출한 시리즈가 있고 굵직한 타이틀을 선보이는 대형 게임사들이 있다. 해비 게이머들은 그런 게임들을 구입하는 데 돈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대형작들을 중심으로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스팀 등 유통 플랫폼을 통해 시장이 형성되고 그 속에서 소규모 게임사가 내놓은 게임이 주목받기도 한다. 반면 모바일 게임은 유료 타이틀로 높은 매출을 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

물론 많은 매출을 내고 있는 무료 게임과의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 출시되고 있는 유료 모바일 게임은 대체로 인력과 제작비가 적은 인디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대박을 터트린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조차 전체 매출액 기준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는 점은 유료 모바일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낮은 관심도를 방증한다. 

단순히 인지도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최대 게임 업체 넥슨의 자회사인 네오플이 개발한 어드벤처 모바일 게임 애프터 디 엔드는 넥슨이 최초로 선보이는 유료 모바일 게임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애프터 디 엔드는 지난 2017년3월 출시 이후 유료 부문 순위 상위권에 올랐지만 매출액으로는 최대 186위에 그쳤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게임의 다운로드 추정치는 1만~5만 건이다. 가격은 4800원이다. 2만5000천명이 게임을 구입했다고 가정하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의 약 2년간 누적 매출액은 1억2000만원이다. 여기에 마켓 유통 수수료 30%와 개발비·인건비를 제외하면 사실상 게임의 사업성에는 적신호가 들어올 것으로 분석된다. 게임성 면에서는 긍정적인 평이 주를 이루는 게임인데도 그렇다. 

넥슨은 올해 퍼즐 게임 네 개의 탑으로 유료 게임 시장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 해당 게임의 성과도 관심사다.

게임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사업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게임 시장 수익 모델의 주류는 부분 유료화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글로벌로 수백만 카피를 팔고 수익을 내는 건 탑티어 게임들만이 가져갈 수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인디 게임들도 유료 게임 시장을 노릴 수 있지만 쉽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부분 유료화 모델은 초기 진입 장벽이 낮아 사용자들에게 좀더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의 수명이 늘어나는 장점 등이 있어 국내뿐만 아니라 주류 해외 게임사들도 해당 수익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실제로 실적 성과도 좋다. 다만 일각에선 많은 게임이 과도하게 낮은 확률형 아이템의 뽑기 확률과 과금 유도를 한다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