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삼성바이오에피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바이오의약품 역량도 크게 향상되고 있어 주목된다.

바이오의약품은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한 원료, 재료를 활용해 만든 의약품이다. 이는 합성의약품에 비해 크기가 크고, 복잡한 고분자 구조로 구성됐으며, 세포 등 생물체를 이용하는 복잡한 제조공정을 거치므로 변화에 민감한 특징을 나타내 제조와 관리에 있어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한국 제약바이오기업의 관련 기술도 꾸준히 성과를 나타내고,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이 급성장해 2015년 무역수지 흑자 전환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유지하고 있어 내수산업에서 수출산업으로 급변하는 등 제약바이오 분야는 한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률, 글로벌 시장 성장률보다 높아

시장 조사 기업 이밸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가 조사한 글로벌 전체의약품 시장(화학의약품 등 포함)은 2017년 기준으로 8030억달러(한화 약 904조)다. 이 중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20억달러(약 227조)로 전체의약품의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와 전망(2010년부터 2024년까지). 출처=이밸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7년 동안 연평균 7.7% 성장, 향후 2024년까지 연평균 9.1% 성장해 2024년 시장 규모가 3830억달러(약 431조)에 이를 전망이다. 전체의약품 대비 바이오의약품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31%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글로벌 수준에 비하면 작지만, 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7년 2조2327억원으로 전년 1조8308억원 대비 22% 증가했다. 생산 실적은 2017년 2조6015억원으로 전년 2조79억원에 비해 30% 증가했다.

한국 바이오의약품 무역수지는 같은 기간 100% 이상 증가해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실적은 2017년 13억6851만달러(약 1조5471억원)으로 전년 10억6397만달러(약 1조2346억원) 대비 29% 증가했으며,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37%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수입 실적은 2016년 9억1139만달러(약 1조576억원) 대비 14% 증가한 2017년 10억4235만달러(약 1조1784억원)이다.

한국 바이오의약품, 어떤 제품이 효자?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끌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포함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이 한국 바이오의약품 산업을 이끌고 있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을 기준으로 한국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시장규모는 9205억원으로 바이오의약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인 41%를 차지하고 있다.

▲ 한국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시장규모. 출처=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생산 실적은 2017년 1조2144억원으로 전체 바이오의약품 생산 실적의 47%를 점유하고 있으며, 전년 7331억원에 비해 66% 폭증했다. 관련 기업과 제조품목은 2013년 13개 제조소, 57개 품목에서 2017년 14개 제조소 93개 품목으로 증가했다. 주요 생산 품목은 셀트리온의 ‘램시마원액’, ‘트룩시마원액’, ‘허쥬마원액’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베네팔리’, ‘플릭사비’, ‘임랄디’ 등이다.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수출 실적은 2017년 기준 9억9156만달러(약 1조1165억원)으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81%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체 바이오의약품 수출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2%다. 이와 관련, 수출사와 품목은 2013년 7개 기업 47개 품목에서 2017년 11개 기업 51개 품목으로 늘어났다.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수출 대상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중 독일, 영국, 헝가리, 크로아티아 등이다. 주요 수출 품목은 셀트리온의 램시마와 트룩시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베네팔리, 플릭사비, 임랄디, 동아ST의 ‘그로트로핀투’ 등이다.

수입 실적은 2017년을 기준으로 7억3161만달러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스위스, 영국, 미국으로부터 ‘아바스틴’, ‘허셉틴’, ‘애드베이트’ 등을 수입했다.

▲ 한국 백신 시장 현황. 출처=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SK케미칼과 GC녹십자, LG화학 등이 강력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백신 부문도 한국 바이오의약품의 효자 품목이다. 2017년 한국 백신 시장 규모는 5739억원으로 전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26%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해 백신 생산 실적은 4680억원이다.

주요 백신 생산 품목은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 ‘카이셀플루프리필드시린지’와 GC녹십자의 ‘수두박스’, ‘GC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 등이 있다.

백신 수출 실적은 2017년을 기준으로 1억7161만달러(약 1933억원)이다. 주요 수출 대상인 기관과 국가는 범미보건기구(PAHO), 유엔아동기금(UNICEF),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이다. SK케미칼과 GC녹십자 제품과 LG화학의 ‘유펜타’, ‘유박스비’ 등이 주요 수출 품목이다.

