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보험개발원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보험개발원은 지난 7일부터 AOSα(AOS알파)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AOS알파는 (Automobile repair cost On-line Service α) AI기반 수리비 전산견적 온라인시스템을 말한다.

AOS알파는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자동차보험 보상업무에 시범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기존 인력의 생사여부를 비롯해 자동차보험 보상업무에 어떤 효과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AOS알파의 탄생 배경은?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보험 산업이 만나는 인슈테크가 신성장동력으로 등장했다. 보험업계도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업무 효율화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국내 자동차보험 산업은 성장이 침체되고, 원가관리에 대한 어려움이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보상 업무의 근본적인 혁신을 위한 딥 체인지(Deep Change)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보험개발원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AI 기반 수리비자동산출 시스템 개발에 대한 타당성에 대해 선행연구를 진행했다.

이 시스템은 사고로 파손된 차량의 사진을 기반으로 AI가 손상된 부위의 판독부터 수리비 견적 산출까지 자동으로 처리한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선행연구 결과, 차량의 부품인식 정확도는 99%, 부품의 손상인식 정확도는 81%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선행연구를 통해 자동차보험 보상실무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AI 모델의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부품의 손상인식 정확도를 향상시켜 실제 업무적용 가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핵심 공통 업무에 AI 기술을 적용한 효율화 달성을 추구 중이다.

따라서 이미 지난해 12월 21일 보험개발원은 전체 자동차보험사가 참여한 총회에서 AI, 빅데이터 기술 등을 접목해 보험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 대응키로 결정했다. 또 AI기반 수리비자동산출 시스템(AOSα) 개발에 착수할 것을 결의했다.

이를 위해 지난 4일에는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AI 기반 자동차견적시스템 New Start AOSα' 명명식도 진행했다.

한화손해보험의 경우는 보험개발원에 앞서 이미 AI를 이용한 자동차수리비자동산출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우리가 이미 개발한 시스템을 모델로 참고해 보험개발원에서 개발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기술 자문 등을 통해 보험개발원과 공유한 뒤 보완 작업 등을 거쳐 점차 업계 전체가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자료=보험개발원

AOS알파는 어떤 업무를 하나

올해부터 시작되는 AOS알파 개발 관련, 보험개발원의 1단계 주요사업은 부품종류 자동인식, AI 자동견적, 차량번호판 인식을 통한 업무프로세스의 자동화 등이다. 이에 대한 개발비는 40여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부품종류에 대한 자동인식 부분은 AI가 차량의 주요 외관부품을 인식한 뒤 수리내역과 자동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보상직원이 일일이 찾지 않아도 연관된 사진을 제공하도록 한다.

AI 자동견적 부분은 AI가 사람의 눈이 돼 차량의 손상사진을 판단한 뒤 수리비 견적을 자동으로 산출해 손해사정사의 손해사정 업무를 지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AI가 사고차량의 사진에서 번호판을 자동으로 인식해 차량번호를 추출한 뒤 보험계약정보와 자동으로 연결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보상업무 처리과정의 시간손실(Loss Time)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1단계 사업이 안정화되면 AI모델의 고도화, 빅데이터 분석·활용, 동영상 자동견적 등도 개발할 예정이다.

보험개발원은 AI 기반의 신속·정확한 수리비 견적 산출을 통해 보상업무 프로세스의 혁신기반을 구축하길 기대 중이다. 수리비 견적산출과 손해사정의 정확도 향상, 보상직원의 업무 처리량 증대, 사람의 실수(Human Error) 최소화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사고차량의 수리비 산출에서 보험금 지급까지 소요기간을 단축해 보험소비자 민원도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대규 보험개발원장은 "중국, 미국 등 해외는 이미 AI 기반 수리비자동산출 시스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며 "AOS알파 개발을 통해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AI가 대체하면 보상직원은 더욱더 고난이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등장, 기존 인력 생사에 영향 없어

자동차보험 보상업무에 대한 AI의 등장은 반가우면서도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AI로 인한 기존 인력의 교체 가능성 때문이다.

AOS알파 개발에 들어간 보험개발원의 경우도 'AI의 인력 대체' 부분은 시대의 흐름이라 피할 수 없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모든 산업에서 AI가 등장하고 있는만큼 보험업계도 이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보상업무의 AI 투입 부분은 각 보험회사에서 만족하고 기대해 투자하고 있는 중"이라며 "기존의 전문 인력에 대한 해결책 부분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인력 교체 등 AI가 기존의 인력을 대체할 일은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

현재 각 보험회사의 보상 업무 관련 인력 비율은 전체 인력 대비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보상 업무 직원의 업무는 세분화돼 있지 않다"며 "해당 직원이 보상 업무와 관련된 전 과정을 주도적으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개발 중인 AI의 업무는 기존 보상 직원이 하던 업무에서 극히 일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보험회사와 마찬가지로 중소형 보험회사도 AI의 완전한 보상업무 대체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스템이 사람의 일을 대신해서 제대로 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AI가 자동으로 사고 차량의 사진을 인식해 산출하는 과정에서 인식의 단계는 사람이 아닌 AI에겐 매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산출의 과정은 AI를 통해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AI가 많은 일을 대체할 날은 분명히 올 것"이라면서도 "보상 업무만큼은 사람의 터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주 먼 훗날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자료=보험개발원

시간 단축 등 업무 효율화 혹은 골칫덩이

먼저 자동차보험 보상 직원은 업무와 관련해 전 과정을 주도하기 때문에 일부분의 업무만을 담당하는 AI의 등장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이르면 올 하반기 투입될 AI는 보상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제 막 개발에 들어간 단계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직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다.

먼저 AI를 도입한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자동차정비소 등의 업무가 편해지는 효과와 함께 고객의 경우 더 빠른 결과를 알 수 있어 편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이를 도입하지 않고 보험개발원의 시스템을 기다리는 각 보험사들은 반신반의한 상태다.

보험사 관계자는 "AI 개발이 성공적이라면 보상 직원의 업무가 줄어들어 효율적이겠지만, 미흡할 경우 AI로 인한 기존 인력의 수고가 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보험 관계자는 "AI가 실제 투입돼도 보상 직원은 일일이 사진을 찍고 차량의 내부와 외부, 엔진과 부품 등의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AI만을 통해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도 "아무리 AI가 견적 등을 산출하고 작업을 마쳤더라도 결국 사람이 다시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며 "AI가 사람의 보조적인 역할을 잘 해도 업무는 그대로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사람의 일을 두 배로 늘릴 수 있어 아직까진 긍정적인 기대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자동차보험 보상업무의 AI 투입과 관련해 보험업계에서는 인력 교체는커녕 AI의 업무 능력에 대한 불신이 더 큰 상황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기존 인력의 업무 효율화를 위해 현재의 개발 단계를 잘 준비하고 또 고민할 것"이라며 "재난 상황에 영향을 받는 등 발생할 수 있는 오류 부분도 충분히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보상 업무에 대한 AI의 등장 예고는 보험업계에서 기존 인력 교체보다는 사실상 AI의 업무 효율성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