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다변화된 포트폴리오 등 안정적으로 사업기반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DGB캐피탈이 지역경기 침체, 업권 내 경쟁 심화 등 부정적인 거시경제에 건전성하락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작년 말 한국기업평가는 DGB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신용등급과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DGB캐피탈이 은행지주 계열사로서 우수한 유동성을 보이고 있으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안정성을 찾아가고 있지만 부정적인 사업 환경에 대한 부담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 DGB캐피탈의 영업자산과 유가증권 추이. 출처=한국기업평가

작년 11월 26일 한국기업평가는 DGB캐피탈(A0)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상향조정 요인으로 자산다각화에 기반한 자산성장·사업안정성 제고, 우수한 자산건전성 지표 유지, 운용수익률 상승·대손비용 경감 등을 꼽았다. 은행지주 계열사로서의 우수한 조달구조, 가계부채 규제 풍선효과 덕분으로 풀이된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DGB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0(안정적)로 유지했다. 등급전망에도 변화가 없었다. 나신평이 DGB캐피탈의 신용등급을 유지한 이유로는 다변화된 포트폴리오와 우수한 유동성 등 사업기반이 제고되고 있으나, 거시경제 여건이 부정적인 데 대한 우려다.

DGB캐피탈은 기계장비담보대출 등 설비금융과 기업금융을 주력으로 영위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금융·스탁론을 비롯한 개인금융의 취급확대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2015년 이후부터 사업기반 보완을 위해 스탁론 취급을 확대하고, 2017년부터는 개인신용대출사업을 개시했다. 이에 개인금융 사업비중은 2016년 말 9.5%에서 2018년 9월 말 14.4%로 상승추세다.

스탁론, 개인신용대출 등은 경기민감도가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지역경기 침체가 예상되고 있어 DGB캐피탈의 자산건전성에 부담이다. DGB캐피탈은 지주사와 함께 대구경북·부산경남을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 DGB캐피탈의 사업포트폴리오 구성. 출처=나이스신용평가

나신평은 작년 말 2019년 산업환경과 신용등급 전망을 발표하고 지역경기 위축에 따른 지방은행 잠재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혁준 나신평 금융평가본부장은 “조선·해운·건설·자동차 산업 부진과 부동산 경기 위축 등 지역경기 침체로 지방은행의 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면서 “취약업종 부실화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며, 가계여신 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경기민감도가 높은 DGB캐피탈의 산업금융, 상용∙중고차금융 등에 대한 차주 상환능력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고 풀이된다. 이은정 나신평 금융평가실장은 DGB캐피탈에 대해 “경기민감도가 높은 금융자산에 대한 건전성 저하가 예상되면서 앞으로 대손부담이 회사의 중단기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 연구원은 "신규 정상여신 유입이 확대되고 기실행자산의 건전성 관리를 바탕으로 2018년 중 대손 비용률은 1% 미만으로 안정화됐으며, 이익누적과 유상증자 등으로 확충된 자기자본을 고려 시 부실가능자산에 대한 손실완충력이 우수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DGB캐피탈의 자산건전성 지표 추이. 출처=나이스 신용평가

나신평에 따르면 DGB캐피탈은 경기에 민감한 차주 구성으로 인해 설비금융사업의 신규 취급액과 취급잔액이 감소했다. 총채권 대비 사업비중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총채권 대비 사업비중은 2016년 말 39.2%에서 2018년 9월 말 25.5%로 줄었다. 더불어 연체자산 대비 충당금 커버리지도 2018년 9월기준 72.8%로 100% 미만을 나타내고 있다. 향후 부실 여신 확대에 따라 대손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DGB캐피탈은 대손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DGB캐피탈 관계자는 "최근 DGB캐피탈은 기계류리스나 담보대출을 지속해 축소하고 있다"면서 "사업비중을 전략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경기 침체뿐만 아니라 국내 캐피탈산업이 각종규제와, 경쟁심화, 금리인상 등으로 수익성 하방압력을 받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캐피탈사의 차별적인 사업기반 확보가 어려워지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사업안정성을 개선하거나 사업규모를 확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DGB캐피탈은 금융지주 보증부 회사채가 발행되고 있는 등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로서 유동성위험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또 2016 년 이후 영업인력 보강 및 네트워크 구축 등을 바탕으로 자동차금융 취급규모 및 사업비중이 확대되면서 자산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자동차금융 사업비중은 2016년 말 17.2%에서 2018년 9월 말 27.7%로 늘어났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규제로 DGB캐피탈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신용대출과 상용∙중고차금융을 중심으로 소매금융을 운용하며 스탁론의 취급규모를 감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