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태지역 가계부채 대비 GDP 비율. 자료=무디스에널리틱스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한국이 중국과 말레이시아, 태국 등과 함께 아시아에서 높은 가계부채로 인한 금리인상 충격에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은 비금융 부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정부부채의 지방정부 쏠림 현상이 리스크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스티브 코크란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아시아·태평양 이코노미스트는 2017년 기준 한국의 가계부채가 아시아 최고 수준이라며 15일 이같이 말했다.

코크란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 “모든 아태 지역 나라들이 높은 가계부채로 위기에 직면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앞으로 금리 영향에 따른 경제 충격 정도는 한국과 말레이시아, 중국, 태국이 가장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한국의 2017년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86%다. 2014년 내수 강화로 가계 부채 상승 속도가 느려졌다가 최근 가계 대출 상승 폭이 급격히 커졌다. 코크란 이코노미스트는 결과적으로 2017년 금융위원회가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해 관련 리스크가 일부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 중국 가계부채와 가처분소득 추이. 자료=무디스애널리틱스

중국은 소득과 중산층이 함께 늘면서 중국경제에 소비가 부각, 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가처분 소득과 부채증가량이 서로 맞물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6년간 중국의 가처분 소득은 평균 10% 증가했으나, 가계부채는 평균 20% 올랐다. 중국의 지난해 평균 가계부채 증가율은 26%다.

호주는 가계부채 부실위험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호주의 가계자산 대부분은 유동성이 적은 주택자산이다. 이를 고려하면 상환에 따른 우려가 없다는 판단이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가계 대출규제가 강력하지 않았던 과거부터 부채증가율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어 잠재적인 아태지역 경제 리스크로 꼽혔다. 특히 말레이시아 가계부채 약 50%는 주택담보 대출에 묶여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레버리지율이다.

기업부채는 중국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기업부채는 전체 비금융 부채의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부채와 GDP비율, 성장률을 고려하면 중국의 비금융부채 리스크가 상당히 높다고 무디스애널리틱스는 판단했다. 중국의 총 비금융 부채는 2008년 GDP의 141%에서 지난해 1분기 기준 261%로 120%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다른 미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국제기업의 부채가 전액 미국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외환 위험에 놓여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선진국 평균 수준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부채 문제는 기업부채나 가계부채와 비교해 안정적인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7년까지 5년 동안 약 10%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의 정부부채 대비 GDP 비율은 국가의 기업부채 수준을 고려했을 때 낮은 수준이다.

다만 전체적인 수준을 고려했을 때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코크란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지방정부에 부채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경우에 따라 국가 전체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중국의 비금융부채(기업부채)가 상당히 높은것으로 조사됐다. 자료=무디스애널리틱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