▲ 한국 혈장분획제제 시장 현황. 출처=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혈장에 함유된 혈액응고 인자, 알부민, 면역 글로불린 등을 분리해 정제한 주사제인 혈장분획제제도 한국 바이오의약품 시장 구성 중 16%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2017년 기준 3668억원 규모다. 생산 실적은 같은 해를 기준으로 4412억원이다. 이는 2016년에 비해 18% 증가한 수준이다. 

혈장분획제제는 GC녹십자의 ‘알부민’, ‘정주용 헤파빅’,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등이 주요 품목이다. 수출 실적은 2017년을 기준으로 1억309만달러(약 1161억원)로 브라질, 중국, 이란 등에 수출한다.

▲ 한국 보툴리눔 톡신(독소, 항독소) 시장 현황. 출처=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보톡스’로 유명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독소‧항독소)의 한국 시장도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9%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2017년 기준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 규모는 665억원이다. 같은 해 생산 실적은 1724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이는 전체 바이오의약품 생산 실적의 7%를 차지한다.

주요 생산 품목은 메디톡스 ‘메디톡신’, 휴젤 ‘보툴렉스’, 휴온스 ‘휴톡스’, 대웅제약 ‘나보타’ 등이다. 수출 실적은 2017년 기준 1억195만달러(약 1148억원)로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 48%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1% 폭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4개 제약바이오사의 제품은 중국, 브라질, 태국 등에 수출되고 있으며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도 기대되고 있다.

▲ 한국 혈장분획제제 시장 현황. 출처=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세포치료제 시장도 확대됐다. 2017년 기준 시장규모는 466억원으로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 25%를 나타냈다. 같은 해 생산 실적은 470억원으로 전체 바이오의약품 생산 실적의 2%를 차지하고 있지만,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주요 생산 품목은 GC녹십자셀 ‘이뮨셀엘씨’, 메디포스트 ‘카티스템’, 테고사이언스 ‘칼로덤’ 등이다. 세포치료제 수출기업은 메디포스 1개 기업으로 2017년 수출 실적은 30만달러(약 3억4000만원)이다. 이는 전년 41만달러(약 4억6000만원)에 비해 27% 감소했다.

한국의 유전자치료제는 2017년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가 첫 허가를 받은 후 생산 실적이 발생했다. 이는 63억원으로 추산된다.

한국 바이오의약품 시장규모 지속 확대 왜?

한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바오의약품 시장이 지속해서 커지는 이유로는 고령인구가 늘어남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가 꼽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건강과 나이듦’이라는 보고서에서 65세 이상 세계 노인 인구는 2010년 약 5억2000만명에서 2050년까지 15억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5년을 기준으로 전체 195개국 가운데 일본, 독일, 이탈리아‧그리스‧포르투갈 등 8개국은 노인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 국가가 됐다. 고령 인구 비중이 7~14%인 고령화 국가는 45개국, 14~20%인 고령 국가는 40개국으로 전 세계 국가 중 약 48%에서 이미 고령화가 진행됐다.

▲ 건강보험 진료비 대비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 추이. 출처=진료통계지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7년 708만명, 지난해 738만명, 올해 769만명으로 약 30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노인 진료비가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35%에서 2017년 39%로 꾸준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노인 진료비는 약 18조원에서 27조원으로 늘어났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는 “한국은 인구구조가 2000년 노인 비중이 7%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데 이어 지난해 14.3% 비율인 고령사회에 들어섰다”면서 “고령화 진행속도가 빠른 점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노인 인구, 만성질환자 증가에 따른 의약품의 근원 수요는 견고한 확대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수출 위주의 경제를 유지하는 한국에서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이 급성장해 2015년 무역수지 흑자 전환 이후 3년 동안 이를 유지한 것 또한 시장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국 바이오의약품 산업은 내수산업에서 수출산업으로 급변하고 있다. 이는 만성질환자 등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의약품으로 수익도 창출하는 등 공공성과 시장성 두 가지 모두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2013년 4432억원에서 2017년 1조5471억원으로 연평균 37% 증가했다. 2017년 무역 흑자는 바이오시밀러 등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수출이 전년 7억1985만달러(약 8106억원)에서 38% 증가한 9억9156만달러(약 1조1165억원)를 나타내고, 보툴리눔 톡신 수출이 2016년 5077만달러(약 572억)에서 101% 증가한 1억195만달러(약 1148억원)로 성장하는 것 등에 따른 것이다.