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과 화훼용 전답 등으로 즐비한 과천시 과천동 일대의 모습.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3기 신도시와 함께 택지지구로 지정된 과천시 시민들은 이번 지구지정에 대해 복잡한 심정을 갖고 있었다. 신규 지정 택지지구의 규모는 얼마 되지 않지만, 주변으로 뉴스테이지구와 지식정보타운, 기존 시가지의 재건축까지 일거에 공급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우려하는 반응이 많은 동시에 GTX-C 노선 등 기반시설 확충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국토교통부와 과천시 등은 지난해 12월 19일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 국토부는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라 과천시 과천동, 주암동, 막계동 일원에 155만㎡ 규모의 공공주택지구를 공급할 계획을 밝혔다. 총 7100가구 규모로 공급되며, 공동주택 6940가구, 단독주택 160가구 등으로 1만6000명 이상의 인구를 수용할 방침이다.

이날 발표는 ‘신도시’급 공급지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을 꼽았지만, 과천 지역은 330만㎡를 넘지 않아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른 ‘신도시’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적은 공급량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코노믹리뷰>가 1월 15일 방문한 결과 과천지역은 공공주택지구 외에도 지난 정부시절 계획된 ‘뉴스테이지구’와 ‘지식정보타운’ 등 추가로 1만가구 이상 공급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주민들과 부동산 중개사들은 뒤섞인 반응을 내비쳤다.

해당 지역은 대부분의 부동산공인중개업소가 토지 중개사인 관계로 문을 열지 않은 곳이 태반이었다. 선바위역 주변 G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이미 해당 지역은 주민공람과 이의신청 기간이 끝난 상태였다.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조율의 과정을 거쳐 올해 말 확정고시를 할 앞두고 있지만, 중개사는 “당초 예상된 지역과 아닌 지역이 섞여있어 보상금 문제로 지주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면서 “여타 택지와 마찬가지로 보상법상 침해가 많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확정고시에도 변수가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 과천시 과천동의 한 답용 토지는 3.3㎡당 400만원에 매물로 나왔지만, 공시지가는 1㎡당 48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출처=경기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과천동의 한 답용 토지는 1900㎡ 면적에 23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이는 3.3㎡당 400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일사편리 경기 부동산정보조회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용지의 공시지가는 1㎡당 48만7600원이었다. 최소 150% 보상해준다고 하더라도 3.3㎡당 241만3620원으로 시세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교산지구와 마찬가지로 그린벨트에 묶인 토지 소유주들의 반발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N공인중개사의 말에 따르면 “수년간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세금만 내왔는데 일방적으로 빼앗기는 꼴”이라고 생각하는 지주가 적지 않다고 한다.

반면 지주보다 임차 농민이 더욱 큰 문제라고 주장한 중개사도 있었다. 과천동 M공인중개사는 “수도권 초화 시장의 90% 이상을 과천이 담당하고 있는데, 화훼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사라지면 산업도 이들의 갈 곳도 공백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물론 지주들의 반발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중개사는 덧붙였다. 그는 “이 지역은 상대적으로 투기수요가 적은 지역”이라면서 “기존 지주들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관련 사항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다 활발한 것은 “보유한 토지가 1000㎡를 초과하면 협의양도인택지라는 자격의 ‘딱지’를 부여하기 때문에, 그보다 약간 못 미치게 가진 지주들이 나머지를 채우기 위해 거래를 서두르고 있는 모양”이라고 전했다.

