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서울 거주자들의 부동산 투자 선호율이 지방 거주자 대비 최대 19%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파트·주택 선호도의 경우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반면, 은행 예·적금 선호율은 지방 거주자가 10%포인트 이상 높다. 거주지 부동산 가격과 투자심리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은 정치, 경제, 사회 등을 총괄하는 여론조사에서 ‘가장 유리한 재테크 평가방법’ 관련 통계를 내놓았다.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 했다. 표본 오차율은  ±3.1%이다.

▲ 한국갤럽이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가장 유리한 재테크 방법'. 출처=한국갤럽

통계에 따르면, 서울 거주자 62%가 토지 및 아파트 등의 부동산 투자를 ‘가장 유리한’ 재테크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다.

반면, 인천/경기 지역을 비롯한 지방의 부동산 선호율은 46%에 불과했다. 강원, 제주는 집계되지 않았다. 인구 비율이 낮아 표본이 적어 오차율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거주자의 36%는 아파트·주택을 가장 선호하는 재테크로 응답했다. 그러나 지방 거주자 아파트·주택 선호율은 약 17%에 불과했다. 두 배 이상 차이다.

부동산 가격 차이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 경우 부동산 경기 하락세로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 가격이 낮아지다보니, 자연스럽게 부동산 선호도 움츠러들었다는 분석이다. 

거주지 부동산 가격과 투자심리 사이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투자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일부 되짚어 볼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서울의 평균 주택매매 가격은 5억 7662만원이었다. 반면 서울 외 지역의 평균 주택매매 가격은 2억721만원이었다. 약 2.78배 차이다. 미분양호수도 차이난다. 지난해 11월 전국 미분양호수가 총 6만122호에 이르는 중에 서울은 단 28호에 불과하다.

▲ 서울 및 서울 외 지역 평균 주택매매가격. 출처=주택정보포털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체로 거주지와 가까운 지역에 투자를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지방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투자심리도 하락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 고착화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사람들은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걸 직접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지방 거주자의 경우 주택·아파트 투자보다 땅·토지를 조금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땅·토지 선호율은 26%였고, 지방 평균은 29%였다. 인천/경기 지역을 제외하면 31.5%로 상승한다.

지방의 주택·아파트 투자는 변동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 대비 가격이 낮은 중에, 정책적 이슈나 공급 과잉 등의 부정적 원인이 있을 경우 하락 폭이 더욱 높다.

심교언 교수는 “지방 주택의 경우 대체로 가격이 높지 않고, 이슈가 있을 경우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토지 투자에 비해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반면 토지는 개발 호재가 있으면 즉각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선호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방 거주자의 위축된 부동산 투자심리는 대체로 은행 예·적금 투자로 향했다. 지방의 은행 예·적금 선호율은 26.4%였고, 서울의 선호율은 16%였다. 부동산 외에 마땅한 재테크 대안이 없는 중에, 금리 인상 등이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