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웬앤코의 비비안 아저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대마 관련 제품 시장이 2030년까지 800억 달러(9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출처= Qwiket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캐나다에서는 지난해 10월에 기분전환용 및 치료용 대마의 판매가 합법화되었다. 미국에서는 아직 연방 정부가 대마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최근 농업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삼(Hemp) 등 대마에서 추출한 여러 상품들에 대한 일부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몇몇 주들은 이미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했다.

이것이 재무전략 기업 코웬앤코(Cowen & Co)의 비비안 아저 애널리스트가 대마 회사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강력하게 추천하는 이유다.

아저는 대형 증권 리서치 회사 애널리스트 중 대마 제품 회사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첫 번째 애널리스트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 분야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거침없이 피력했다. 아저는 특히 캐나다의 의료용 대마 기업 캐노피 그로스(Canopy Growth)와 틸레이(Tilray), 대마 제품의 포장 및 마케팅 재료를 만드는 미국의 쿠시코(KushCo) 등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의 대마 관련 제품 시장이 2030년까지 800억달러(9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시장 잠재력으로, 이미 술과 담배의 판매 부진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원을 찾고 있는 주류 회사들과 담배 회사들이 이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강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Corona) 맥주를 소유하고 있는 맥주·와인 대기업 컨스텔레이션 브랜드(Constellation Brands)는 캐나다의 캐노피 그로스에 40억달러(4조5000억원)를 투자했다. 버드와이저 맥주를 생산하는 안호이저 부시(Anheuser-Busch InBev)도 틸레이와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말보로(Marlboro) 담배를 만드는 알티라(Altira)도 최근 캐나다의 마리화나 생산업체 크로노스(Cronos)의 지분 45%를 매입했다.

아저는 이런 종류의 거래가 특히 앞으로 음료 업체들 사이에서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 근거는 앞으로 미국이 대마 판매를 합법화하면, 음료 회사들은 대마 음료가 현재 수요 감소 추세에 있는 맥주, 와인 등 알코올 음료를 대체할 제품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아저는 컨퍼런스 콜에서 “소비자들이 술과 대마가 혼합된 음료가 나오면 당연히 알코올만 있는 술은 줄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위스키 조니 워커(Johnnie Walker), 보드카 케텔 원(Ketel One), 흑맥주 기네스(Guinness) 등을 만든 디아지오(Diageo)나 다른 알코올 음료 회사들이 대마 시장에 진출한다 해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 대마에 대한 식음료 회사들의 관심이 더 높아질 것이다. 대마를 함유한 음료들.   출처= Steemit

아저는 캐나다와 미국을 위시해 세계 각국에서 합법적 대마에 대한 수요가 강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주식 시장은 지난해 10월 캐나다에서 마리화나가 합법화된 실물 시장을 훨씬 앞서 나갔다고 말한다. 이미 상승할 대로 상승한 대마 관련 회사들의 주가는 정작 합법화된 이후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캐나다의 일부 진료소들은 마리화나의 부족 사태에 직면해 있으며, 물밀듯 밀려오는 온라인 주문 수요도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공급 업체들은 납품을 연기할 정도여서, 합법화된 이후 처음 몇 주 동안 캐나다에서 대마의 공급은 원활하지 못했다.

“결국 공급 부족이 나타났습니다. 캐나다에서 합법화 이후 대마 회사 주가가 떨어졌다는 사실이 놀랍다구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너무 빨리 재고가 소진되는 바람에 일부 기업들이 합법화 이후 매출이 떨어졌을 뿐입니다.”

아저는 대마 관련 회사의 주식이 뮤추얼펀드나 헤지펀드 같은 대형 기관들보다 먼저, 보다 변덕이 심한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기 때문에 이 기간에 대마 회사들의 매출 하락과 함께 주가가 변동성이 컸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대형 기관 같은 장기 투자자들이 시장에 합류해 이들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월가가 대마 제품이 합법적인 소비자 제품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 그것은 더 빨리 발생할지 모른다.

다국적 투자은행 파이퍼 재프리(Piper Jaffray)가 캐노피와 틸레이에 대한 투자 등급을 상향 조정했고, 또 다른 캐나다 기업 오로라(Aurora)와 아프리아(Aphria)가 최근 미국에서 상장되었다는 것은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이 이 업계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대마 성분을 함유한 다양한 식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출처= Food Quality & Safety

그러나 마리화나에 대한 시장성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는 주장도 있다. 공매도 투자로 유명한 시트론 리서치(Citron Research)의 행동주의파 투자자 앤드류 레프트는 “흥분되는 아이디어와 투자할 만한 가치를 가진 아이디어에는 차이가 있다. 대마 산업은 돈이 되겠지만 그 규모가 첨단 기술(IT)의 호황만큼은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마 회사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티달 로열티(Tidal Royalty)의 CEO이자 캐나다 크로노스의 공동설립자인 폴 로젠은 대마의 합법화로 좋은 투자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투자자들에게 대마 회사의 대차대조표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마 산업에는 많은 자본이 필요하며, 소위 ‘그린 러시’(Green Rush)로 불리는 대마 회사 주식에 대한 지나친 흥분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