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는 과점체제가 장기간 지속되어 온 통신시장 내 후발기업이지만 4G LTE 서비스에 대한 선제적 투자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무선통신 시장 내 21.2%, 인터넷 및 IPTV 시장 내 각각 18.5%, 23.9%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그룹 지주회사인 LG가 지분 36.05%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5G 투자 확대로 통신사들의 투자 비용도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대규모 투자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금흐름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수익성 개선에 일조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용평가사들도 LG유플러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타 통신사 대비 신용등급이 낮은 LG유플러스가 그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LG유플러스(AA/안정적)는 2개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상향조정 검토 조건 일부를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빠르면 반기실적이 나오는 정기검토 기간에 등급상향 가능성도 점쳐진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부채비율 130% 미만, ▲차입금의존도 30% 미만 유지 예상 등을 제시했다. LG유플러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93%이었고, 차입금의존도는 23.1%다.

한국신용평가는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 1.8배 미만 ▲총차입금/자산총계 지표 35% 미만 안정적 유지 등을 제시했다. LG유플러스의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약 1배며, 총차입금/자산통계는 23.1%다.

LG유플러스 차입금 규모는 점차 축소되고 있다. 2017년 3조3416억원으로 지난 2014년 대비 1조1958억원 줄었다. 1년 내 만기가 오는 단기성 차입금 비중도 31.3%인 9456억원으로 비교적 낮다.

▲ LG유플러스 총 차입금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4G망 구축 등 투자가 일단락된 탓이다. LG유플러스의 자본적지출(CAPEX)은 2014년 2조3102억원에서 2017년 1조3204억원으로 감소했다.

4G 상용화에 따른 투자성과가 나오면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늘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EBITDA는 2013년 1조8568억원에서 2017년 2조5153억원으로 증가했다. 한 해 수익이 단기성 차입금을 상쇄한다. LG유플러스의 LTE 가입자 비중은 지난해 9월말 기준 94.3%로 경쟁사 대비 가장 높다. SKT와 KT는 87% 내외다.

투자비가 줄고 실적이 늘자 잉여현금흐름(FCF)도 자연스럽게 개선됐다. 2013년 마이너스(-) 1626억원에서 2017년 9591억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는 3584억원을 기록하며 감소 추세로 접어들었다. 5G 설비 투자 등이 원인이다.

▲ LG유플러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잉여현금흐름(FCF).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이영규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수익성 개선 및 투자 규모 축소 등으로 우수한 현금흐름 창출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5G 투자 확대, 재무부담 증가

5G 투자비용 증가로 차입금이 늘어나고 현금 흐름이 나빠지면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투자비용은 오는 3월 예정인 5G 본격 도입으로 점차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5G는 4G보다 많은 기지국 구축이 필요해서 투자비용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5G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기지국이 많이 필요하다. 고주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고주파는 속도는 빠르지만 전파 도달 거리가 짧은 단점이 있다.

5G 투자비용은 통신3사 총합 5년간 20조원을 지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LTE 망 구축 총액은 8년간 약 20조원이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5G 기지국 수가 4100여개라고 밝혔다. 반면, 지난 2014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밝힌 통계에 따르면 4G 기지국 수는 광대역 포함 14만6524개였다.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인터넷티비(IPTV) 관련 투자비용 추가 지출 가능성도 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CJ헬로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유망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IPTV 매출 성장을 위한 발판이다. 실제 LG유플러스의 IPTV 매출은 2015년 4968억원에서 2017년 7456억원으로 늘었다.

▲ LG유플러스 인터넷티비(IPTV) 매출액 및 매출비중. 출처=나이스신용평가

LG유플러스 관계자는 “CJ헬로 인수에 노력중인 것이 맞다”라며 “상반기 안에는 인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5G 투자로 자금소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수 자금지출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재무안정성이 다소 저하될 수 있다”면서 “다만 현재 재무상태 등을 감안할 때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분석했다.

단기 투자부담은 덜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해 5G 주파수를 할당하면서 네트워크 구축 의무를 3년 내 15%로 크게 낮췄기 때문이다. 4G의 경우 3년 내 55% 구축 의무가 있었다.

5G 주파수 가격도 분할 납부한다. 낙찰가 1조167억원 중 25%인 2542억원을 지난해 일시 지급했다. 나머지는 사용기간에 걸쳐 분할 납부한다. 5년 동안 연 918억원을 지불하고, 이후 607억원을 나눠서 낸다.

이영규 책임연구원은 “네트워크 보완투자, 주파수 할당대금 납부 등 경상적인 투자가 지속될 전망이나, 당분간 대규모 투자소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실적은 유지, 성장은 둔화... 화웨이는 ‘족쇄’

향후 LG유플러스의 수익성은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성장은 다소 불투명한 상황이다. 5G 상용화에 따른 데이터 비용 지출 증가 등으로 전체 통신비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중에, 정부의 취약계층 통신비 인하 정책(월 1만1000원) 등이 수익성에 좋지 않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익모델이 구체화되고 시장 흐름에 따라 킬러콘텐츠가 형성되면 실적 성장은 개선될 여지가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상각전영업이익을 2조5865억원으로 추정했다. 2017년 대비 712억원 늘어났지만, 이익 규모를 고려하면 사실상 정체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입자 당 매출(ARPU) 이 떨어질 우려도 있다. 실제로 LG유플러스의 ARPU는 2014년 3만6601원에서 2017년 3만5286원을 기록하며 지속 하락 중이다.

▲ LG유플러스의 가입자 당 매출액. 출처=나이스신용평가

‘화웨이’ 이슈도 있다. 중국의 통신기업 화웨이가 통신사업을 벌이면서 타국의 기밀을 빼내 자국에 제공한다는 우려가 지난 몇 년간 미국을 중심으로 제기돼왔다.

현재 5G 장비로 화웨이를 택했다고 밝힌 통신사는 국내에서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 사실관계를 떠나더라도 브랜드 이미지 악화로 인해 고객이 이탈될 가능성은 있는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보안 우려의 경우 사실 모든 사업자에게 해당되는 것이다”라며 “화웨이가 장비시장을 잠식하다시피 하니까 상대적으로 견제를 많이 받아 그러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정부와 연계해 정보를 유출시킨다는 건 사업적 관점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 라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