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날 자동차 온라인 판매 증가는 카바나(Carvana) 같은 중고차 판매 스타트업들로부터 시작됐다.    출처= Carvana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스타트업뿐 아니라 많은 자동차 딜러들이 그들의 웹사이트를 통해 자동차를 직접 판매하면서, 한 번의 클릭으로 물건을 사고 파는 온라인 자동차 판매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많은 자동차 고객들은 자동차를 사기 위해 딜러 매장에 가서 판매 직원의 감언이설에 따른 판매 촉진 전략에 휘말리거나 가격 흥정을 하면서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 정말 싫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온라인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딜러들은, 만일 고객들이 자동차를 구입하기 전에 특정 차량을 시운전하기를 원하지만 않는다면, 그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있다고 화답했다.

온라인 판매로의 전환이 자동차 소매업의 환경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자동차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온라인 판매로 인해 딜러들은 차를 판매할 수 있는 지리적 범위를 넓히고, 고객들은 각 딜러가 제시하는 가격에 근거해 판매 업체를 더 쉽게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오늘날 자동차 온라인 판매가 증가한 것은 카바나(Carvana)나 시프트 테크놀로지(Shift Technologies Inc.) 같은 중고차 판매 스타트업들의 공이 크다. 중고차는 신차와는 달리, 프랜차이즈화된 자동차 딜러를 통해 판매되지 않기 때문에 시장을 보다 빨리 개방할 수 있었다. 이런 스타트업들은 고객들이 그들의 웹사이트에서 중고차를 찾아 구매하면 미국 모든 시장에서 자동차를 집이나 회사까지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2년 설립된 카바나는 현재 85개 미국 시장에 중고 자동차를 공급하고 있다. 피닉스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에만 6만6400대의 중고차를 판매했는데, 이는 2017년 한 해 전체의 판매량 4만4000대를 능가하는 수치다. 6년 전 설립 첫 해에는 불과 230대를 판매했다.

고객들이 가구나 대형 전자제품 같은 고가품들도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것을 더 편안하게 생각하면서, 이제는 신차 판매에서도 직접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는 딜러들이 늘고 있다. 거리에 상관없이 어디든 무료 배달해 주는 딜러들도 있고, 일정한 마일이 넘으면 거리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딜러들도 있다.

아직까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수나 온라인 자동차 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딜러들의 수에 대한 산업 자료는 거의 없다. 아직 이 시장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판매의 정의도 내리기 쉽지 않다. 자동차 구매자들은 종종 그들의 구매 과정의 일부만을 온라인에서 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더 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차량을 구매하고 있고 딜러들이 이 옵션을 점점 더 많이 제공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 카바나는 주문 후 3일 이내에 차를 집까지 배달해 준다.  출처= Carvana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 매장을 두고 신차 딜러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펜스케 모터 그룹(Penske Motor Group)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브랜든 해링턴은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 방식을 좋아하며 우리 같은 딜러들에게도 그것을 따르도록 강요하고 있다”면서 “이제 사람들은 자동차 산업에서도 아마존 같은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펜스케는 2년 전, 자동차 구매자가 자금 조달(카론)을 포함한 대부분의 거래를 온라인으로 완료하고, 주문 후 몇 시간 이내에 집까지 배달해 줄 수 있는 ‘온라인 익스프레스 매장’(Online Express Store)을 개설했다. 구매자는 차를 인도받은 후 최종 서류에 서명만 하면 된다. 보상 판매(Trade-In, 쓰던 차를 새 차 값의 일부러 보상받으면서 구입하는 것)를 하려는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자신의 차량 값을 제시할 수 있고, 새 차가 인도되면 자신의 차량을 보내면 된다.

자동차 구매자가 딜러 매장에 오지 않고 직접 배송 판매하는 비중은 펜스케가 매달 판매하는 2500대의 차량 중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 펜스케의 해링턴 COO는 집까지 배달해 주는 서비스가 회사의 비용을 증가시켰지만, 로스앤젤레스의 교통 체증으로 고객들이 회사 매장으로 오기가 어려워졌고, 고객 기반을 지리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자동차 사업의 온라인 판매가 크게 발전하지 못한 이유는, 자동차가 가격이 비싼 제품인 데다 각 주마다 판매 관련 규제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테슬라가 고객에게 온라인으로 직접 판매하는 데 성공하면서 다른 자동차 딜러들도 그런 방식을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 테슬라는 고객들이 시운전 기회를 갖지 않고도 7만5000달러나 되는 차량을 기꺼이 구매할 의사가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최근 카바나에서 자동차를 구입한 로버트 리버스는 온라인 거래의 단순함과 회사의 조건 없는 반품 정책에 끌렸다고 말했다. 리버스는 최근 카바나 홈페이지에서 2017년형 기아 포르테를 주문했고 주문 후 3일 만에 대형 트럭이 그의 캘리포니아 집까지 차를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며칠 동안 그 차를 몰아 본 후 풀 옵션 차량으로 바꾸기를 원했고, 카바나는 약속대로 그 차를 가져가고 풀옵션 기아 포르테로 교체해 주었다.

음료 배달업체에서 일하는 39세의 리버스는 “나는 전혀 영업사원을 상대할 필요가 없었다. 온라인에서 모든 것이 해결됐다”고 말했다.

▲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중고 자동차 업체 카바나(Carvana)에서 고객들은 자동차 벤딩 머신에서 차를 주문할 수도 있다.    출처= Carvana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J.D.파워(J.D. Power)가 지난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많은 소비자들이 이미 자동차 구매를 위해 인터넷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구입을 결정하기 전에 평균적으로 온라인으로 검색 비교하는 데 13시간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리다주 노스팜 비치(North Palm Beach)에 있는 토요타 저동차 딜러 얼 스튜어트 토요타(Earl Stewart Toyota)도 온라인 자동차 판매와 집까지의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의 스투 스튜어트 전무는, 지금 온라인 구매를 주도하는 고객층들이 앞으로 전체 거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아마존은 회사 사이트에서 소비자들에게 특정 모델과 연식별로 차량을 검색하게 해주긴 하지만, 소비자들이 아마존에서 직접 차를 구매할 수는 없다. 미국의 프랜차이즈 법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그들의 자체 딜러망을 통해서만 차량을 판매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아마존 같은 회사들이 신차 판매업에 진입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카바나는 온라인으로 차를 사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는 고객들에게 7일 이내에 구입한 차량을 반품할 수 있으며, 반품할 경우 전액 환불해 주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시프트 테크놀로지는 고객이 시운전할 차량을 준비해 놓고 고객이 만족하면 바로 현장에서 거래를 마무리한다.

자동차 딜러 자문 회사 라이키스 그룹(Rikess Group)의 마크 라이키스 대표는 “그러나 대부분의 딜러들의 경우, 당분간은 매장 판매가 여전히 주된 판매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고객에게 자동차를 배달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고객들을 쇼룸에 직접 나오게 함으로써 도장 보호재나 보증 연장 같은 추가적인 비용을 쓰도록 유인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