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도시계획을 하면서 공공이익의 중요성과 살기 좋은 공간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됐고, 도시의 입지 좋은 곳에 사람들이 살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지금의 미스터홈즈를 만들어냈습니다.” (이태현 미스터홈즈 대표)

최근 오피스텔을 비롯해 상가 등 수익형 오피스의 공급이 대거 이뤄지면서 현재 시장은 공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8년 3분기 기준 전국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12.7%를 기록했다. 서울지역의 경우 공실률은 11.6%로 2017년 4분기(10.5%) 대비 1.1%포인트가 올랐다. 서울 광화문과 동대문, 명동, 서울역, 종로, 충무로 등의 도심은 공실률이 이보다 더 높은 15.0%를 기록했다. 공실률 조사가 시작된 2017년 1분기 도심 공실률이 11.8%인 것과 비교하면 2년도 못 돼 3.8%포인트가량 늘어난 셈이다.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지만 여전히 해결책은 나오고 있지 않다. 일부 공유오피스가 출현해 공실 오피스의 메인 임차인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오히려 저층 상가와 오래된 상가에 입주하던 입주사들이 공유오피스로 옮겨가 일각에서는 빨대효과일 뿐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상가는 텅텅 비어가고 있지만 서울 도심의 주택난은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1인 가구와 청년가구의 주거 환경은 상당히 열악하다. 고시원이나 고시텔 등 비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인구의 72%는 1인 가구인 데다 수도권에 몰려있는 비중도 50%를 넘었다.

▲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태현 미스터홈즈 대표가 나섰다. 미스터홈즈는 도심의 비어있는 오피스 건물 혹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을 리모델링해 주거형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소형주택 전문 디벨로퍼다. 소형 주택 중에서도 공유주택에 초점을 맞춘 이곳은 2015년에 설립된 후, 본격적인 공유주택 공급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반 남짓 됐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서울과 관악, 강남, 용산과 수원 영통에 4곳에 중개센터 운영과 400~500실의 주택을 관리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공유주택은 하나의 주택에서 방을 비롯해 여러 공간을 같이 사용하는 셰어하우스와는 다르게, 모든 방이 1인실로 되어 있지만 라운지나 거실 등을 공유하는 형태다.

이 대표는 1993년 연대 도시공학과를 시작으로 일본 큐슈대에서 석박사를 마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삼성물산을 거친 부동산업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LH에 근무할 당시 2기 신도시 개발을 담당하며 당시 전 세계 혁신도시를 연구하고 실제 세종시 행복도시를 비롯해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개발을 담당했다. 삼성물산에서는 총 사업비 40조원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다. 이처럼 신도시 개발사업부터 초대형 랜드마크 프로젝트를 겪은 그가 주목한 것은 규모가 작더라도 공공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상품모델이었다.

아직까지 공유주택에 대한 법적인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공유주택을 한국에 안착시킨 이태현 대표는 “랜드마크 개발 같은 대형 부동산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디벨로퍼의 ‘로망’이기도 하지만 도시계획을 하면서 공공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라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에 거주하는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소형주택시장 부동산 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출발점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 중 미스터홈즈가 직접 마스터리스해 개관한 1호선 남영역 바로 앞에 위치한 홈즈 스튜디오는 총 62실 규모로 지하 1층에 공유라운지가 자리 잡고 있다. 공유라운지에는 거실을 비롯해 카페, 영화를 볼 수 있는 곳, 홈 트레이닝 공간, 안마의자, 세탁기 및 건조기 등이 구비돼있다. 이곳은 2개월 만에 만실이 됐다.

실제 직접 방문한 지난 16일에는 남영역 홈즈 스튜디오 내 공유라운지 곳곳에는 입주민들이 소파에 누워서 대화를 나누거나 카페를 이용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 대표는 “1인 가구의 프라이버시는 지켜주되 원룸이 공간의 한계로 갖출 수 없는 서비스를 담았다”라면서 “공유경제가 발달됐기 때문에 서비스도 더 다양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곳은 국내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SOCAR)’와 업무협약을 맺고 있으며 세탁물이나 청소서비스 등도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맺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요즘 젊은 세대들의 이야기를 제일 잘 표현해주는 것이 바로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다’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이곳(공유라운지)에 와서 서로 인사해야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끼리 같이 있는 것으로 정서적인 안정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1800만 가구 중 500만 가구가 1인 가구다. 서울도 전체가구 중 29%가 1인 가구이며,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일본 도쿄나 영국 런던은 1인 가구 비중이 45%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1인 가구의 증가는 세계적인 트렌드인 만큼 소형주택 공급에는 누구나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도심에서 빈 오피스 빌딩을 주거용 시설로 재탄생시키기란 사실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업무용 건물과 주거건물은 법적으로 규제받고 있는 사항이 다른 만큼, 업무용 건물을 주거 건물로 바꿀 경우 건물에 필요한 설비 등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빌딩을 주거형으로 바꿀 경우 주차장 개수가 달라져야 한다”라면서 “주거용은 2세대당 1대의 주차장이 있어야 하지만, 이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주차장을 늘릴 수 있도록 땅이 있어야 하는데 대다수의 상업용 건물은 땅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공실이 많은 빌딩들이 주거용 전환을 검토하다가도, 결국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고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또한 노후 건축물일 경우 공실이 많다 보니 노후건축물을 가지고 있는 건물주가 주거용 건물로 전환하는 의뢰를 해와도 기본 설계도가 남아있지 않는 경우부터, 관리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리모델링 비용이 거의 신축에 가깝게 나오는 경우 등 여러 어려움이 산적하다.

▲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 대표는 “이 중에서도 주차장 문제가 가장 심각한 만큼 일본이나 여러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주차등록제가 도입되면 많은 어려운 부분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건축법에서 주차장 관련 규제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조금씩 그 외연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공유주택(Co-Living) 사업은 이미 외국에서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는 지난해 4분기 커먼이라는 공유주택 회사에 500억~600억원가량 투자가 이뤄졌다.

이 대표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여러 곳에서 투자회사들로부터 투자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라면서 “일반적으로 수익률의 경우 소형주택을 예로 들 경우 수익률이 주변시세가 5%라면 5.5% 정도로 받게 되고, 향후 자산가치가 상승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빌딩을 가지고 있는 건물주 쪽에서도 의뢰가 계속 온다”고 말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좋은 집에서 살게 하고 싶다’는 포부를 가진 이 대표의 작품인 ‘미스터홈즈’는 서울시의 주택공급 계획에 사례로 활용되기까지 했다. 그동안 빈 빌딩을 주거건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반박하는 대표적인 성공사례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1인 가구의 증가는 지금도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라면서 “고객의 높은 만족도를 바탕으로 업계를 선도함과 동시에 사회적으로도 책임 있는 리더십을 가진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