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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사는 법] 오리온, 증량의 경제학소비자의 신뢰와 함께 올라간 매출

[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오리온은 지난 2014년부터 윤리경영 차원에서 포장재는 줄이고 양은 늘리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 만족과 더불어 환경까지 고려한 프로젝트다. 업계는 원자재가격 인상, 최저임금 인상 등을 명목으로 잇달아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그러나 제과기업 오리온은 ‘나홀로 가격 인하’로 눈길을 끌고 있다.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면 기업은 통상 제품의 가격을 올린다. 가격을 내리는 오리온의 행보는 경제학적으로 맞지 않다. 그러나 오리온은 적자가 아닌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리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매출로 이어진 것이다. 가격 인상으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기업들과 달리 불황에도 순항하고 있는 오리온. 그들의 역발상 ‘증량의 경제학’을 살펴보자.

   
▲원부자재 가격인상, 최저임금인상 등으로 제품 가격을 올리는 업계와 반대로 오리온은 가격은 그대로 양은 늘리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출처= 오리온

착한 포장 프로젝트는 ‘질소과자’의 오명을 씻기 위해 시작된 운동이다. 지난 2014년 2명의 대학생이 과자 봉지로 만든 뗏목을 탄 채 한강을 건넜다. 업체들의 과대 포장을 비난하는 의미였다. 당시 취임 두 달째를 맞은 허인철 오리온 그룹 부회장은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어선 과자 사업을 할 수 없다며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은 프로젝트를 시작한 2014년 11월 마켓오 리얼브라우니를 비롯헤 리얼치즈칩, 눈을감자, 왕고래밥 등 4개 제품을 가격 변동 없이 증량했다. 21개 제품의 포장재 규격도 축소했다.

이듬해인 2015년 9월에는 포카칩과 와우껌, 고래밥의 양을 10~18% 늘렸다. 특히 부피에 비해 내용물이 적다는 지적을 받아온 포카칩은 포장 내 빈 공간 비율을 환경부 기준인 35%보다 낮은 25% 미만으로 줄이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대표제품인 초코파이 중량을 35g에서 39g으로 11.4% 늘렸다. 물론 가격 변동은 없었다. 이후 뉴팝을 군옥수수맛으로 새단장하면서 10%, 마켓오 리얼브라우니 20%, 더 자일리톨 34%, 오뚜 20%, 촉촉한초코칩 33%, 젤리밥 12%를 가격은 그대로 둔 채 증량했다.

‘질소를 사면 과자는 서비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과대포장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던 과자업계에서, 기업의 노력이 어떻게 소비자들의 신뢰에 변화를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통계가 나왔다. 오리온의 노력에 소비자들도 화답했다. 지난해 9월 촉촉한초코칩은 증량 1개월 만에 매출액이 전월보다 20% 오른 것이다.

오리온은 올해에 들어서도 지난해 출시한 ‘마켓오 네이처 오!그래놀라’ 3종을 가격변동 없이 10% 늘리면서 착한 포장 프로젝트의 변함없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 증량으로 오리온은 연간 약 20억원 이상의 가치에 해당하는 60t가량의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추가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4월부터 빼빼로 권장소비자가격을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목캔디 가격은 케이스형 기준 기존 700원에서 800원으로 올렸다. 해태제과는 5월부터 오예스의 중량당 가격을 평균 17%, 맛동산은 평균 12.9%, 웨하스는 12.5%, 오사쯔는 8.3%, 미니자유시간은 9.5% 인상했다. 농심은 11월부터 출고가격 기준 새우깡(90g)은 6.3%, 양파링(84g)·꿀꽈배기(90g)·자갈치(90g)·조청유과(96g) 등은 6.1%, 프레첼(80g)은 7.4% 인상했다.

이 같은 업계의 도미노식 가격 인상 속에서 오리온의 행보는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오리온은 고객 만족을 위한 가격인상 없는 증량과 함께 환경보호를 위한 포장재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포장재 빈 공간 축소, 디자인 단순화와 인쇄도수 축소, 환경친화적 포장재 개발 등이 착한 포장프로젝트의 성과다.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오징어땅콩, 스윙칩, 포카칩 세 제품으로만 포장재를 약 1.2㎢, 중량은 83t을 줄였다. 서울 여의도의 전체 면적인 2.9㎢의 40%에 이르는 비닐 쓰레기를 줄인 셈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 지난 5년간 흔들리지 않고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지속해왔다”면서 “윤리경영의 일환으로 ‘소비자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심화·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의 ‘착한’ 행보에 소비자들도 힘을 싣고 있다.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시작한 2014년 이후 오리온의 매출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2조1998억원, 2015년 2조3824억원, 2016년 2조3863억원, 2017년 1조942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2489억원, 2933억원, 3262억원, 1648억원을 올렸다. 다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영향으로 2017년 주춤했지만 2018년 2분기부터 반등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 오리온 실적 추이
   
▲ 오리온 2018년 분기별 실적

오리온 관계자는 “제품의 양을 늘리는 대신 포장지를 줄이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가 고객에게 신뢰도를 높여 결실을 보고 있다”며 “유통 과정과 물류, 영업, 재고관리 등 다방면에서 효율성 제고로 탁월한 경영 실적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고객과 상생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견다희 기자  |  kyun@econovill.com  |  승인 2019.01.14  10: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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