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이 격변하고 있다. 1위 멜론의 아성이 여전한 가운데 SK텔레콤의 플로가 빠르게 외연을 확장하고 있으며, 네이버는 다소 주춤하고 있으나 바이브 통합 브랜딩을 준비하며 호흡을 고르고 있다. CJENM과 만난 지니도 극적인 반등을 노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플로 상승세가 심상치않다. 일각에서는 네이버 뮤직을 넘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플로에는 ‘내가 원하는 음악이 물 흐르듯 끊임없이 흘러나온다’는 의미가 담겼다. 인공지능 기반 음원 큐레이션 기능이 탑재됐으며 다양한 사용자 경험이 제공된다는 설명이다. 음원 순위 조작 등에서 일부 자유로운 것도 플로의 강점으로 꼽힌다.

▲ SKT 플로가 눈길을 끈다. 출처=SKT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신인 아티스트 육성을 위한 공연 ‘스테이지앤(Stage&)’을 통해 플로의 음원 생태계 역량 강화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의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플로의 역량이 인공지능 스피커 사용자 경험의 핵심인 음성 인터페이스와 시너지를 일으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경쟁자들이 서비스 가격을 올렸으나 SK텔레콤이 자사 통신 가입자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 효과를 추구하는 것도 최근의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나온다.

1위 멜론은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으나 여전히 강력한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멜론을 서비스하는 카카오M은 동영상까지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회사로 발전하고 있다. 카카오의 글로벌 전략이 탄력을 받는 가운데 그 중심에서 콘텐츠 인프라가 뒤를 받치는 분위기다. 멜론의 존재감에도 무게가 더해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지니뮤직은 CJ와의 협력으로 판을 키운다는 각오다. 지니뮤직은 LG유플러스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를 통해 디지털 음악 플랫폼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국내 음악시장을 이끄는 주요 콘텐츠 사업자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전략을 구사했으나 멜론의 벽을 넘지 못해 번번히 좌절한 바 있다. 지난해 CJ ENM 자회사인 CJ디지털뮤직을 흡수합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통합 지니뮤직의 1대 주주는 KT, 2대 주주는 CJ ENM, 3대 주주는 LG유플러스다.

지니뮤직은 미래형 미디어 콘텐츠 구현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쇼케이스에서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고 유재하 콘서트를 보여준 장면이 극적이다. 5G를 중심으로 미디어 전반의 인프라가 강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니뮤직은 플로를 내세운 SK텔레콤에 대립하는 KT와 LG유플러스 동맹군으로 분류된다.

네이버뮤직은 다소 주춤하고 있으나,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라는 말이 나온다.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음원 큐레이션 서비스 플랫폼인 바이브를 중심으로 뮤직 플랫폼 일원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향 저격 플레이리스트를 표방하는 믹스테잎이 눈길을 끈다. 개인 사용자의 음악 감상 패턴과 개별 곡을 분석한 인공지능이 ‘내가 좋아할 만한’ 곡들을 엄선해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준다. 사용자의 감상 패턴이 누적될수록 사용자 취향에 더 가까운 음악을 추천해 줄 확률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 DJ도 있다. 곡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분석한 인공지능이 현재 곡과 다음 곡을 자연스럽게 믹싱해 이어준다.

브랜드 통합은 인공지능 기술력과 음원 플랫폼 경쟁력 강화 포석으로 풀이된다. 멜론으로 대표되는 ICT 플랫폼 음원 콘텐츠의 경쟁력이 이미 증명된 상태에서, 네이버 뮤직을 바이브로 통합해 인공지능이라는 키워드로 힘있게 키우겠다는 각오다. 당장의 부침에 큰 신경을 쓰지않는 이유다.

한편 구글 유튜브 프리미엄,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 글로벌 강자들은 아직 국내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거나 진출해도 크게 두각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대목에서 국내 플레이어들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