해당 중개사 역시 여타 택지지구와 마찬가지로 지구 개발로 발생한 업무 공백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과거 갈현동 지식정보타운지구에 있을 때에도 보상받을 때까지 12년의 시간이 걸렸는데, 여기 와서도 최소 2년은 기다려야 한다”면서 “토지거래는 발생하지 않지만 임대관리 등 수입원이 있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 과천에서 사당역을 잇는 과천대로.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중개사들과 주민들은 입지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이었다. 과천동 N공인중개사는 “무엇보다 강남과 가까워 입지가 좋고, 현재 과천 인구가 5만8000명인 데 비해 전철역은 6개라 지하철도 발달한 편”이라고 전했다. 별양동 A공인중개사는 “정부과천청사역에서 전철로 강남권까지 15분 거리이고, 차로도 20분 거리이지만 정체가 생기면 40분 정도 걸린다”면서 “GTX와 도로확충이 실현되면 유입유출이 분산돼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함께 추진되는 뉴스테이지구는 서초구 양재동과도 경계를 맞대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구 주변으로 GTX-C 노선을 추진해 2019년 초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실제로 과천시청, 과천동 주민센터 등을 방문했을 때 ‘GTX-C노선 과천역 확정’이라는 플랜카드가 여기저기 나부꼈다. 다만 N공인중개사는 “아직 사업타당성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미리 발표한 것은 상당히 정략적인 요소가 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또한 과천시는 주민설명회에서 과천-위례선도 추진 중이라고 추가로 밝혔다.

국토부는 또한 과천에서 우면산으로 향하는 도로를 지하화하고, 과천대로~헌릉로 연결도로를 왕복 4차로 규모로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선바위역 복합환승센터를 신설해 4호선과 광역버스를 연계한다. 이미 과천시내에는 사당은 물론 수원, 안양, 판교, 군포 등지로 향하는 일반·광역버스가 많지만 출퇴근시간의 정체로 실효성이 많이 낮아진 상태라고 이 지역의 한 자영업자는 말했다.

자족용지구성에 대해선 아직 확정계획이 아닌 기본구상 단계에 머물러 있어 판단을 미루는 양상이었다. 국토부는 4호선 역세권을 중심으로 신규 지정된 지구의 가용면적 47%, 약 36만㎡가 자족용지를 배정했다. 주민설명회에 제시된 기본구상에 따르면 지구 남쪽은 대학교 용지로, 주거단지 북쪽은 IT&Data 산업지구와 첨단 R&D 지구가 조성된다. 이밖에 취업지원센터, 복합쇼핑테마파크, 전시·컨벤션 홀을 설치하고, 스마트 케어가 가능한 병원으로 꾸민다는 방침이다.

▲ 주민 설명회에서 공개된 과천 택지지구 기본 구상. 사진 아래쪽이 북쪽이다. 출처=과천동 일대 부동산.

지식정보타운, 뉴스테이지구 등 신도시급으로 거듭나

7000가구 규모의 공급량은 얼핏 적어보이긴 하지만 주변 개발단지들과 연계하면 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중개사들은 평가했다. 지난 두 정부에서 추진한 과천지식정보타운과 과천뉴스테이지구가 있기 때문이다. 한 중개사는 “이번 3기 신도시 계획으로 과천 시내 거의 모든 토지를 주거용지로 사용한다”면서 “기존에 주택이 있는 곳은 제외됐고 택지지구가 들어서면 이제 관악산과 청계산, 특정 군부대만이 남게 된다”고 전했다.

과천시청 정보타운조성팀 관계자에 따르면 과천 서쪽 갈현동 지역에 자리한 지식정보타운은 현재 한창 착공 중이다. 2011년 지구지정된 이후 2021년까지 총 22만㎡ 규모로 조성된다. 최근 변경된 공급계획에 근거한 주택공급량은 총 8422가구로, 단독주택 239가구, 공공주택 4590가구, 일반분양 3593가구가 공급된다. 해당 지역은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라 분양가 상한제의 적용을 받는 곳이지만, 관계자는 “정확한 분양가는 심의위원회 이후에 책정되고, LH 자체공급은 자체심사를 받아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647가구를 분양하는 S9구역 ‘제이드자이’의 분양이 오는 5월로 계획돼 있다.

