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에이티넘파트너스가 저비용항공사(LCC) 최대주주가 됐다. 에어로케이의 지주회사인 AIK(에어이노베이션코리아)에 118억원을 투자하면서다. 에이티넘을 운영하는 이민주 회장은 앞서 K에어항공(에어로케이의 이전 사명)에 138억원을 투자하며 항공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번 투자로 항공업에 한 발짝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

▲ 에이티넘파트너스 로고

14일 업계에 따르면 AIK는 지난달 28일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AIK는 기존 대주주였던 에이티넘파트너스를 통해 118억원을 신규 유치했다. 유상증자에 따라 에이티넘파트너스가 AIK의 지분 40.1%를 확보하면서 부방을 밀어내고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최대주주인 에이티넘파트너스는 단순한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닌 전략적투자자(SI)로 AIK에 참여하고 있다. 사모 투자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소형그룹사의 지배구조 최상위에 위치한 ‘자회사 관리 및 투자회사’로 일반 법인이다. 자기자본을 이용해 다양한 사업에 투자한다. 펀드 만기가 없기 때문에 원한다면 장기간 투자할 수 있다는 속성이 있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이민주 회장이 지분 85.7%를 보유한 회사다. 이민주 회장은 증권시장에서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인물이다. 연극배우 겸 연출가로 이름을 날린 고 이해랑 선생의 둘째 아들이다. 대학 졸업 후 봉제완구 제조업을 시작하며 밑천을 마련, 금융투자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장은 에이티넘파트너스를 운영하면서 종합지급결제업체인 KSNET부터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딜라이브를 비롯한 각종 사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하여 1조가 넘는 투자차익을 남긴 이력을 지니고 있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에서는 삼성생명 비상장주식 투자로 400억원을 번 데 이어 현대홈쇼핑, 마크로젠, 메디포스트 등을 매매해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다.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의 2014년 대성산업가스 투자에도 함께 참여했다. 컨소시엄은 대성산업가스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2년 만에 4700억원의 매각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2017년 말 기준 에이티넘파트너스 지분법피투자회사. 자료=DART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창투회사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에이티넘파트너스가 지분율 32.44%를 보유해 최대 주주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외부자금을 유치해 운용하는 GP(General Partner, 업무집행조합원) 개념 조직으로 에이티넘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특히 에이티넘인베스트는 2017년에 ‘에이티넘상장투자조합2018’을 무려 3500억원으로 결성하면서 전대미문의 대형 벤처펀드를 만드는 등 창투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코스닥 기업공개(IPO) 최대어 중 하나였던 펄비어스에 30억원을 투자해 200억원대 자금을 회수한 전적이 있다. 온라인 마케팅 대행업체 에코마케팅에 105억원을 투자해 4배가 넘는 평가차익을 거뒀다. 가상화폐가 대중의 수면위로 떠오르기 이전인 2017년 말에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 투자하기도 했다. 이외에 다수 IT기업과 바이오 업체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프롭테크(Prop-Tech·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 스타트업 큐픽스에 투자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에이티넘파트너스는 이번 투자로 지배주주 지휘에서 경영을 적극 주도할 계획이다. 에이티넘파트너스 관계자는 “에어로케이가 거점으로 두는 청주항공은 반경 100km 이내에 1300만인구가 분포해 충분한 국내 및 국제 여객 수요가 있다”면서 “에어로케이는 원가를 크게 줄이면서 안정적인 운항이 가능한 회사다. 글로벌 LCC 기준에 부합하는 원가와 영업이익률을 고려해 에어로케이가 소비자들에게 뛰어난 조건으로 여객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라고 판단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AIK가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서 에어로케이는 자본력을 한층 키웠다. AIK는 에어로케이의 투자금을 모집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에어로케이 하나만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AIK는 현재 450억원을 에어로케이에 출자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AIK가 확보한 투자금의 에어로케이 납입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AIK는 에어로케이의 자금 조달을 전담하고 있다. 에어로케이가 향후 항공면허를 발급받는다면 추가 납입 자금이 이뤄질 전망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4일 30억원의 추가 자금을 들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