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국제유가가 14일(현지시각) 중국의 경제 둔화 우려로 하락 마감했다. 중국의 무역 지표 부진에 원유 수요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하향 곡선을 그린 것이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2.1%(1.08달러) 하락한 배럴당 50.5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브렌트유 3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2.5%(1.49달러) 내린 58.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등 글로벌 경제 우려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중국 경제 지표가 부진한 점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유 수요 감소우려를 자극했다. 중국의 수출입 지표 후퇴는 세계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부각시키고 원유 수요 감소 전망으로 이어졌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작년 12월 달러화 기준 수출이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5% 증가를 밑도는 수치다. 수출은 9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으며 감소폭은 2년 만에 가장 컸다. 12월 수입은 전년 대비 7.6% 감소해 역시 시장 예상치인 3% 증가를 하회했다.

오안다의 스티븐 이네스 중개인은 보고서에서 “유가는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우려에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이번 지표는 무역 전쟁이 얼마나 중국과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스위스계 은행 율리우스 베어의 노버트 루커 거시 및 원자재 수석 연구원은 “중국이 이번 지표에서 수입과 수출이 기대에 못 미쳤고, 세계 성장 둔화에 대한 공포를 다시 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전 세계 원유 생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같은 성장 둔화 우려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세계 경제는 충분히 강해 글로벌 경기 둔화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둔화가 발생하면 그것은 약하고 단기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최근 급반등에 성공한 유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오늘 유가의 가격 후퇴는 마땅한 조정으로 보고 있다”면서 “일부 약세가 주식의 매도와 함께 발생했고 국내 펀더멘털이 올해 개선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일부 차익실현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수석 연구원은 "유럽 지표에 이어중국의 약한 경제 지표가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면서 "중국이 최근 발표한 부양책들이 경기 둔화를 막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지에 대한 의심도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