▲ 과천시는 과천동 일대의 택지지구와 갈현동 지식정보타운, 주암동 뉴스테이지구 등이 공급돼 신도시급으로 거듭할 전망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반면 주암동뉴스테이지구의 추진 과정은 더딘 편이다. 뉴스테이사업에도 부침이 있었고, 관련 법이 민간임대주택특별법으로 변경되면서 생긴 결과다. 해당 지구는 지난해 6월 19일 지구계획승인을 마쳤고,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상계획을 위해 토지와 물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정보타운조성팀 관계자는 밝혔다. 해당 지구의 공급량은 총 5701가구이지만, 법규 변경 사항으로 인해 신혼희망주택 등을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별양동 D공인중개사는 “세 곳에 준공과 분양이 이어지면 공급효과는 확실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재건축을 진행 중인 별양동, 부림동은 분양가가 높은데, 나머지 지역도 얼마에 책정되느냐에 따라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과천지역은 현재 총 네 곳의 대규모 단지가 재건축 착공에 돌입해 있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기존 단지들도 재건축으로 확장 중

별양동, 중앙동 등지에 자리한 12개의 주공아파트들은 차례차례 재건축사업을 전개하고 있었다. 착공에 들어간 단지는 1·2·6·7단지 네 곳이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1단지가 관악산을 등지고 차츰 층수를 높이고 있었다. 1단지는 본래 840가구 규모에서 총 1571가구로 확장할 계획으로, 2020년 3월에 입주가 시작된다. 1단지는 과천시 가운데 면적 3.3㎡당 가격이 8732만원에 이르고 있다.

총 250가구의 과천2단지 역시 가구를 늘려 2020년 12월까지 총 2128가구가 공급된다. 2단지의 시공은 SK건설과 롯데건설이 맡았다. 본래 규모가 가장 큰 축에 속하는 6단지의 경우 GS건설의 시공으로 1262가구에서 2099가구로 늘어나고, 2021년 12월에 입주할 계획이다.

▲ 과천시 별양동, 중앙동 일대의 아파트 12단지 등은 3.3㎡당 최소 3488만원부터 최대 8732만원까지 다양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출처=네이버 부동산.

7단지는 7-1단지와 7-2단지로 나뉘어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다. 7-2단지 543가구는 삼성물산이 시공해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로 거듭났고, 지난해 7월 입주를 시작했다. 현재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는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저층은 9억1000만원, 고층은 13억500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3.3㎡당 가격은 4408만원으로 준 강남급 가격대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반면 7-1단지는 대우건설의 시공 아래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으로 재탄생해 총 1317가구가 2020년 12월 입주한다.

12단지는 지난 5월 조합원분 43가구를 제외한 57가구의 일반분양 물량을 완판했다. 동부건설이 시공을 맡은 해당 단지는 2020년 4월 100가구 규모로 입주할 계획이다.

4단지의 경우 GS건설이 재건축사업을 맡은 후 1110가구에서 1503가구로 약 400가구를 늘려 신축할 계획이다. 준공예정일은 2022년 12월로 과천동 택지지구와 비슷한 시기에 입주가 시작된다.

▲ 과천중앙공원과 재건축이 한창인 과천1단지.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비교적 최근인 2007년 입주한 11단지 659가구와 2008년 입주한 3단지 3143가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단지들도 차차 추진위를 설립하는 등 과천 전체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5단지는 상가 28가구를 포함해 828가구가 2017년 6월 재건축사업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고, 1400가구의 8단지와 720가구의 9단지는 통합 재건축정비구역을 심의 중이다. 10단지 632가구는 2017년 3월 추진위가 승인됐다.

별양동 A공인중개사는 “다만 주변에 택지지구와 지식정보타운 등 총 1만가구 이상 공급되면 그 영향으로 과천지역의 집값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해당 단지들은 과천시 중심에 자리해 정부과천청사, 과천시청 등과 상업시설 등을 두루 이용할 수 있는 입지를 지녔다. 기존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을 비롯해 신설되는 GTX-C노선으로 서울접근성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GTX노선에 대한 반응은 단지별로 엇갈리는 듯했다. 별양동 R공인중개사는 “대부분 환영하는 눈치지만, 아직 노선이 어디로 향할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해하는 사람도 있다”라고 말했고, 과천동 G공인중개사는 “자기가 사는 단지 밑 100m 아래에 구멍을 뚫는다고 생각하는 집주인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토지보상금도 미미한 수준이라 더욱 그럴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밖에 과천시는 다수의 초등학교와 과천중앙고등학교, 과천외국어고등학교 등의 학군을 갖췄고, 관악산과 청계산, 중앙공원과 과천서울대공원 등 자연환경도 있어 친환경 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