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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지금은] 신도시 반대 목소리 높은 하남 교산지구지구지정 철회 시위 열리기도... 주민들 ‘재산권 침해’
   
▲ 3기 신도시 지구지정을 반대하는 하남시민들이 11일 집회를 가졌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50년 가까이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재산권 행사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제 와서 반 강제수용이라니 말도 안 된다.”

하남시 교산지구 일대 주민들이 11일 오후 하남시청 앞 농구장을 가득 메웠다. ‘3기 하남교산 신도시 대책위원회’는 이날 공공택지지구지정 ‘반대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국토교통부의 일방적인 지구지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연단에 오른 석철호 위원장은 “이렇게 중차대한 일을 결정하면서 생존권이 걸려있는 주민들에겐 일언반구도 없고 대책도 없을 수 있나”면서 “그동안 피땀 흘려 농토를 일구면서 전과자가 되는 고통을 받아왔는데, 조상 대대로 살아온 지역에서 쫓겨나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고 신도시 계획의 철회를 주장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19일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을 통해 3기 신도시 개발 방침을 밝혔다. 이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인 하남 교산동·춘궁동 일대는 약 3만2000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다.

해당 지역은 기존 신도시 가운데 서울 접근성이 가장 높은 하남시에 자리하고 있어 이번 후보지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모은 곳으로 평가된다. 국토부와 하남시는 서울 도시철도 3호선 연장선과 서울 양평고속도로 선 시공을 약속했고, 이를 통해 SRT를 이용할 수 있는 수서역까지 약 20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지와 가까운 서하남IC, 신설될 계획인 하남정션(JC)을 통해 중부고속도로 또는 서울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할 수 있어 교통망도 갖춘 곳이다. 또한 부지의 약 29% 정도인 92만㎡를 자족용지로 공급할 방침이다.

   
▲ 교산동, 춘궁동 등 일대가 개발제한구역임을 보여주는 안내판.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날 시위에 모인 주민들은 해당 내용에 대해 날선 반응을 보였다. 하남시 초이동에서 방문한 50대 장 모 씨는 “개발제한구역에 살면서 맘대로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등 피해를 봤다”면서 “곧 있으면 제한구역이 풀릴 것이란 기대도 있었는데 기회를 앗아버려 분하다”고 감정을 표했다. ‘3기 하남교산 신도시 대책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담아 지난 1월 2일 도시계획과에 의결서를 제출한 상태다.

하남시청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1월부터 주민공람을 실시하고 있는 상태이고, 의견을 모아서 국토부에 전달할 계획”이라면서 “아직은 외곽지구경계를 설정하고 있는 단계이고, 확정된 이후 이주대책이 추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신도시 부지에 거주하고 있는 인구는 총 4800명에 이른다. 그는 “감북지구처럼 지구가 철회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극히 예외적이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확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남시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현재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이 자리에서 “신도시가 건설되더라도 서울시민에게 절반이 갈 것”이라면서 “주민을 위해 보상금은 시세에 따라야 하고, 개발 이익도 하남시를 위해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산과 함께 신도시로 지정된 남양주 왕숙지구의 이종익 위원장 역시 “개발되면 주변 땅값이 2~3배는 금방 오르기 때문에 재입주하거나 지금처럼 창고 임대사업을 하기가 어려워진다”면서 “왕숙과 교산은 함께 연대해 지금의 상황을 저지할 것”이라고 연설했다.

반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도 간간이 있었다. 춘궁동에서 온 70대 이 모 씨는 “개인적으로 수용하는 게 좋을지 반대하는 게 좋을지 판단 중이라, 반대 측의 의견을 듣고자 자리에 나와봤다”면서 “맹지를 가진 사람들은 유리할 테지만, 농사만 짓고 살아온 사람도 많아 쉽사리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이 지역에 투기꾼들도 많이 유입됐기 때문에 보상금 책정 공시지가로 할지 시세대로 할지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익명의 40대 남성은 “수용되는 것도 사실 나쁘지 않다”면서 “길을 내주고 교통을 편하게 해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교산동 일대를 찾았을 때 지구지정 수용의 입장을 보이는 주민은 찾기 어려웠다. 춘궁동 M공인중개사는 “다른 곳과 달리 인구 밀집 지역이고, 대대로 살아온 집안이 많아 신도시 개발 계획에 대한 거부감도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보상금을 받더라도 양도세 30%가 큰 부담이라는 말도 이어졌다.

