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중소형 증권사 유진투자증권이 기업금융 부문 실적증가에 힘입어 이익창출력이 제고되고 있다. 동시에 우발부채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아직 우발부채 규모는 작은 편에 속한다. 문제는 신용등급이 취약한 차주가 대부분이며 전액 매입확약으로 구성돼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부동산 경기 둔화 시 신용위험이 따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자산과 부채 만기 대응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어 유동성 문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자본 5000억원 이상 중소형사 대비 유진투자증권 실적. 출처=한국신용평가

10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유진투자증권의 우발채무 총액은 3995억원이다. 자기자본 대비 50.9%로 자본 5000억원 이상 중소형사(Peer) 대비 규모는 작은 편이다. 다만, 우발채무 전액이 매입확약으로 구성돼있는 등 자산건전성은 우려 요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2015년부터 구조화금융 등 기업금융에 주력했다. 이후 부동산 관련 우발채무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4년 6억원이었던 우발부채는 2015년 3657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7년 378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9월 기준 우발채무는 3795억원이다.

▲ 유진투자증권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주요 표. 출처=한국신용평가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50.9%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액 신용공여 약정으로 구성돼 있다. 총위험액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작년 9월 기준 총위험액은 1787억원으로 우발채무의 47%에 이른다. 총위험액은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격변동, 거래상대방의 채무불이행 가능성 등을 계량화한 것이다.

게다가 거래상대방 신용등급이 대부분 무등급 또는 BBB급으로 취약하고 부동산 PF 비중이 높은 편이다.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신용위험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유진투자증권 주요 사업부문 시장지위. 출처=한국신용평가

한편, 유진투자증권은 IB부문 호실적을 바탕으로 구조화 금융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우발채무의 추가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진투자증권의 최근 3개년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8%다. 한신평은 2015년 이후 구조화금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금융 부문의 실적증가에 힘입어 이익창출능력이 제고됐다고 평가했다. IB부문 실적은 2017년 IB부문 영업순수익은 2014년 94억원에서 2015년 349억원 2017년 701억원으로 늘어났다.

IB부문의 성과를 바탕으로 구조화 금융에 더 힘을 싣는 모습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IB본부 4개실을 신설했다. IB본부 산하에 기업금융실, IPO실, PF1실, PF2실을 만들고, 기업금융실에는 기업금융1팀과 2팀을 신설했다. PF1실에는 구조화상품팀과 부동산금융팀을 새로 배치했다. 2017년 말 염호 부사장은 “구조화금융 인력을 보강해 IB역량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부동산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은 만큼 PF우발채무가 증권사의 재무안정성에도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신평은 유진투자증권의 우발부채 현황과 현실화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발부채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세부 등급구성이 열위 하다는 이유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보고서에서 “중소형사는 소액의 후순위성 대출참여와 낮은 신용도 차주에 대한 대출로 높은 영업마진을 추구하나 이에 따른 투자실패 사례가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PF비중과 기초자산 대비 차주분산도에 따르는 신용집중 위험, PF대출의 경우 물건특성, 엑시트(투자금회수)분양률과 모집기간을 고려한 분양률 수준, 기업대출은 차주의 신용도 수준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9월말 기준 유진투자증권의 현금화가능자산은 4조7000억원으로 유동성 부채 108.3%로 나타났다. 규제기준 상 3개월 기준 유동성 비율은 120%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