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모습. 사진=현대제철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현대제철이 공모 조달에 나선다. 미래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차입구조를 장기화하면서 수익 창출, 시장 지위를 견고히 하려는 모습이다.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차세대 먹거리로 부진을 씻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오는 15일 35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tranch)는 3년물(700억원)과 5년물(1800억원), 7년물(1000억원)로 구성됐다.

개별민평은 각각 2.161%, 2.249%, 2.445%다. 희망금리 밴드는 3년물과 5년물은 -0.25%p ~ +0.15%p, 7년물은 -0.20%p ~ +0.20%p로 제시했다.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가 맡았다.

현대제철은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차환에 쓸 계획이다. 오는 20일과 27일에 각각 1600억원, 49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만기가 예정돼있다. 3월 이후에도 800억원의 공모채 만기가 있다. 이외에 기업어음 2000억원을 추가 발행해 운영자금도 보탤 계획이다.

▲ 현대제철 영업수익성 추이. 자료=나이스신용평가 (단위: 억원, %)

현대제철의 장기 신용등급은 ‘AA0(안정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일관제철사로 캡티브 수요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그룹 내 캡티브 마켓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상공정 투자에도 열연 및 후판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 측면에서 타 철강사 대비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각화 돼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5년 이후 현대종합특수강(전 동부특수강)과 SPP율촌에너지(단조)를 인수했다. 또 현대하이스코(강관, 해외스틸서비스) 흡수합병과 같은 인수합병(M&A)를 지속하면서 특수강과 단조품, 강관, 해외스틸서비스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봉형강과 판재부문 시장점유율은 시장에서 1위 위상을 견고히 하고 있다. 특히 2016년 당진공장 증설투자로 연 100만톤의 특수강 생산능력을 갖췄다. 기존 자동차용강판과 함께 계열 내에서 소재부터 완성차까지 연계된 생산 체계를 갖고 있다.

높은 영업수익성도 지속하고 있다. 최재호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5개년 평균 EBITDA/매출액이 15.3%를 기록하는 등 매우 우수한 영업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자동차산업 부진으로 이익기여도가 높은 냉연부문의 수익성이 낮아졌지만, 열연과 후판 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고부가 제품의 비중확대 전망 등을 고려하면 영업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 현대제철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익성지표. 자료=DART (단위: 억원)

연간 실적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연결 기준 2015년 영업이익률 9.1%를 기록했던 현대제철은 이듬해 8.7%와 2017년 7.1%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 5%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컨센선스를 5.4%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2%포인트 떨어진 영업이익률이다.

현대제철은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부진을 씻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 전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미래차 산업 ‘수소전기차’ 분야 중 수소 생산을 담당한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공장 수소 생산량을 2배로 늘리며 연간 6500톤의 수소 생산설비를 갖추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6500톤의 수소는 현대차 넥쏘 기준 약 4200대가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금속분리판 사업도 연계된다. 현대제철은 올해 4월 양산을 목표로 수소전기차용 금속분리판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 이 공장에서 1년에 약 8000개의 금속분리판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현대제철 측 설명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목표하는 미래차 산업에 동참하며 미래산업에 따른 소재 공급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그룹계열 관계와는 별도로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에도 집중하며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의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량은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46만3000톤을 달성, 전년 같은 기간(24만8000톤)과 비교해 87% 신장된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지난해 총 1조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금융지주를 제외한 대기업그룹사 기준으로 SK에 이어 가장 큰 규모다. 현대제철의 연간 회사채 발행량은 2017년에도 1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회사채 시장에서 현대제철은 1월 3000억원 규모 청약에선 총 1조8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8월에도 2500억원 수요예측에서 총 1조1000억원의 수요를 확보했다. 두 차례 모두 모집액 대비 발행규모를 두 배 늘렸다.

▲ 현대제철의 향후 투자 계획. 자료=DART (단위: 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