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최태원 SK회장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구성권들과 ‘행복토크’시간을 통해 소통 행보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는 최 회장이 “제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은 꽝”이라는 답이 나올 정도로 격의없는 소통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 최태원 SK회장이 8일 SK서린사옥서 '행복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SK

SK는 지난 8일 최 회장이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구성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SK이노베이션 등 서린사옥 내 구성원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통행보를 가졌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행사는 형식과 내용 모두 기존 틀을 깨는 파격적 행사였다고 SK는 설명했다. 모바일 앱을 이용해 현장에서 구성원들이 질문이나 의견을 즉석에서 올리면 이에 최 회장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SK는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사회적 가치가 원활하게 창출될 수 있고, 이 같은 구성원의 단합된 힘과 실력을 바탕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을 하고 있다. 이에 맞춰 최 회장은 구성원들과 직접 만나 구체적 실천 과제를 모색하자는 취지로 이날 자리를 마련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스스로 컬러풀한 줄무니 양말을 선보이며 “이렇게 양말 하나만 변화를 줘도 주변에서 뭐라 할 수는 있겠으나, 본인 스스로 행복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추진해달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최 회장은 “직장생활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고 조직, 제도, 사람을 바꾸고 새롭게 한다고 긍정적 변화가 한 번에 생기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긍정적 변화를 효과적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고 조그마한 해결방안부터라도 꾸준히 찾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 외부의 이해관계와 상충한다는 선입견을 갖지 말자”면서 ”외부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함께 공유, 공생하는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근무시간이 아닌 점심시간에 열려 참여도가 높았다. 임원들도 자리가 부족해 계단이나 바닥에 앉아 제공된 김밥과 샌드위치를 먹으며 토론에 참여했다. 최 회장은 “여러분 업무에 방해되지 않도록 일부러 점심시간을 잡은 것이니 양해해달라”고 설명했다.

▲ 최태원 회장과 SK임직원들이 8일 행복토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SK

사전 각본 없이 진행된 행사 성격대로 최 회장과 구성원들간 솔직하고 격의 없는 토론이 때로는 웃음속에, 때로는 박수속에 1시간 30분 가량 이어졌다. 예컨대 ‘회장님의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은 어떻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제 워라밸은 꽝”이라고 답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최 회장은 “여러분보다는 출퇴근 시간을 조금 더 편하게 조절할 수 있겠지만,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업무가 이어지기 때문에 솔직히 제게 워라밸은 큰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여러분도 저처럼 하시라고 말하면 제가 꼰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행사장 바닥에 앉아 있던 구성원들 옆에 같이 앉아 기념촬영도 했다. 최 회장은 “구성원과 올해 100회 소통하는 것이 제가 행복만들기를 실천하는 방법이며, 여러분들도 각자의 실천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달성함으로써 다 같이 ‘행복 트리(tree)’를 만들어 가자”며 행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