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스토리텔링 대부분은 핵심 메시지에서 나옵니다. 핵심 메시지를 토대로 콘셉트나 키워드를 뽑은 다음에 네이밍, 카피라이팅,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지곤 합니다. 이때 콘셉트와 키워드는 가능한 단순하면 좋습니다. 그것도 딱 한 글자라면 고객과 명료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딱 한 글자로 시장을 만들고 이끌어가는 브랜드의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소개하겠습니다.

 

# 라면시장에서 딱 한 글자, 신라면과 진라면

신라면과 진라면은 라면시장의 선두그룹입니다. 최근에는 삼양라면 이후 절대지존을 누렸던 신라면의 철옹성에 진라면이 매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두 브랜드의 핵심 키워드는 딱 한 글자 ‘신’과 ‘진’입니다. 신라면의 ‘신’은 ‘매울 신(辛)’으로 신라면의 전체 콘셉트를 아우르는 핵심 키워드죠. 농심은 이 ‘신(辛)’을 중심으로 신(辛)라면, 신(辛)라면블랙 등을 출시하며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습니다.

진라면의 기세는 매섭습니다. 리서치기관 닐슨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에 진라면은 봉지라면 시장점유율 13.9%로 16.9%인 신라면과 격차를 3%포인트 차이로 좁혔다고 합니다. 진라면도 딱 한 글자 ‘진’으로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했는데요, ‘진’은 광고에 말하듯이 ‘진짜’라는 의미입니다. 오뚜기에서는 이 ‘진’을 핵심으로 진라면, 진짬뽕, 진짜장, 진짜쫄면 등으로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 화장품시장에서 딱 한 글자, 려, 후, 수, 숨

화장품시장에서는 유독 딱 한 글자 네이밍이 많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의 려(呂), LG생활건강의 후(后), 수(秀), 숨(su:m)이 그렇습니다. 탈모증상케어샴푸 ‘려(呂)’의 스토리는 동양 철학에서 나왔답니다. 하늘의 기운을 ‘율‘, 땅의 기운을 ‘려’라 하는데, 모발을 ‘율’이라 한다면 두피는 ‘려’입니다. 고객이 고민하는 탈모, 힘없는 머리카락, 거칠고 푸석푸석한 모발은 모두 두피 문제이기 때문에 ‘려(呂)’는 젊고 풍성하며, 윤기 있는 모발을 위해 두피부터 가꾼다는 뜻이랍니다.

LG생활건강 화장품은 궁중 콘셉트를 활용했습니다. 후(后), 수(秀), 숨(su:m) 중 특히 ‘후(后)’는 ‘왕과 왕후에게만 바쳐졌던 천상의 궁중비방을 귀하게 풀어내어 이 시대 왕후에게 바친다’는 카피에서 볼 수 있듯이 궁중 콘셉트를 극대화한 네이밍이죠. 또, 수(秀)나 숨(su:m)도 절정의 아름다움과 살아 숨 쉬는 생명 본연의 에너지를 한 글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 인터넷에서 딱 한 글자, 알약과 곰TV

알약, 알집, 곰TV는 대부분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려 있습니다. 알약과 알집은 알툴즈에서 제공하는 보안프로그램과 압축프로그램이고 곰TV는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이스트소프스 알툴즈(ALTools)는 한 글자 ‘알(AL)’을 중심으로 알집, 알씨, 알약, 알툴바, 알송, 알캡처, 알키퍼, 알드라이브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마 ‘알(AL)’은 서비스 프로그램들의 디자인에서 눈치 챌 수 있듯이 ‘알(卵, Egg)’을 뜻합니다.

곰앤컴퍼니(GOM&COMPANY) 역시 한 글자 ‘곰(GOM)’을 동영상 콘텐츠 재생, 제작, 유통을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로 곰TV, 곰플레이어, 곰믹스, 곰캠, 곰오디오, 곰브릿지, 곰스튜디오, 곰리모트, 곰비디어컨버터, 곰녹음기, 곰DJ 등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곰(GOM)’은 곰플레이어의 오렌지색 곰발바닥의 ‘곰(熊, Bea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