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사 중인 IBK 김영규 사장 출처- IBK투자증권

[이코노믹리뷰=박기범 기자] 창사 이래 매년 최대 성과를 달성 중인 IBK투자증권이 기존 성과의 파생물을 올해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가연계증권(ELS) 원금손실 가능성, 우발채무 현실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IBK투자증권의 자기자본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99.59%다. 전체 증권사 중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 출처-한국신용평가

IBK투자증권은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ELS 등 파생결합증권과 관련, 지난 5년 중 4년간 손실을 내고 있다. 또 홍콩H지수, 유로스톡스50 지수 하락 등으로 파생결합증권 운용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는 상태다.

일부 ELS상품(스텝다운형 기준 통상 3년)은 조기상환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다. ELS 기초자산을 구성하는 유로지수, 홍콩지수가 연초와 비교해 20% 이상 하락했기 때문이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홍콩H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해 ELS가 (만기에) 낙인 구간을 터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규式 성과·외연 중심 경영.. 하강국면 부동산 경기 넘길까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은 2일 신년사에서 경영계획 중 첫 번째로 성과 중심의 사업 운영을 꼽았다. 지난해에도 김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내 두 배의 외연 성장을 일궈내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중소형 증권사의 외연 성장은 부동산 PF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부동산 PF는 우발부채를 수반한다.

2018년 9월 말 기준 IBK투자증권의 우발부채는 6620여억 원이다. 자기자본 대비 99.6%에 해당한다. 메리츠종금증권에 이어 증권사 중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룹 차원에서 우발채무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신용평가사 등은 우발부채를 주목하고 있다. 부실이 현실화되면 사회에 미칠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의 우발부채 중 신용공여가 40%를 차지하고 있다. 신용공여는 사업 전체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시공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문제가 생기면 해당 증권사의 리스크 이슈도 불거진다.

김명철 금융감독원 건전경영팀장은 "신용공여는 사업에 관한 전체를 책임진다"며 "사업을 마무리하는 단계까지 책임을 지기에 유동성 공여와 달리 주요 모니터링 사항이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비슷한 지적을 했다. 이재우 연구원은 "신용공여 약정의 대부분이부동산 관련 후순위다"며 "일부 지방 사업장의 경우, 부동산 경기 및 정책 변화에 따라 사업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부동산 경기에 관한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지방의 미분양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달 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28차 미분양관리지역으로 강원 속초시와 경북 경산시 2곳을 추가, 미분양관리지역은 수도권 5곳과 지방 30곳을 합쳐 총 35개 지역으로 늘렸다. 지난해 7월 대비 52% 상승한 수치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연간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분양 아파트 적체가 본격화 될 경우 주택시장에 미치는 심리적인 불안감은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며 “2019년에 미분양아파트 적체가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IBK투자증권의 아픈 손가락.. 파생/파생결합증권

매년 실적을 갱신하고 있는 IBK투자증권에도 아픈 손가락이 있다. 바로 파생·파생결합증권 부문이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5년 중 4년간 손실이 발생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된 파생·파생결합증권과 관련한 손실이 399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IBK 주요 이익 구조 출처- 한국신용평가

작년 9월말 기준 전자공시로 보면 지난해 손익계산서상 수익/비용의 60% 이상이 파생상품 거래 및 평가에서 나왔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수익 8670여억원 중 파생상품거래 및 평가이익과 관련한 부분은 5336여억원으로 수익에 61.54%를 차지한다. 비용 역시 전체비용 중 68.9%에 달한다.

또 금융부채 중 72%가 주가연계증권(ELS)이다. ELS역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홍콩H지수의 하락 때문이다. 

홍콩H지수는 지난해 연초 13,962.53포인트를 기록, 연중 최고치를 갱신한 이후 점차 하락하기 시작해 9,761.6까지 떨어진후 11일 기준 10,400선 횡보하고 있다. 최고점과 최저점의 낙폭이 30%가량이다. 최근 3년의 최고·최저의 차이는 54.6%다.

ELS가 보통 모든 기초자산이 최초 기준가격의 일정비율보다 높아야 한다. 만기평가일에 기초자산의 만기평가가격이 네 기초자산 중 어느 한기초 자산이라도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낙인(Knock-in)이 발생, 손실이 난다. 낙인이 발생하면 투자자 뿐만 아니라 증권사도 완전 헷지를 못하는 경우 손실이 난다.

지난해 2월 7일 공모로 발행한 IBK투자증권2076(ELS)의 기초자산 홍콩H지수는 12686.6을 기준가로 시작했다. 현재 기준가 대비 81.9%까지 떨어졌다. 11개월가량 지난 현재 기준가보다 하한베리어 가격인 8,246.29에 더 가까운 상황이 됐다.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은 신년사에서 "선제적인 위험 관리를 통해 리스크 요인을 최소화 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성과와 리스크, 상충하는 두 경영 목표를 푸는 묘수가 올해 IBK에게 필요해 보인다.

▲ IBK투자증권2076(ELS)구조 출처-SEIB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