   
▲ 하남시 하사창동의 한 토지는 현재 공시지가 2만8200원에 책정돼 있다. 출처=국토교통부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

하사창동 주민 50대 안 모 씨는 “보상금으로 50억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최소 20억원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데, 가족끼리 배분하게 되면 서울 나가서 살 생각은 할 수가 없다”면서 막막해 했다. 더구나 지난 시절 개발제한구역 지정 때문에 집을 확장하거나 인구를 모두 수용할 수 없어, 장자만 이 지역에 남아 부모를 모시고 형제자매들은 타지에 나간 사람도 많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특히 자신의 연고지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슬픔을 털어놓았다. 50대 주민 최 모 씨는 “거의 600년간 내려온 집안도 많은데 한순간에 삶의 터전이자 근거지를 잃는 기분”이라면서 “문화재도 많이 있어서 문화재관리청에 낸 돈도 많고, 추가로 발굴될 가능성도 큰 지역인데 개발이 지연될 경우 지역 노인들은 타지로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경로당에서 소일을 하거나 밭일을 하는 노인들에게 아파트 생활이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M공인중개사는 “다들 감북동, 초이동 쪽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가 한 방 먹었다”면서 “감북동은 이미 한 번 지정됐다가 취소됐기 때문에 주민들도 마음의 준비가 어느 정도 돼 있었을 텐데, 땅값이 싸다는 이유로 이곳이 지정돼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명분은 있다지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주민과 협의를 거쳐 이주 대책 등을 세워줬어야 맞다고 본다”고 국토부의 미숙한 운용을 질타했다.

   
▲ 춘궁동 일대는 창고와 단독주택, 전답 등이 띄엄띄엄 자리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 지역은 싼 임대료와 서울 접근성이 높다는 이유로 창고들이 많이 입주해 있는 곳이다. 주민 이 모 씨는 “농사 짓는 어르신들 비율이 높고, 또 창고를 세 놓아 임대수익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하루아침에 수익도 잃고 토지 보상도 어림없는 수준으로 받게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지리적 이점에서 경제성을 창출하고 있었지만 신도시 발표 전후로 사업을 접고 서울에서 더 먼 곳으로 이주하는 업체가 많다고 전했다.

이 지역 K공인중개사는 보상금 산정에 허점이 매우 많다며 면밀한 세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개사는 “소유한 토지와 건물, 지장물에 대한 보상 범위를 법에 따라 감정하지만, 건물만 해도 주택·근린생활시설이 있고 토지는 전답·목장용지 등 종류가 다양하다”면서 “또한 해당 건물에 거주하고 있는지, 주민등록까지 돼 있는지, 임차해 살고 있는지 여부가 엄밀하게 반영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임차인의 경우 권리금은 보상 범위에서 제외되고 영업 보상도 직전 3개월까지 보상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부동산공인중개업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행위제한에 묶이면 업무가 발생하지 않는 반면, 보상 시점은 이로부터 2년 후라 마냥 기다리거나 폐업하는 불상사에 놓이게 된다고 중개사는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12월 20일 국토부가 공고한 내용에 따르면 하남시 덕풍·신장·창우·춘궁·천현·교산·항·상사창·하사창동 총 18.09㎢는 지난해 12월 26일부터 2020년 12월 25일까지 토지거래계약 시 관련 부서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중개사는 “소유 유형에 있어서도 맹지 등을 가진 사람은 큰 이익을 얻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창고·농토 등 실제 생계가 달린 소유자들은 실거래가대로 보상을 받는다 해도 양도세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손해를 보는 구조”라고 말했다.

   
▲ 지구 가운데 하나인 하사창동의 토지들은 지난 11월, 전의 경우 수억원대에, 임야의 경우 수천만원대에 거래됐다. 출처=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하사창동의 한 토지는 단위면적 ㎡당 2만8200원의 공시지가로 감정받았지만, 주변 전답용지의 경우 지난해 11월 815㎡에 2억4400만원에 거래돼 ㎡당 약 29만원의 실거래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약 10배에 가까운 차이가 나는 것이다. 반면 산에 주소를 둔 임야는 826㎡에 2000만원으로, 현재 ㎡당 2만원 꼴로 거래되고 있다.

해당 중개사는 또한 “신도시 개발로 벌어들이는 이익의 약 70%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나머지 30%는 국가에서 가져가지만, 강제 귀속된 주민은 이곳에 막상 돌아오지도 못하면서 몇 푼의 이주비와 보상비만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의 목소리가 온전히 반영돼야 한다”면서 “추후 개발도 민간에 이양하면서 분양가는 싸게 공급하고, 토지소유자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점차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H 하남사업본부 관계자는 “아직 교산지구는 담당하고 있지 않지만 미사강변도시나 감일지구의 경우 입주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고, 정의 방법에 따라 개발이익이 다양하게 집계되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통계수치는 불분명한 시점”이라면서 “개발 후 상승차익 등을 고려해 향후 주택 수선 등에 사용되고, 자세한 내용은 공공기관의 경우 비공개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김진후 기자  |  jinhook@econovill.com  |  승인 2019.01.13  12: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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