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LS전선이 잉여현금흐름은 악화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전기동 가격 변동 등에 따른 운전자본 확대가 원인이다. 이는 차입규모 확대로 이어졌다. 현금흐름 창출능력을 감안하면 재무부담은 과중한 수준이다. 종속회사 등에 대한 지급보증을 고려하면 실질 부담은 더욱 크다.

LS전선은 회사채는 물론 CP 등을 통해 전방위 조달에 나서고 있다. 전체 차입규모는 증가하고 있지만 차입구조 장기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공모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현금흐름 악화와 리스크 관리 제고 중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오는 14일 15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tranch)는 3년물(1200억원)과 5년물(300억원)로 구성됐다. 희망금리밴드는 각각 –20~+20bp, -20~+25bp로 제시했다.

조달한 자금의 대부분은 차환에 쓰인다.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발행도 염두에 두고 있다. 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이 담당한다.

연도별 LS전선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지난 2014년 1900억원(사모 400억원), 2015년 1400억원, 2016년 1600억원, 2017년 1200억원(사모 100억원)이다. 2018년에는 2차례에 걸쳐 총 2500억원을 끌어 모으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까지 LS전선의 매출액은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경기부진·원자재 전기동 가격 하락으로 제품판매가격이 하락한 탓이다. 2017년 이후에는 신규수주 확대와 판가가 상승하면서 지난해 3분기말까지 회복세를 보였다.

실적 개선이 회사채 수요 증가로 이어지면서 자금조달은 이전 대비 수월해진 셈이다.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운전자본 확대로 현금흐름이 악화된 점은 차입규모를 늘리는 배경이 됐다.

▲ 출처:한국기업평가

LS전선의 잉여현금흐름(FCF)는 2017년 마이너스(-) 1737억원으로 적자전환 했으며 2018년 9월말 기준 –3614억원으로 그 폭이 확대됐다. 특히 2018년에 매출채권이 증가한 반면, 매입채무는 3분기말 결제가 집중되면서 현금흐름에 부담이 됐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1조1259억원에서 1조5215억원으로 늘었다. 순차입금도 8499억원에서 1조2358억원으로 증가했다. 가온전선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1020억원의 부채가 이관된 영향도 있다.

연간 1700억원 규모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유지하고 있지만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감안하면 재무부담은 과중한 수준이다. 지난해 11~12월에는 총 1200억원 규모의 CP(기업어음) 발행했다. 2019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1200억원)를 포함하면 총 24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주관사 측도 LS전선의 높은 재무부담을 인지하고 있다. 차입금 외 종속회사와 기타특수관계자 등에 대한 지급보증을 감안하면 지표 대비 실질 부담은 더 크다는 지적이다.

▲ LS전선 특수관계자 지급보증 내역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IB관계자는 “매출 등 실적이 개선되면서 자금조달 환경도 나아졌다”면서도 “단기적으로 현금흐름의 흑자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온전선 등 편입으로 부채규모는 늘었지만 부채비율은 낮아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간 LS전선의 회사채 발행 주목적은 CP상환이었다. 그러나 CP규모의 지속증가, 회사채 발행 규모 확대를 고려하면 차입구조를 장기물 중심으로 변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유동부채 대비 비유동부채 비율은 40.5%에서 52.2%로 확대됐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전선산업은 성장보다는 꾸준한 수요가 핵심”이라며 “고부가가치 제품인 전력선 등 수주 중심으로 변모하려면 차입구조의 장기화는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모 결과는 해외수주를 늘리고 있는 LS전선에 대한 투자자들의 ‘본평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