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밸류에이트는 애브비가 판매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를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으로 분석했다. 휴미라의 다양한 제형. 출처=한국애브비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글로벌 제약산업 분석 기업 이밸류에이트(Evaluate)가 2019년 글로벌 매출 상위 10대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무엇일지 전망한 가운데, 한국에서도 글로벌 매출 순위권에 이를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가 주목된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다수…휴미라 글로벌 매출 210억달러 전망

이밸류에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가 판매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은 약 202억달러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단일 의약품 매출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셀진의 혈액암 치료제 ‘레블리미드’로 지난해 약 92억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됐다.

▲ 2018년 글로벌 의약품 매출 전망(단위 억달러). 출처=이벨류에이트

3위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이고 이어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 항암‧황반변성 치료제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맙테라(해외 판매명 리툭산, 성분명 리툭시맙)’이다.

이어서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 경구용 항응고제 ‘자렐토’ 순이다. 이 의약품들은 61억달러에서 73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기록했다.

▲ 2019년 글로벌 의약품 매출 전망(단위 억달러). 출처=이벨류에이트

애밸류에이트는 올해 매출 전망으로 휴미라와 레블리미드는 각각 210억달러, 110달러로 1, 2위를 지킬 것으로 전망했지만,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급성장하면서 각각 91억달러 78억달러로 3, 4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어 이들의 매출규모는 2024년까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가장 유망할 것으로 분석된 신약은 알렉시온 파마슈티컬스의 야간혈색소뇨증 치료제인 ‘ALXN1210’으로 순현재가치 109억달러로 평가됐다.

면역관문억제제 급부상…한국 제약사 관련 파이프라인 무엇?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는 3세대 항암제로 1세대 화학 항암제와 2세대 표적 항암제의 단점을 극복한 항암제다. 면역항암제는 인체가 보유한 면역세포를 도와 암을 치료하는 기전을 나타낸다. 암세포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고 이를 공격하는 체내 면역세포의 능력을 증가시키는 방식이다.

▲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억제한 인체의 면역세포를 활성화 시켜 암세포를 공격하게 한다. 출처=연세대암병원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억제한 인체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대부분의 암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고, 인체 면역시스템의 기억 능력과 적응력을 이용해 지속해서 항암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차세대 항암제가 각광받는 것에 따라 한국 제약사도 면역항암제 관련 파이프라인을 늘리고 있다. 유한양행은 미국의 항체신약 개발 전문 기업인 소렌토와 합작투자회사인 이뮨온시아를 설립하고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섰다. 동아ST는 지난해 초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면역항암제 공동 연구개발(R&D) 계약을 체결했다.

보령제약의 자회사인 바이젠셀은 자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VT-EBV-201’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미국의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기업 큐 바이오파마의 전임상, 후보물질발굴 단계의 면역항암제 신약 파이프라인 3개를 공동개발한다.

▲ 이밸류에이트는 올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단일 의약품 글로벌 매출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키트루다 모습. 출처=MSD

면역항암제도 단점이 있다. 약효가 나타나는 환자에게선 효능과 안전성이 높지만, 반응하는 환자가 20~30%로 낮다는 것이다. 10명 중 2~3명에게는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지만, 나머지 7~8명에게서는 거의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응률이 낮다는 단점에 따라 병용 투여로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높일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바이오 기업도 있다.

테라젠이텍스의 자회사 메드팩토는 개발 중인 항암신약 ‘백토서팁(Vactosertib, TEW-7197)’과 MSD의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하는 임상 1b·2a상 계획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제넥신은 미국 관계사 네오이뮨텍과 공동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GX-I7’을 고위험 재발 전이성 피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센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 병용하는 임상 1b/2a상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았다.

제넥신과 네오이뮨텍은 또 개발 중인 ‘하이루킨-7’을 면역항암제와 병용하는 재발성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대상 임상1b/2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항암바이러스 기술에 기반을 둔 면역항암제 연구개발 기업 신라젠은 개발 중인 신약 ‘펙사벡’으로 2015년 FDA로부터 전 세계 약 20개국에서 600여명의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허가받아 이를 진행 중이다. 펙사벡의 간암 환자 대상 글로벌 3상과 면역항암제를 병용하는 연구는 임상 1, 2상이 진행되고 있다. 연구 결과는 2019년 2분기께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